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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다함께 잘살도록 생태계를 풍요롭게…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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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2 3월 호에 실린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 교수 로자베스 모스 캔터(Rosabeth Moss Kanter)의 글 ‘Enrich the Ecosystem’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혁신은 오래 전부터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혁신을 가능케 하는 토대는 무엇일까? 바로 기초 제도(foundational institution). 기초 제도는 기업이라는 씨앗이 여물도록 도와주고 기업을 성장시키며 재건시키는 비옥한 토양을 제공한다. 하지만 대학, 벤처기업 설립자, 공급망, 노동시장, 직업 훈련 프로그램 등 혁신을 떠받치는 기초 제도는 독립적으로 움직일 때 경제 주체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을 때 다양한 기초 제도들이 공동 번영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단 매 발전 단계에서 지적, 금융, 인적 자본이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조로운 통로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이런 기관 간의 관계 및 협력을 개선하면 비즈니스 생태계의 질을 높이고 좀 더 많은 아이디어가 꽃 피우도록 지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신생기업이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좀 더 많은 기업들이 숙련된 노동자를 찾고 혁신을 추진하며,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인적 자본에 투자를 하면 좀 더 포괄적인 번영에 기여하고 미국 사회에서 관찰되는 사회적 이동 감소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다음과 같은 4개의 영역을 연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시장에 접목하기 위한 노력

●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을 대기업과 이어주는 제도

● 산업의 요구와 일치하는 교육

● 생태계 전략 개발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리더를 결속시키기 위한 노력

 

각 영역에 속하는 장래성 있는 새로운 모형을 살펴보면 리더가 어떤 의제에 주목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다.

 

목표 1지식 창출과 벤처 사업을 연계해 참신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높인다.

기초 아이디어를 성공 가능한 사업으로 탈바꿈시키려면 단순한 R&D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국가들이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인 만큼 특히 R&D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가령, 독일은 산업 관련 R&D에 미국보다 20배가량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은 반드시 그 아이디어 및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일자리 창출 역량 면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지금껏 엄청난 수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왔던 신생기업의 일자리 창출 역량이 특히 약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립 후 5년째 되는 해의 벤처기업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아이디어를 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연결고리를 강화하면 성공적인 결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아이디어와 시장을 연계하는 중요한 연결고리 몇 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식 창출 센터.기업과 대학 간의 협력을 통해 R&D가 이뤄지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R&D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학계에서 진행한 연구가 유용한 혁신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2009, 대학 기술 관리자 협회(Association of University Technology Managers)는 연구를 통해 181개 대학 및 병원의 연구 실험실에 투입된 연구 자금이 총 535억 달러에 달하는 반면 이 기관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라이선스 수익 규모는 23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자금 대부분은 연방 정부가 지원했다.) MIT와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는 예외였다. 두 대학 모두 뛰어난 기초 연구 실적을 자랑했을 뿐 아니라 매년 수십 개의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켰다. MIT와 스탠퍼드대가 성공적인 실적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업계와 탄탄한 관계를 맺고 있었을 뿐 아니라 교수진, 기업가, 자금 지원 기관 등을 잇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를 상아탑의 테두리 내에 가둬두기보다 공공자산으로 대해야 한다. 인텔 에너지연구센터(Intel Energy Research Center) 내에 위치한 뉴멕시코 컴퓨팅응용센터(New Mexico Computing Applications Center)는 주립 대학 및 커뮤니티칼리지 산하의 일부 원격 회의 시설에 센터 소유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한다. 과거에는 8개의 시설에 사용 권한을 부여했으나 최근에는 그 숫자를 20개로 늘렸다. 매사추세츠주, 5개의 사립 대학 및 공립 대학, 교육미디어위원회(Educational Media Council), 시스코(Cisco) 등이 협력을 통해 최근 설립한 홀리오크 소재 매사추세츠 녹색 고성능 컴퓨팅 센터(Massachusetts Green High Performance Computing Center)도 비슷한 접근방법을 활용 중이다. 과거 공장으로 사용됐던 건물에 위치한 이 센터는 연구자들이 최신 컴퓨터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다른 기업들의 관심을 끌 만한 혁신 지구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16800만 달러의 비용 중 매사추세츠주가 부담한 비용은 2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지역에 기반을 둔 우수 연구 센터.이런 센터는 기초 과학을 혁신 및 벤처사업과 연계시키는 역할을 한다. 2004, 뉴욕주립대 알바니 캠퍼스(State University of New York at Albany)는 세계 최초로 나노 과학 공학 칼리지(College of Nanoscale Science and Engineering)를 신설했다. 나노 과학 공학 칼리지와 더불어 생겨난 나노일렉트로닉스(nanoelectronics, IT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만큼 중요한 분야) 분야의 우수 연구 센터에서는 250개의 파트너 기업에서 파견된 엔지니어들이 학생 및 교수들과 더불어 연구를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뉴욕주립대 경영대학원은 많은 분사 벤처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11 9, IBM, 인텔(Intel), 삼성(Samsung), 대만 반도체 회사 TSMC(Taiwan Semiconductor), AMD 글로벌 파운드리즈(AMD GlobalFoundries) 등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들이 이 센터에서 최신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44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 중 36억 달러는 IBM이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이 센터의 파급효과도 놀라운 수준이다. 인텔이 인근에 동부 연안 본사를 신설했으며 AMD 글로벌 파운드리즈도 각종 시설을 지었다.

