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자기계발

나무늘보 같은 무기력함의 힘

디지털
2022. 2. 10.
Jan22_17_200551757-002

필자는 가치 지향 투자가이다. 취미로 마라톤을 하기도 한다. 최근 필자는 아내로부터 달리기 클럽의 회원권을 선물로 받았는데, 우연히 두 영역 사이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게 됐다. 마라톤과 사업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달리기 클럽에는 필자처럼 달리기를 그저 취미로 즐기는 사람과 달리 승리를 목표로 둔 장거리 선수들도 있다. 이들은 출발선 앞쪽에서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정상급 기록에 가까운 시간으로 경주를 마친다. 승부욕 강한 이들에게 달리기는 취미가 아니다. 오히려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직업에 가깝다. 진지한 훈련과 세심한 코치의 지도가 필요하다.

이런 선수들의 경주를 보며 항상 감탄했다. 달리기 클럽에 가입해 뛰게 되면서 이들의 훈련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매우 놀라운 점을 알게 됐다.

훈련 강도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생각해 보자.

저강도. 어렵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뛴다. 훈련을 한다는 느낌도 거의 없다.
중강도.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강도를 올리지만, 전력투구에는 한참 못 미친다.
고강도. 절대적 한계에 근접하거나 도달하는 달리기이다.

필자와 같은 취미 주자들은 거의 중강도 훈련 위주로 소화한다. 어렵지만 몰입감을 주는 강도다. 불편함을 느끼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또한 실제 달리기와 유사한 강도라 훈련 시간이 유익하다는 느낌이 든다. “연습은 실전처럼”이라는 오래된 격언이 와닿는 강도다.

반대로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은 훈련 시간의 80%를 저강도 훈련으로 보낸다. 의도적으로 강도를 그렇게 제한한 것이다. 편안하게 뛸 수 있는 거리를 체계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나머지 20%의 시간은 고강도 훈련으로 채운다. 극도로 집중된 형태의 고강도 운동을 통해 속도와 체력이 초인적으로 폭발하게 된다.

한편 중강도 훈련은 어떠한가? 프로 선수들은 중강도 훈련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를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장거리 전문가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들었다. “드는 힘에 비해 소득이 보잘것없다.”

지구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처럼 저강도-고강도로 강도를 분극화(polarized) 해 접근하는 훈련법이 심각한 부상 위험은 줄이면서 경주 기록을 최대로 끌어올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세계 정상급의 달리기, 사이클, 스키,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은 이렇게 훈련한다. 여기서 쓰이는 개념은 이제 일상적인 운동 문화에까지 확대되기 시작했다. 지구력 스포츠에 관한 인기 서적들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HIIT)을 다루는 글에서도 강조하는 개념이다.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

최신 매거진

(03187)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일보사빌딩 (주)동아일보사
대표자: 김재호 | 등록번호: 종로라00434 | 등록일자: 2014.01.16 | 사업자 등록번호: 102-81-03525
(03737)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빌딩 15층 (주)동아미디어엔(온라인비즈니스)
대표이사: 김승환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서대문 1,096호 | 사업자 등록번호: 110-81-4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