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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인사조직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는 이사회

매거진
2014. 7-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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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ANDY MARTIN

 

나이키 사례에서 얻은 교훈

 

급성장 중인 어느 스포츠 의류 회사의 연례 주주총회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이사 한 사람과 CEO가 회의장 뒤에 자리 잡은 노동 운동가들의 모습을 주시하며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운동가 단체는 해당 회사 제품을 제조하는 아시아 하청 공장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항의하는 중이었다. CEO는 이사를 돌아보며 만일 소란이 벌어지면 그 이사에게 총회 진행을 맡길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사전 언질도 없었다. 회의 도중 운동가들이 회의장 앞으로 몰려 나가자 CEO는 진짜로 이사에게 회의 진행을 넘겼다.

 

기업의 이사들은 재직하는 회사가 하는 의사결정과 관련해 이따금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공개적인 상황에서 문제와 직면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질 커 콘웨이(Jill Ker Conway) 1996년 나이키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실제로 이런 일을 겪었다. 스미스 칼리지(Smith College)의 전 학장이자 자칭 운동광인 콘웨이는 나이키의 회장이며 당시 CEO였던 필 나이트(Phil Kinigt) 1987년 나이키 이사회로 영입한 인물이다. 나이트는 여성문제와 관련해 그녀가 가진 전문성과 학생들의 관점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 샀다.

 

다행히 나이트가 의사 진행을 맡으라고 말했을 때 콘웨이가 전혀 무방비 상태는 아니었다. 몇 달 전 그녀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하청공장의 노동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며 적어도 한 명의 이사가 이에 대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나이트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고향 호주로 여행하는 중에 동남아에 있는 나이키의 하청 공장 몇 곳을 방문하겠다고 제안했다. 나이트는 이 제안을 수락했다. 이렇게 시작된 콘웨이의 현지 공장 방문은 향후 수년간 수없이 이어졌다. 따라서 노동단체의 리더와 회사 주주들 간에 열띤 논쟁이 일어났을 때 그녀는 이를 주재할 준비가 잘 갖춰져 있었다. 또한 그녀는 이후 나이키의 초기 사회공헌(corporate responsibility) 이니셔티브의 근간을 이루게 될 공식적인 연구를 제안하기도 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회공헌이나 지속가능경영 분야 전담 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미국 상장 기업 이사회의 비율은 10%에 못 미친다.

 

그동안 나이키의 광범위한 사회공헌 노력을 다룬 많은 글들이 발표됐다. 또한 1998년 필 나이트가 말했듯노예 임금, 잔업 강요, 자의적 학대와 동의어였던 나이키가 어떻게 혁신의 동력으로 사회적환경적 이슈를 활용하는 선도기업으로 탈바꿈했는지 기술한 글들도 많다. 그러나 이런 노력의 과정에서 이사회가 수행한 역할이나 나이키가 책임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제도화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의사회공헌위원회(corporate responsibility committee)’를 설립한 사실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업의 경영 구조에 대한 핵심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도 사회공헌과 지속가능경영(corporate sustainability)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에는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받는 경제사회환경적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그에 따른 기회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도 과거 10여 년간 기업들이 주로 재무적 성과, 경영진 보상, 사베인-옥슬리 법안(Sarbane-Oxley Act), 2008년 금융위기, 도드-프랭크 법안(Dodd-Frank Act) 등에 관련된 이사회 리더십에만 관심을 집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런 영역에 중점을 두는 일도 중요하지만 기업 경영의 다른 측면들이 상대적으로 간과됐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

 

비즈니스와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의 증가, 또 사회공헌과 지속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고려해 보면 이사들은 이사회의 감독 기능이 이 영역에서 충분히 수행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상장기업 이사회 가운데 사회공헌이나 지속가능경영 분야와 관련한 전담 위원회를 운영하는 비율은 10%에 못 미친다. 나이키의 사례를 보면 전담 위원회는 다섯 가지 역할을 통해 많은 기업들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지식과 전문성의 원천, 조언자 및 건설적 비판자, 책임의식을 이끄는 원동력, 혁신에 대한 자극제, 이사회 전체를 위한 자원 등이다. 다음에서 각각에 대해 살펴보자.

 

Idea in Brief

문제점

많은 기업들은 사회공헌과 지속가능경영이 장기적 성공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대부분의 이사회에서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한다.

 

해결책

기후변화, 수질 오염, 부패, 그리고 복지, 의료, 교육에 대한 불평등한 혜택 등의 문제에 따른 위기와 기회에 대응하기 위해 나이키 이사회는 2001년 사회공헌 전담 위원회를 설립했다.

 

결과

나이키의 경험에 따르면 이런 위원회는 최소 다섯 가지 방식으로 많은 기업의 이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식과 전문성의 원천, 조언자 및 건설적 비판자, 책임의식을 이끄는 원동력, 혁신에 대한 자극제, 전체 이사회를 위한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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