 

신생기업.실험실 내에서 혁신적인 돌파구를 찾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산업 혁신에 관한 고전연구를 통해 이미 밝혀졌듯이 하나의 성공적인 신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무려 3000개에 달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려면 혁신에 주력하는 수많은 독립체가 필요하다. 사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히트 상품이 나오기도 한다. 신생기업은 지금 당장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멀지 않은 미래에 업계 전체를 통째로 바꿔놓을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많은 벤처기업이 그랬듯 대학 기숙사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세대 빌 게이츠(Bill Gates), 마이클 델(Michael Dell),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등 기숙사 방에 몰래 숨어 밤을 지새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을 방치하면 안 된다. 대학 차원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해 대학생들을 위한 커리큘럼에 기업가정신 강좌를 포함시키고 학생들이 직접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볼 수 있도록 경연대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마이애미대(Univeresity of Miami)는 실제로 기업에서 활동하는 벤처 사업 코치를 붙여주는 등 젊은 기업가에게 조언과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발사대(Launch Pad)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발사대 프로그램 도입 후 2년 동안 1000명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45개의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지역 발전 프로그램 및 블랙스톤 재단(Blackstone Foundation)의 지원 덕에 웨인주립대(Wayne State University), 월시칼리지(Walsh College)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 남동부에 위치한 미시간주 교육 기관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기업가가 되려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이어주면 멘토링(갓 사업을 시작한 기업들은 전문가의 조언을 자본만큼 귀하게 여긴다)을 장려할 수 있다.

 

기업 인큐베이터.북미 지역에서는 기업 인큐베이터의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91년에는 약 425개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그 숫자가 약 1100개로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기업 인큐베이터의 지원을 받은 벤처기업들이 2008년 한 해 동안 약 315000개의 풀타임 일자리와 41000개의 파트타임 일자리를 만들어냈으며 187억 달러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기업 인큐베이터는 주정부, 지방정부, 경제개발 단체, 대학 등의 지원을 받는 비영리 단체다. 또한 기업 인큐베이터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을 세분화해서 성과를 분석해 보면 대학과 연계해서 연구를 진행한 기업들이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기업 인큐베이터의 도움을 받아 전략적 파트너 및 자금원과 손을 잡는 경우에는 신생 기업의 성과가 급진적으로 개선됐다. 한 연구에서 이런 경우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이 평균 50%에서 75%로 급증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 및 자금원을 확보한 신생기업은 해당 지역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기여한다.

