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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AR이 만든 ‘증강 자아’가 실제 자아를 위협한다

디지털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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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더 이상 소수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AR는 스냅챗 필터에서부터 가상 탈의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주류 기술이 됐다. 사람들은 자신의 집 소파에서 구찌의 신발을 신어볼 수 있다. 아마존 살롱(Amazon Salon)을 사용해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사람들도 있다. AR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로 스포츠 경기장에 간 것처럼 생동감을 느끼며 좋아하는 스포츠팀을 응원할 수 있으며, AR 오버레이(Overlay, 겹쳐 표시하기)로 디지털 의상을 시착해 볼 수도 있다. 2021년 한 해 동안 백만 명 이상의 소비자가 AR 기술을 사용해 쇼핑을 했다. 같은 기간 동안 200만 명 이상이 스냅챗에서 AR 필터를 사용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기업들은 AR를 활용해 새로운 고객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시도하면서 온라인 매출을 성장시키고 있다.반송과 환불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고객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신기술이 늘 그렇듯 AR 활용은 위험을 수반한다.

이는 AR가 사용자의 겉모습을 바꾸는 데 활용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따라서 개인의 심리적 건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가상으로 외모를 바꾸는 행위는 불안 장애 등을 유발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렇게 유발된 불안 때문에 성형수술까지 받는다.

AR 기술을 책임감 있게 활용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AR가 가져올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AR 활용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 필자들의 연구는 사람들이 AR 기술을 사용할 때 자아상이 어떻게 변화하며, 그래서 어떻게 “증강 자아(augmented self)”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증강 자아란 AR의 영향을 받은 자아상을 말한다. 증강 자아는 기존의 자아상을 위협하면서 개인의 심리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다른 한편으로 AR 기술은 개인들을 “자기 고양(self-enhancement)”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자가 전자보다 반드시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자기 고양에서 비롯된 희망 때문에 사람들이 새로운 메이크업과 패션을 찾고 성형수술을 하는 등 자신의 외모를 바꾸는 데 과도하게 집착하기 때문이다.

필자들의 연구는 AR가 사람들의 심리에 미치는 이 같은 영향을 정확하기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AR 기술을 활용한 메이크업 앱을 사용하기 전과 사용한 후의 자기 인식을 비교하기 위한 일련의 실험이 실시됐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인식하는 실제 자아상과 이상적 자아상 간의 간극이 커지면 불안감과 불만족감이 커지고 스스로에 대해 나쁜 평가를 하게 된다. AR 기술은 이 두 자아상의 간극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연구 결과 AR가 미치는 영향은 사용자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자아 존중감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아 존중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AR를 사용했을 때 실제와 이상적 자아상 간에 간극이 더 커졌다. 자아 존중감이 낮은 사람들은 AR를 사용하면 실제와 이상적 자아상 간의 간극이 줄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큰 사람일수록 외모와 관련한 자극에 덜 영향을 받을 것 같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그 반대가 참임을 보여주고 있다. 자아 존중감이 높은 참가자들은 AR 거울을 사용하기 전과 비교해 AR 거울을 사용했을 때 이상과 실제 자아상의 간극이 44% 더 커졌다. 그러나 낮은 자아 존중감을 보고한 참가자들은 AR 거울을 사용한 뒤 이상과 실제 자아상의 간극이 16% 줄었다.

왜 이러한 반(反)직관적 결과가 도출됐을까? 자아 존중감이 낮은 참가자들은 AR 거울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외모를 바꾸는 것이 아주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참가자들은 앱을 사용하면서 타고난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신체적 결점들조차도 바꿀 수 있다고 인지하게 됐다. 반면 자신의 외모에 이미 충분히 만족하던 참가자들은 AR 기술이 적용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외모에 대한 확신이 오히려 줄었다. AR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몰랐던 신체적 결점을 새롭게 인지하게 된 것이다. 실험 이후 진행된 설문에 따르면 AR 필터로 자신의 실제 자아상과 이상적 자아상의 간극이 더 커지면 신체적 단점에 대한 관용도가 하락했다.

연구 결과는 AR를 경험하는 것이 자아상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술 전문가, 비즈니스 리더, 정책 결정자 등은 모두 AR가 사람들에게 미칠 수 있는 심리적 영향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 전략을 들 수 있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AR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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