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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사업에 해로운 ‘갈등 회피’

디지털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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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고객 중 한 명은 '우리 가족은 행복한 대가족입니다(As far as everyone knows, we're a big family)'라고 쓰인 간판을 본사에 세워뒀다. 세상이 자기 가족을 그렇게 바라보길 원하고, 현실이 어떻든 스스로 그렇게 여기고 싶단 뜻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어떤 가족도 완벽하지 않음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보통 가족 사업 내 갈등을 생각할 때는 신문 1면이나 인기 TV 프로그램이 묘사하는 것처럼 '불꽃'과 같은 갈등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다. 오히려 갈등이 벌어질까 두려워 모든 논의를 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필자들은 이를 '거짓 화목(fake harmony)'이라 부른다.

거짓 화목이 파괴적인 이유

가족 사업에서 의견 불일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가족이 성장하면서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사업과 개별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도 바뀔 수 있다. 현재 혹은 미래 오너들의 관점이 서로 다른 것은 건강하고 당연한 일이다. 의견 차이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싫다는 이유로 이견을 잠재우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가족 간 상반된 의견을 두고 토론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문제에 관한 대화를 피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필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거짓 화목은 불꽃 토론보다 훨씬 더 해로울 수 있다. 사업이나 가족과 관련된, 어렵지만 중요한 결정을 피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거짓 화목은 가족 간 원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사람들은 갈등이 생길까 두려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의견을 표현하기 힘들어한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거짓 화목은 혁신을 가로막는다. 가족은 신뢰할 만하고 훌륭한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보물단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평지풍파를 일으킬까 두려워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기업과 오너 일가는 혁신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뿐 아니라 거짓 화목은 세대 간 대화와 협업을 제한해 세대교체를 지연시킨다. 이런 대화가 없으면 윗세대는 아래 세대를 신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래 세대는 윗세대의 의도와 접근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채 느린 변화 속도에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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