 

시범 지역.기업은 시범 지역 및 전시장에서 새로운 것을 익히고 신기술 및 신제품을 시연해 보이며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초석을 다진다. 매사추세츠 월섬에서 버라이존(Verizon)이 운영하는 혁신센터(Innovation Center)는 알카텔-루슨트(Alcatel-Lucent), 에릭슨(Erricson), 시스코, 삼성 등 최첨단 4세대 LTE 네트워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파트너 기업들에 연구 공간, 문제 해결 서비스, 인증 도구 등을 제공한다. 버라이존은 차세대 히트작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도 자사 네트워크를 이용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최근 버라이존 혁신 센터를 방문한 필자는 온스타(OnStar) 서비스와 터치 튠즈(Touch Tunes)라는 주크박스 앱, 버라이존의 주도하에 히타치(Hitachi), LG, 직원 수가 7명에 불과한 신생업체 4(4Home)이 협력을 통해 개발한홈 네트워크(connected home)’ 모형을 채택한 원격조종 자동차를 발견했다. 플랫폼 기업이 대기업과 신생기업의 혁신을 차별 없이 지원하는 대표적인 개방형 혁신 사례라 할 수 있다.

 

시범 지역을 운영하면 최신 기술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즉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버라이존에 합병된 벨 애틀랜틱(Bell Atlantic)은 낡아빠진 중학교를 기술 전시장으로 변모시키는 등 뉴저지 유니언 시티에서 DSL 기술을 발전시켰다. 이 프로젝트 덕에 낙제할 가능성이 컸던 학생들이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혁신 구역.토지사용제한법으로 인해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을 약간만 수정하면(가령 대학원생들에게 대학 기숙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 신생 기업 설립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밀워키에서 새롭게 등장한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사업은 과학, 신생기업, 지역사회를 잇는 혁신 구역 설립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아쿠아포닉스 사업은 위스콘신대 밀워키 캠퍼스(University of Wisconsin Milwaukee)에 신설된 미국 최초의 담수과학 대학원(School of Freshwater Sciences)에서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과 버려진 공장을 개조한 기업형 도시 농장을 연결시켜 준다. 아쿠아포닉스는 토양 대신 물에서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과 물고기 양식을 조합한 신개념 농법으로 다른 농법과 비교했을 때 물 사용량이 80∼90% 정도 적은 편이다. 물고기 배설물은 재배 중인 식물의 비료가 되고 식물 뿌리는 물고기가 살고 있는 물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밀워키에 위치한 도심 농장 스윗 워터 올가닉스(Sweet Water Organics)는 과거 크레인 공장으로 사용됐던 부지에 대형 수조를 설치해 매주 수천 마리의 물고기와 상추를 비롯해 70㎏이 넘는 채소를 길러내고 있다. 스윗 워터 올가닉스는 2008년에 앤젤캐피털의 도움을 받아 설립됐으며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장을 농장으로 변신시켰다. 스윗 워터 올가닉스 공동 설립자 제임스 갓실(James Godsil)은 신사업 구축을 원했던 기업 네트워크의 일원이었으며 가난한 이웃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한다.

 

2011년 중순에는 밀워키 시장의 지지 및 IBM의 분석 지원을 받아 설립된 아쿠아포닉스 혁신 센터를 대학 및 초··고교와 연계해 기술 이전, 역량 개발, 시장 구축 등을 돕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 제안의 목표는 현지에서 재배된 식자재의 공급을 늘리고, 좀 더 효과적인 물 시스템을 시연해 보이고, 도시 주민들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출 잠재력을 지닌 기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지식 센터, 우수 연구 센터, 기업 인큐베이터, 시범 지역, 혁신 구역 등의 방법을 고루 활용하면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잇는 빈틈없는 플랫폼을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대학에서 진행되는 기업의 R&D 프로그램에 전폭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대학이 기업가정신(특히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에서)을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다양한 방법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

 

