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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전략

경력만으로는 신규 채용자의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매거진
2019. 9-10월호

플로리다주립대 채드 H. 반 이데킨제Chad H. Van Iddekinge교수와 동료들은 81편의 논문을 검토해, 이전 직장에서의 근무경력과 새로운 조직 내에서의 업무성과 간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두 변수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성은 보이지 않았다. 현재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 과업을 예전에 수행했거나, 그런 직책을 맡았거나, 그런 역할을 담당했거나, 그런 산업에서 일한 적이 있는 경우에도 성과가 더 좋은 것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경력만으로는 신규 채용자의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반 이데킨제: 우리 연구진도 놀랐습니다. 일반 업무 경험이 있거나 지원 분야에 경력이 있는 지원자들이 성과를 내기에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수천 개의 논문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담고 있는 81개 논문을 추려 분석한 결과, 채용 전 경력과 성과 간에는 상관관계가 매우 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업무 교육에서도 그렇고 현장 업무에서도 그렇습니다. 또 이전 직장에서의 경력과 잔류 가능성, 즉 새로운 조직에 남아있을 가능성 간에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HBR: 하지만 회사에서 지원자를 선별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경력 아닙니까? 물론입니다. 몬스터닷컴Monster.com에 게시된 취업공고 중 115개를 골라 분석한 결과, 82%가 경력이 필수이거나 경력자를 아주 우대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경력을 중요하게 보고 있었죠. 심지어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경력이 많은 사람이 경력이 적은 사람보다 더 오랫동안 근무할 거란 통념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은 직원들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했나요? 다양하지만 두 가지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연말 인사고과 같은 관리자의 인사평가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고요. 매출 같은 더 객관적이고 수치화하기 쉬운 지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봉제근로자의 성과를 측정한 한 논문에서는 생산량 지표를 활용했습니다.

 

연구에서 이야기하는 직종이나 산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가장 대표적인 직종은 경찰이나 소방관 같은 안전 관련 직종과 영업 및 소비자 서비스 직종입니다. 관리자급이 없진 않지만, 연구 참여자들은 주로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었습니다. 임원급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노동부 산하 직업정보 네트워크에서 제시한 23개 직업군 가운데 15개가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 경제 전반을 상당히 잘 재현하고 있다고 느꼈죠.

 

경력자, 특히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력을 보유한 사람이 그런 경력이 없는 사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요? 저를 비롯해 논문을 함께 쓴 플로리다주립대 존 아널드John Arnold, 북플로리다대 레이철 프리더Rachel Frieder, 클램슨대 필립 로스Philip Roth교수의 생각은 경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매우 단편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겁니다. 기업은 지원자가 직장을 몇 군데 거쳤는지, 이전 근무지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예전에 비슷한 업무를 해본 적이 있는지를 따집니다. 이런 지표들은 지원자의 경력 유무는 알려주지만, 성과와 직결된 경력의 질이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과거의 행적을 보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우리가 연구한 인사분야의 기본 전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채용 전 경력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이 이전 직장에서 실패했거나 실적이 부진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람을 뽑을 때는 경력을 고려하되, 채용 전성과를 제대로 평가해야 합니다. 또 지원자가 이전의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보통사람들은 이에 대한 설명을 늘 잘하지 않죠. 잘못됐던 일을 잊어버릴 수도 있고, 적당히 변명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조직에서의 경력이 다른 조직에서의 성과에 도움이 안 되거나 심지어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업의 운영방식이나 문화가 서로 다르다면 말이죠.

 

면접이나 평판 조회가 기업이 경력자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요? 도움이 됩니다. 특히 행동평가형 질문을 할 경우에 그렇습니다. “예전에 까다로운 고객들을 어떻게 다루셨나요? 구체적인 상황과 그때 자신이 어떻게 했는지, 결과는 어땠는지 설명해 주세요같은 질문이 되겠죠. 그러나 모든 기업이 이런 방식으로 지원자를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이 같은 질문에 괜찮은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지원자가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서류전형에서 이미 탈락했을 수도 있고요.

