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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마케팅

23앤드미 CEO는 규제를 어떻게 극복했나

매거진
2020. 9-10월호
2013년 11월 어느 금요일 늦은 시간이었다. 나는 외부에서 전략 워크숍에 참석 중이었는데, 비서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소포를 받았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이 소식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당시는 우리 23앤드미가 어떻게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를 놓고 우리가 FDA와 몇 년을 옥신각신하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벌 수 있기를 바라며, “서명하지 마!”라는 문자를 보냈다. “너무 늦었어요. 이미 서명해 버렸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알고 보니, 그 소포에는 23앤드미의 진로를 영원히 바꿀 수 있는 경고서한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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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는 바로 그 다음 월요일 오전 이 서한을 언론에 공개했다. 통보하자마자 이렇게 급하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자들이 전화하기 시작했다. 23앤드미 출범 이후 비공식적으로 조언해 주고 있던 데이비드 케슬러 전임 FDA 국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앤, 이 편지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겠지만, 걱정하는 게 좋을 거야. FDA는 정말 화가 났어”라고 말했다.

23앤드미는 당시 창업한 지 6년이 됐고, 건강과 관련된 리스크(질병위험) 정보가 포함된 유전자 검사를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유일한 업체였다. 우리는 초창기부터 규제당국과 논의해 왔지만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곤 했다. 이번 건은 분명히 달랐다. 우리는 즉시 질병위험 보고서 제공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리는 유전자 검사를 마케팅하는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주자고 제안했고, 의사들이 검사를 신청하도록 하는 방법도 제의했다. 하지만 FDA는 그걸로 충분치 않다고 했다.

난 평소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가지만, 이번에는 힘들었다. 일주일 동안 변호사와 로비스트, 과학전문가에게 전화를 걸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처음에는 서한에 항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금방 깨달았다. 한 대형 제약회사 규제팀과의 미팅이 마음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들은 물었다. “회사를 팔고 나올 수 있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원하세요, 아니면 앞으로 10년 동안 회사와 계속 함께하고 싶은가요?” 나는 “앞으로 10년만이 아니라 그 이상 23앤드미와 함께 할 겁니다”라고 답했다. 그들은 말했다. “그러면, 이것이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고품질 검사라는 사실을 FDA에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한 번 해보세요. 그게 산업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예요.”

회사로서는 고통스러운 전환이자 상당한 문화적 변화의 과정이었다. 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 작업하는 2년 동안 건강검사 상품 판매를 중지했고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회사의 핵심 조직 기반을 바꿨다. 새로운 인재를 고용하고 기존 직원들이 규제를 받는 업무환경에서 일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전통적으로 실리콘밸리에서는 빠르게 반복하고 빠르게 론칭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그런 방식을 택할 수 없었다. 그 대신 모든 의무사항을 지키는지 단계마다 확인하는 준법 시스템을 적용했다.

회사문화를 바꾸는 건 어느 회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우리 회사는 구성원 모두가 결국 이런 변화에 동의했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사람들은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묻곤 한다. 마법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나는 법률 및 규제담당 부서를 이끄는 캐시 힙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그가 이끄는 팀은 포기하지 않고 변화를 이끌어 냈다. 변화란 강력한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는 메시지를 주면서 구성원들이 이 비전을 중심으로 단결하게 만들 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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