목표 2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연계해 중소기업의 성장과 성공을 장려하고 혁신적인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대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벤처기업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 상당수의 중소기업에 대기업은 중요한 고객이다. 대기업의 총 구매 규모를 측정하기는 힘들지만 낮게 잡아 평가하더라도 산업 및 서비스 부문의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의 잠재 판매 기회는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기업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은 상당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도시미래센터(Center for an Urban Future)가 최근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대기업의 공급업체가 된 200개 중소기업 중 약 70%가 계약 체결 후 2년 내에 매출 및 직원 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경험을 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면 자사의 평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 기업과의 계약이 또 다른 계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능을 개발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의 이런 요구는 결국 중소기업의 좀 더 적극적인 혁신으로 이어진다. 또한 필자는 신기술 영역에서 이뤄지는 협력 활동에 대해 연구를 한 결과 지배적인 힘을 갖게 된 신생기업들이 기성업체들과 매우 강력한 초창기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조달 방식이 세계화되면서 역량 있는 현지 판매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신생기업의 기업 공급망 공략이 힘들어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중 누구를 겨냥해야 할지,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등에 관한 정보 습득이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 공급망 공략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조언이나 기술적인 지원을 얻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더디게 돌아가는 판매 주기, 신속하지 않은 대금 지불, 가격 압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한 가지 간단한 방법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공급업체가 되기 위해 지원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다. IBM은 중소기업이 여러 파트너 기업에 공급업체가 되고 싶다는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웹 포털 사이트서플라이어 커넥션(Supplier Connection)’에서 모델을 개발했다. IBM이 제시한 모델은 공급업체들에 한 번의 노력으로 다양한 기업에 자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즉 양측 모두의 행정적인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UPS, 화이자(Pfizer),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시티그룹(Citigroup), IBM, AT&T 등 초기 파트너 기업들은 매년 공급망에 15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지출한다.

 

2011 3, 서플라이어 커넥션은 서비스 공급업체를 겨냥한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이후 몇 달 만에 3개의 신규 공급업체를 비롯한 중소기업과 IBM 간의 계약 규모가 4000만 달러나 증가했다. 2011 10월 무렵에는 AMD, 캐터필러(Caterpillar), (Dell)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서플라이어 커넥션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서플라이어 커넥션은 다국적 기업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현지 공급업체를 발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해외 오프쇼링을 상쇄시킨다.

 

대기업은 직접 투자를 통해서도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전체 벤처캐피털 중 기업 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의 기업 벤처캐피털은 전 세계 기업 벤처캐피털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미국에 전략적 우위를 선사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유럽에서 기업 벤처캐피털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실적을 보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기업 벤처캐피털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일부 벤처 사업부는 혁신에 실패하거나 모기업이 원하는 자본이익률을 실현하지 못하자 문을 닫았다. 하지만 투자가 모기업의 이익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투자자가 곧 고객인 경우에는 투자 결과가 대폭 개선된다. 로이터(Reuters)는 실리콘밸리 형성 초기에 야후(Yahoo), 베리사인(VeriSign) 등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인터넷 기업들에 많은 투자를 했고 그 덕에 자사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었다. 로이터의 투자를 받는 신생기업들은 로이터가 갖고 있는 중요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야후는 로이터뉴스(Reuters News)가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해 포털 사이트 트래픽을 늘렸다. 마찬가지로 버라이존벤처스(Verizon Ventures)는 앞서 언급한 홈 네트워크 기술 신생업체 4홈에 투자하고 4홈을 혁신 센터 협력 관계에 끌어들였으며 4홈이 자사 기술을 모토로라(Motorola)에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기업, 기업 협회, 공무원 등의 참여하에 범국가적인 캠페인을 벌이면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기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우선, 중소기업이 자사의 내부 교육 프로그램 및 온라인 도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을 다른 기업에 소개하거나 해외 사무소에 임시로 공간을 마련해 중소기업이 해외 수출 시장을 파고들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혹은 자사의 구매·보험 영역에 중소기업을 포함시켜 비용을 낮추고 절감한 돈을 혁신 및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물론 중소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공급업체의 역량이 강화되면 비용을 낮추고, 성과를 강화하고, 물류를 간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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