 

그럼 경력 이외에 어떤 요소로 지원자를 평가해야 하나요? 글쎄요, 기업이 경력자를 찾는 또 다른 이유는 이전 직장에서의 경력이 업무에 대한 지식이나 역량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업무를 이미 경험해본 지원자들이 바람직한 인성이나 자질까지 겸비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이나 학력 같은 간접적인 평가요소에 의존하기보다는 업무에 대한 지식, 역량, 자질 같은 좀 더 직접적인 평가요소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경력이 의미 있는 경우는 없나요? 첫 번째 경우는 경력사원이 직장을 옮기고 3개월, 2, 5년이 지난 뒤에 채용 전 경력과 성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데이터세트 내 소규모 논문에서 발견했는데요. 2년 후, 5년 후의 경우에는 상관관계가 약했지만, 3개월 후의 경우는 상관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직 초기 단계에서는 경력이 일부 사람들의 성과에 도움을 주는 거 같습니다. 어쩌면 고용관계나 조직생활에 익숙해서 출발이 좋았던 건지도 모르죠. 아니면 관리자가 초기에 해당 경력사원에게 후한 평가를 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업을 수행하는 데 이전 경력의 중요성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두 번째 경우도 언급된 논문이 많지는 않은데요. 좀 더 개별 업무 중심으로 경력을 평가하는 겁니다. 이를테면 비행기 조종사에게 그 일을 한 지 얼마나 됐느냐고 묻는 대신에, 이제까지 총 몇 시간을 비행했는지 묻는 거죠. 이런 평가지표가 미래의 성과를 더 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인사부나 채용관리자가 경력을 기준으로 심사하는 관행이 사라진다고 봐도 될까요? 많은 기업이 이런 관행을 고수하는 이유는, 경력은 평가가 쉽기 때문입니다. 영업부 근무경력이 3년이 됩니까? 예전에 직원들을 관리해본 적이 있습니까? 이에 대한 대답은아니면아니오입니다. 이런 질문으로는 과거의 성과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업무지식과 역량을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입사지원서나 이력서만 들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죠. 하지만 오늘날의 현실은, 역량 있는 인재가 부족할뿐더러 설령 그런 인재를 찾았더라도 영입하기 위해 전쟁을 벌여야 할 판 아닙니까. 기업 입장에서는 일은 잘할 수 있지만 채용공고 요건에 맞는 경력은 없는 지원자들을 걷어찰 여유가 없습니다. 가능한 한 지원자 풀을 늘리고 싶기 마련입니다.

 

경력 말고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다른 간편한 심사기준이 있습니까?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나 업무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요한 건 업무성과와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죠. 영업부에 충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케팅을 전공한 직원이 다른 분야를 전공한 직원보다 더 오래 근무하고 고객에게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럼 마케팅 전공이 심사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업무평가 테스트와 같은 다른 심사방법을 활용할 수도 있고요. 문제는 대부분의 기업이 이렇게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품, 마케팅, 재무 부문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데이터를 활용하지만, 채용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습니다. 활용한다고 해도 유명무실하고요.

 

현재 근무하는 조직 내에서의 경력은 어떻습니까? 의미가 있나요? 우리는 채용된 이후에 쌓은 경력에 대해서는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직장에서의 근무경력과 성과 간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논문들이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상관관계는 아니지만, 기업이 승진이나 인사이동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고려해 볼 수 있겠죠. 지금 우리는경력은 관리자로 승진하기 위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같은 질문과 관련된 내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영업사원이 영업부장이 되고 싶다면, 하위직급에서 몇 년을 일해야 영업부장이 됐을 때 성공할 수 있을까?” 같은 내용입니다.

 

저는 HBR의 수석편집자로 9년 일했고 기자로서의 총 경력은 20년입니다. 제가 이 기사를 잘 쓸 거라고 보십니까? 전혀 모르겠군요.

 

번역 이종호 에디팅 조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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