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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인사조직

관리자 없는 관리, 지시자 없는 지시가 가능한 이유

디지털
2022. 4. 19.
Jan22_28_SimoulAlva

당신은 직장에서 감시받고 있다.”, “사방천지에 AI.”, “사람들이 AI 알고리즘으로 관리받기를 싫어하는 이유.” 공상과학소설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문구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가 왔다. 기계를 활용한 관리 행위로 인간의 판단, 독창성, 진취성이 훼손된 미래를 묘사하는 소설 말이다. 직장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빼먹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 중 하나도 지나친 기술 활용으로 인해 직장에서 업무에 대한 통제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기술은 근로자의 자율성을 향상할 수 있으며, 리더들이 더 훌륭한 전략적 판단을 내리도록 돕기도 한다.

조직 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로서 필자들은 기술의 본질이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데 있다고 본다. 많은 회사가 기술의 도움을 받아 일하는 직원들의 독창성과 판단력을 중심으로 회사의 구조, 관습, 실무를 재설계했다. 이 같은 사례들은 높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는 수평적 협업을 추구하는 기업들에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조정자가 없는 조정

네덜란드 최대 간호 서비스 업체인 뷔르트조르흐(Buurtzorg)의 예를 보자. 이 기업은 전국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업체기도 하다. 뷔르트조르흐는 1만 명 이상에 달하는 간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다른 기업들처럼 복잡한 조직도로 구성돼 있지 않다. 뷔르트조르흐의 사무실에는 50여 명의 직원과 25명의 코치뿐이다.

뷔르트조르흐는 뷔르트조르흐웹(BuurtzorgWeb)이라 불리는 IT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그렇다고 뷔르트조르흐의 간호사들이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간 감시를 받는 건 아니다. 대신, 뷔르트조르흐의 간호사들은 플랫폼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1000여 개의 간호팀을 결성하고 특정 지역의 간호를 자율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각 팀에 배치된 리더들은 없으며 의사결정은 구성원의 합의에 따른다. 구성원 채용과 해고 역시 자체적으로 이뤄진다.

뷔르트조르흐는 팀 회의 진행이나 팀 관리 등에 있어서 일종의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데 그친다. 팀의 자체적 관리를 위한 일종의 교본을 쥐어주는 셈이다. 또한 팀 생산성, 고객과 팀원의 만족도 등 팀의 자체 성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투명하게 제공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플랫폼이 모든 팀을 연결해주는 중심 허브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간호사들은 플랫폼에 자신이 갖고 있는 질문이나 문제를 공유할 수 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땐 다른 이들과 나눌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이 플랫폼은 일선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개별적인 학습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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