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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

매거진
2017. 11-12월(합본호)

Behavioral economics

 

행동경제학,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

프란체스카 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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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세일러 시카고대 교수는 많은 분야의 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인간 행동에 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인간 행동을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과 판단력, 의사결정에서의 통찰과 경제학을 결합한 행동경제학의 대부로 일컬어진다. 비교적 새로운 분야다.

 

경제학에는 오래전부터 다른 학문 분야와 달리 인간의 선호가 시간을 초월해 명확하고 안정적이며 합리적이라는 가정에 기대어 대다수의 인간 행동이 쉽게 설명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1990년대에 세일러는 인간 행동 가운데 일반적인 경제이론으로 설명될 수 없는이상행동anomalies에 관한 글을 쓰면서 그 관점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1991년에는 두 동료 학자와 함께 학술지에 그 이상행동들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세일러의 많은 업적 가운데 전 세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흔히넛지 유닛으로 불리는 행동통찰팀behavioral science team의 구성에 영감을 준 것이 포함된다. 2008년 캐스 선스타인과 함께 쓴 <넛지>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에 미묘한 변화를 줌으로써 사람들의 행동에개입nudge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제안했고, 나도 그 주제를 탐구해 왔다.

 

넛지를 이용하면 정부와 기업이 하나같이 중요하게 여기는 온갖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몇 년 전 GE의 경영자들은 흡연이 직원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고 믿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래서 펜실베이니아대의 케빈 볼프Kevin Volpp박사와 공동 연구자들과 협력해 현장실험으로 무작위 대조군 시험을 실시했다. 실험군에 속한 직원들은 6개월 동안 금연하면 250달러를, 12개월 동안 금연하면 400달러를 보상받았다. 대조군의 직원들에게는 어떤 보상도 주어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실험군의 성공률이 대조군보다 세 배 더 높았고, 12개월이 지나 보상이 중단된 뒤에도 효과가 지속되었음을 발견했다. GE는 이 실험을 토대로 정책을 바꾸어 직원 152000명을 대상으로 이 방법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음식 섭취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장려하고자 하는 정책입안자나 기업들(이를테면 구글과 페이스북)이 중요하게 여기는 또 다른 행동 부문이다. 맥도널드에는 고객에게 더 큰 사이즈로 주문을 바꾸고 싶은지 의사를 묻는 정책이 전부터 있었다. 결과적으로 고객들은 종종 더 큰 사이즈로 주문을 바꾸었다. 하지만 재닛 슈워츠Janet Schwartz와 동료들의 연구는 중식당에서 사이드 메뉴의 양을 줄이고 싶은지 의사를 물었을 때 고객들이 자주 그렇게 한다는 결과를 발견했다. 그 현장실험에서 사이드 메뉴의 양을 줄인 고객의 비율은 14%에서 33%였으며, 그들은 평균적으로 200칼로리를 덜 섭취했다.

 

세일러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직원들의 급여에서 자동으로 공제되는 저축액의 비율을 늘림으로써 저축률을 높이는 방법이 활용되었다. 이것은 ‘Save More Tomorrow’라고 알려진 프로그램이다. 점진적 저축증대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들의 저축률은 40개월 동안 평균 3.5%에서 13.6%로 늘어난 반면,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의 저축률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넛지는 부정행위를 줄이는 데도 유용하다. 나와 동료들은 보험회사와 협력해 현장실험을 실시했다. 고객들이 보험 가입을 위해 자동차의 전년도 주행거리를 알릴 때 일반적으로 그러듯이 양식 맨 아래 서명하거나, 혹은 맨 위에 서명하도록 요청했다. 서명 위치를 맨 위로 옮김으로써 고객들이 정직하게 행동하도록 독려한 것이다. 사람들은 서류 양식 맨 아래 서명할 때 종종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수치를 줄이지만 서명을 맨 위에 하면 주행거리를 정직하게 기록했다.

 

이 모든 설명은 기업이 행동경제학을 적용하기가 쉽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수없이 많고, 최근 운전자들을 우롱한 우버 같은 기업에서 그러한 사례를 볼 수 있었다.

 

흡연, 저축, 정직성, 건강한 식생활 등이 자신이 다루고자 하는 문제에 속하지 않거나,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관리하거나 이끄는 사람들이 개선하기 바라는 행동 영역에 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세일러와 그의 연구방식을 따르는 많은 학자들이 말하듯이, 우리가 무엇이든 관심 있는 일에 넛지를 적용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강력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인간행동이 이상행동 투성이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번역: 정유선 / 에디팅: 조진서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하버드공공정책대학원의 행동통찰팀 일원이며, <결심의 기술> 저자다. 또한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조직 문제에 행동경제학을 적용하는 것에 관한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의 공동책임을 맡고 있다. 트위터: @francescag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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