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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재무회계

스테이블 코인과 돈의 미래

디지털
202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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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Gary Gensler)는 암호화폐 시장을 규제할 때가 왔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겐슬러만이 아닙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은 암호화폐 중 미국 달러화 등 기준 자산에 가격이 고정되어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긴급히 규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부르짖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인 라엘 브레이너드(Lael Brainard)는 연준이 스테이블코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가능성을 모색해봐야 함을 시사했죠.

규제 기관들은 은행이나 머니마켓펀드처럼 금융에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부문들에 흔히 이런 식으로만 관심을 표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치 변동이 극심한 암호화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이 미래 국제 금융에서 중요한(하지만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는 않은) 역할을 수행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는 추가적인 증거가 되죠. 스테이블코인은 미래에 결제 및 금융 서비스의 중추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는 중앙은행, 규제 기관, 금융 부문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닥치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변화는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겠지만, 동시에 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험도 안겨줄 수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이점에는 저비용, 안전성, 실시간성뿐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에 현재보다 더 나은 지불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업에는 더 빠르고 저렴하게 결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고, 정부에는 조건부 현금 이전(CCT) 프로그램(경기부양금 지급 등)을 더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자산을 예금에 넣어두지 않은 사람들이나 은행과 같은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금융 시스템에 연결시켜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단한 법적, 경제적 체계의 구축 없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이름처럼 안정적(stable)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 시장을 덮친 MMF의 1달러 하회(break the buck) 사태나 부실한 통화위원회처럼 무너져 버릴 수도, 나락으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죠. 19세기에 사기를 목적으로 세워졌던 은행들(wildcat bank)로 인해 초래된 대혼란이 되풀이될 수도 있고요.

스테이블코인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겠지만 그 상승세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미 1130억 달러어치의 코인이 발행됐죠. 이제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은 이 코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누가 할 것인가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죠. 일부는 현재의 시스템으로도 괜찮다고 주장하고, 일부는 CBDC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스테이블코인은 우리가 수 세기 동안 의지해 온 공공 자금과 민간 자금의 결합이 자연스럽게 진화해 온 결과물이라고 역설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물론, 소득 하위 40퍼센트에 속하는 미국 성인의 15%가 은행 예금을 지니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이 흑인과 히스패닉인 저소득 계좌 보유자가 금융 시스템의 기본적인 이용에만 한 달에 12달러를 내야 하는 현재의 금융 시스템을 옹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위험을 부른다는 것도 자명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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