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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전략

MUJI의 글로벌 확장을 이끈 료힌 게이카쿠 회장

매거진
2018. 1-2월(합본호)

How I Did It

MUJI의 글로벌 확장을 이끈 료힌 게이카쿠RYOHIN KEIKAKU 회장

가나이 마사아키Masaaki Ka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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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일본 소매기업 사이손 그룹Saison Group의 자회사인 세이유Seiyu의 임원들은 생활잡화, 식품, 그리고 의류잡화 브랜드인 무지루시 료힌Mujirushi Ryohin (MUJI)을 론칭했다. 과한 장식이나 디자인을 배제하고, 예쁘면서도 저렴해서 모든 일본 소비자들이 필요로 할 만한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 사업 아이디어였다. 실제로 무지루시 료힌이라는 이름은브랜드가 없는 질 좋은 상품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보다 사업 콘셉트를 실현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노브랜드의 상품과 가치가 일본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수요가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1980년대 후반에 그 가능성을 탐색했다. MUJI는 런던에서 열린 일본 제품 전시회에 참여해 영국 소매업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런던의 해롯 백화점이 처음으로 판매를 제안했으나 내 전임자는 해롯의 사업문화가 우리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해 거절했다. 그 대신 우리는 디자인에 더 신경을 쓰는 리버티 백화점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이 리버티와의 파트너십으로 우리는 용기를 얻었다.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질 좋고, 가격이 적당하며,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우리의 정신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자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해외시장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를 감지하면 신속히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 하지만 당시 우리에겐 의식할 경쟁사도 없었고, 직원들의 경험도 부족했으며 안정적인 전사 시스템도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해외시장 개척은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MUJI 사업을 세이유에서 료힌 게이카쿠로 이전한 지 1년 후인 1991, 런던과 홍콩에 독립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1998년까지 기다린 후 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진출했다. 중국은 2005년에야 진입했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한 지 이미 몇 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미국 내 첫 매장은 2007년에 오픈했다.

 

여전히 작은 회사로서, 우리는 이 느리지만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적으로도 그렇다. 특정 지역 내 기존 매장들이 수익을 내며 운영된 후에야 새 매장을 열고, 광고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 한 국가에서 확장하기 전에 그 나라와 그 나라의 소매환경을 이해하고, 운영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의 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한다. MUJI가 판매하는 제품은 튼튼하고 오래 간다. MUJI의 매장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지난 30년간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MUJI의 사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내 418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동시에, 유럽 북미 호주 중동 등 27개국에도 총 403개의 매장이 있다. MUJI 1998년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료힌 게이카쿠의 자회사로 일본 기업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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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진출 초기

나는 1976년 세이유에 입사했다. 그리고 1993년 료힌 게이카쿠로 자리를 옮겼다. 생활잡화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 오면서, 어떻게 하면 MUJI의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배워야 할 점이 아주 많았다.

 

리버티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영국에 진출하려던 우리의 첫 시도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제품이 팔리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제품은 잘 팔렸다. 문제는 전략이 어긋난 데 있었다. 우리는 MUJI를 해외에 소개하고 확장하는 데 대해 꽤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었고, 이를 위해 리버티가 갖고 있는 자산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제품을 직접 착용하고 사용해볼 수 있는 독립 매장이 우리의 콘셉트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영국 시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리버티와의 파트너십은 계속 유지하면서, 1991년 옥스퍼드 서커스 인근의 리젠트 스트리트에 MUJI 단독 매장을 열었다. 매장 규모는 155 m²에 불과했다. 그러나 장식과 상표가 없고 단색의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들이 인기를 끌며 그 매장은 굉장히 유명해졌다.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우리는 초창기에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일본인 바이어들을 파견했다. 하지만 곧 그들이 전적으로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가장 잘 팔리는 제품들을 매장에 공급하기는 했지만, 현지 직원들에게 어떻게 상품을 조합해서 MUJI의 방식대로 진열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따라서 매장은 우리 기대와는 사뭇 다르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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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막 독립기업이 된 상황이던 료힌 게이카쿠는 여전히 운영 측면에서 취약했다. 세이유와 사이손 그룹에는 수출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있었지만, 관련 경력을 갖춘 임원들이 우리 쪽에 배치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현지 매장의 행정과 물류 분야에서 리버티에 크게 의존해야만 했다. 이런 의존성은 결국 난관으로 이어졌다. 리버티의 매니저들은 자신들이 챙겨야 하는 사업이 따로 있었고, 우리의 일은 그들에게 최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결국 우리는 높은 운영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었다. 비싸지 않다는 것이 MUJI가 추구하는 콘셉트 중 하나인데 영국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고객들의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결국 1994년에 리버티 백화점과의 파트너십을 접고, 리젠트 스트리트 매장을 관리할 유럽 현지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 자회사는 곧 런던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파리의 생 슐피스Saint Sulpice에 유럽대륙 첫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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