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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당신이 무례한 상사를 참고 견디는 이유

디지털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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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괴롭히거나 얕잡아 보는 직장 상사 밑에서 일해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겁니다. 상사의 괴롭힘은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 데서 부하 직원에게 모욕적인 지적을 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혹은 뒤에서 험담을 하기도 하죠. 이런 무례한 행동은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부하 직원의 알코올 중독, 가족 간의 갈등, 질병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너 없는 상사들이 직장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조직을 와해시키는 일은 끊이지 않습니다. 조직, 그리고 부하 직원들이 이런 무례한 상사들의 행동을 참고 견디는 이유는 뭘까요?

최근 학술저널 에 발표한 연구에서 저희는 그 원인이 될 수 있는 한 가지 특징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무례한 상사와 부딪힌 후 많은 사람들은 에이브러햄 링컨이 말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따르며 상사의 몰지각한 행동을 용서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사가 몰지각한 행동을 상쇄할 만한 보상을 해주는 것처럼 보일 때 그런 경향이 특히 더 두드러집니다.

예컨대, 린든 B. 존슨 전 미국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무자비하기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참모진을 질책하는 일이 잦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들에게 업무지시를 해 댔으며, 일 처리가 신속하지 않다 싶으면 그들을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지기 일쑤였습니다. 오랫동안 존슨 대통령을 보좌했던 조지 리디(George Reedy)는 존슨이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켜 준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잔인했는지 회고록을 통해 밝히기도 했죠. 리디가 사임을 고려할 때마다 존슨은 그에게 큰 선물을 내놓거나 불만을 잊을 수 있을 만한 조치를 취하며 자기 곁에 머물도록 했죠. 그러나 존슨은 리디와 함께한 15년 내내 그에게 무례하게 행동했고, 그 무례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습니다.

존슨 같은 상사들은 폭언을 퍼붓고 난 뒤 직원들과 잘 지내며 그들을 존중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잘못된 행동을 개선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를 좋게 유지하는 데만 관심을 갖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부하 직원이나 윗사람들이 자신의 잘못된 언행을 용서하고 그 일을 잊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 후 상사는 다시 무례한 언행을 하고 부하 직원들은 그를 용서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죠.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부하 직원들이나 조직이 너무 쉽게 용서하고 받아들임으로써 계속 무례하게 행동할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직원들을 괴롭히고 난 뒤 상사들은 어떤 행동을 보일까

이런 가능성을 심도 있게 살펴보기 위해 저희는 매일 설문 조사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전 연구를 통해 스스로의 동기와 행동을 잘 파악하는 것으로 드러난 상사들을 표본으로 삼았죠. 이 연구에서 그들의 무례한 행동과 그 동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상사 7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 조사가 익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상사들은 업무 중에 관찰되는 자신의 무례한 행동이나 감정에 더 솔직하게 답할 수 있었습니다. 컨설팅, 교육, 의료, 소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근무해 온 상사들은 근무일 기준으로 15일간(약 3주) 연속으로 진행되는 설문 조사에 응했습니다. 자신이 부하 직원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설문이었죠. 저희는 매일 아침, 전날 부하 직원에게 무능하다고 지적하거나, 부하 직원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하 직원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질문했습니다. 전날의 무례한 행동이 현재 자신의 사회·도덕적 평판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도 함께 물었죠. 또 같은 날 오후에는 그들이 그날 하루 동안 자신의 부하들을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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