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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인사조직

일상의 천재성을 살려주는 법

매거진
2020. 7-8월호
0977

CHANGE MANAGEMENT
일상의 천재성을 살려주는 법

미쉐린은 어떻게 일선 팀에 권한을 주고 변화를 이끌었는가

문제점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나라에서 ‘좋은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

원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임금 일자리는 최저 능력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진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잘못된 생각 때문에 수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기술을 배우고 생각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

해결책
미쉐린은 그러한 편견에 도전해 일선 직원들의 권한과 책임을 크게 강화했다. 몇몇 공장을 선정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곳에서 가장 성공적인 방법을 점차 조직 전체로 확대하는 보텀업 프로세스를 통해 변화를 추구했다.

미국과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좋은 일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를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임시직 근로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인적자본 투자에 대한 세금혜택 지원, 전 국민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제안들이 등장했다. 이 중 몇 가지는 훌륭한 아이디어 같아 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여전히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것 같다. 문제의 핵심은 ‘저임금 일자리는 최저 능력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진다’는 편견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잘못된 생각 때문에 수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겨 왔다.

근로자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기계’라고 보는 시각은 근로자 대부분이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했던 초기 산업혁명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1년 프레드릭 테일러Frederick Taylor는 자신의 저서 <과학적 관리법>에서 일반 노동자들은 “너무 무식해서 ‘퍼센트’라는 단어도 못 알아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 업무에서 판단력을 제거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방법의 표준화, 최상의 도구와 근로조건의 도입, 협력 강화를 통해서만 신속한 작업이 보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건 누구의 역할인가? 당연히 전문적으로 훈련된 관리자들이다.

테일러의 산업관료주의 모델은 ‘생각하는 직원thinkers’과 ‘노동하는 직원doers’으로 나누어지는 카스트제도를 만들었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그 이후 등장한 ‘총체적 품질관리(TQM)’와 ‘카이젠(改善)’ 경영기법은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됐지만, 여전히 기업계에서는 기본적인 관료주의적 접근방식이 지배적이다. 2019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5명 중 1명만이 “직장에서 내 의견이 중요해 보인다”에 매우 동의했으며, “나는 내 업무에서 위험을 감수해 새로운 제품이나 솔루션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에 매우 동의한 응답자는 10명 중 한 명도 채 되지 않았다. 2015년 미국 근로조건 조사에서 미국 일선 직원들의 11%만이 자기 업무에 중요한 의사결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우리가 미국 노동통계국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70%는 독창성이 전혀 혹은 거의 필요하지 않은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오늘날의 근로자들은 20세기 초의 근로자들보다 훨씬 더 우수한 교육을 받았지만, 관리자와 일반 직원, 즉 ‘똑똑한 이들’과 ‘불평하는 이들’ 간 격차는 여전히 깊게 자리잡고 있다. 그 결과 인간의 독창성human ingenuity이라는 광활한 바다는 여전히 미개척 상태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개별 기업, 그리고 경제 전반의 성과가 저하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을 관료주의적 통제의 굴레에서 해방시켜 왔다. 이들 기업은 다른 기업들보다 월등히 높은 성과를 냈다. 미국 철강기업 뉴코어Nucor, 네덜란드 가정 건강관리기업 뷔르트조르흐Buurtzorg, 스웨덴 은행 스벤스카 한델스방켄Svenska Handelsbanken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회사들은 직원의 역량강화를 표방하며, 직원들에게 평균 이상의 임금을 지급한다. 특별히 더 관대해서가 아니라, 직원들이 뛰어난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들은 ‘평범한’ 직원들이 학습하고, 성장하고, 회사에 기여할 기회를 얻으면 특별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깊은 신념을 공유한다. 그러한 신념이 지속적 행동과 만나면, 회사 직원들은 풍부한 지식을 쌓고, 끊임없이 창의력을 발휘하며, 열정적으로 고객에게 몰두한다.

그렇다면, 왜 더 많은 기업들이 이들을 따르지 않는 걸까? 좋은 의도를 가진 CEO들조차 회사의 상명하달 관리구조가 직원들의 열정과 독창성을 짓밟아버리는 상황에 무기력하게 손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공동 CEO인 짐 하게만 스나베Jim Hagemann Snabe는 임기 말미에 회사의 전체 직무에 대한 KPI(핵심성과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s)가 5만 개 이상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회사를 원격으로 통제하고 운영하려고 했다. 우리 직원들은 놀라운 재능을 가졌지만, 우리는 그들의 두뇌를 죽이고 있었다”라고 그는 회상한다.

이 글에서 우리는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사 미쉐린(Michelin, 프랑스식 발음으로는 ‘미슐랭’)의 사례를 바탕으로 관료주의적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쉐린은 프랑스 대기업의 특징인 악명 높은 계층적 기업구조라는 암묵적 규범에 도전해 왔다. 프랑스는 공장의 근로자들이 건설적으로 경영진과 협력하기보다는 공격적으로 파업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50년간 자동차 산업의 특징으로 여겨졌던 중앙집중화의 반전을 꾀하고자, 2012년부터 미쉐린은 프랑스어로 ‘권한 부여’라는 뜻을 가진 ‘레스폰사빌리자시옹responsabilisation’을 모토로 삼고, 일선 직원들의 권한과 책임을 크게 강화해 왔다. 2020년 초 레스폰사빌리자시옹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서 5억 달러(약 6000억 원)에 달하는 제조공정 개선이 이뤄졌다. 2012~2019년 동안 미쉐린 CEO를 지낸 장도미니크 세나르Jean-Dominique Senard는 이 프로그램을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 중 하나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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