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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글은 돈이 된다

디지털
202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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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권거래위원회(SEC) 회장 아서 레빗(ARthur Levitt)은 1990년대 “쉬운 영어(Plain English)”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무 정보를 쉽고 단순하게 공시하면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고, 숙고해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늘날 쉽고 단순한 글은 돈도 벌어다 준다.

연구 결과, 미 상장기업 관련 규정에 따라 1년에 한 번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연차 보고서 ‘10-k’ 등 여러 공시 자료를 간단하고 직설적으로 작성하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차입 비용과 자기 자본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감사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도 있다.

크리스티나 르네캠프(Kristina Rennekamp) 미국 코넬대 회계학 교수 연구팀은 미숙한 비즈니스 글이 미치는 영향 일부를 정리한 실험으로 유명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회사 보도 자료를 나눠주고 읽어달라고 했다. 그런 다음 장황한 글 때문에, 딱딱한 용어로 설명하자면 형편없는 “유창화 작업(processing fluency)”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는 도중 포기했는지 보여줬다. 이 유창화 작업은 심리학자와 신경과학자들이 가독성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다.

르네캠프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2가지 버전의 금융 보도 자료를 나눠준 뒤 평가해달라 요청했다. 1번은 실제 음료 회사에서 낸 보도 자료였고, 2번은 미 SEC에서 출간한 『쉬운 영어 핸드북(Plain English Handbook』에 따라 다시 편집하고 작성한 보도 자료였다. 이 SEC 핸드북은 어떻게 써야 매끄러운 글이 나오는지 안내하는데, 오늘날 가독성 평가 연구 시 여기 등장하는 원칙을 기준으로 삼는다.

SEC 핸드북은 레빗 회장 재임 시절인 1998년 출간됐다. 미연방법전(C.F.R) 제17편 제230조 제421항(이하 ‘규칙 421’)에서 규정한 ‘투자 설명서 정보 제시’ 요건을 기업 사정에 맞춰 구체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1998년 이래 모든 투자 설명서는 이 핸드북 원칙에 따라 작성하고 있다. 2008년에는 뮤추얼 펀드 요약 설명서도 이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방침이 도입됐다. 구체적인 원칙은 다음과 같다. 단문, 능동태, 구체적 단어 사용하기, 진부한 표현, 업계 용어나 은어, 이중 부정 쓰지 말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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