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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혁신

공유경제, 신생 기업만의 영역은 아니다

매거진
2014.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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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MATT DORFMAN

 

메리어트, GE, 그리고 여타 전통적인 대기업들이 습득하고 있는 공유경제의 미학

 

2년 전 메리어트 호텔 아시아태평양 영업 및 마케팅 최고책임자 페기 팡 로(Peggy Fang Roe)는 실망스러운 현상을 목격했다. 호텔 회의장이 꽤 비어 있는데도 고객들이 조용히 일할 공간을 찾아 로비와 레스토랑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던 것이다. 페기는 말했다. “우리 고객들조차 호텔 내 빈 공간에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하여 2012년 메리어트는 시간이나 하루 단위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빠르게 예약해주는 온라인 서비스 회사 리퀴드스페이스(LiquidSpace)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그리고 페기의 계획 아래 워싱턴 D.C.와 샌프란시스코 내 40개 지점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시행했다.

 

(테스트 결과) 우리 호텔에 묵고 있는 고객들만 이 서비스를 예약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변호사, 개인사업가, 컨설턴트 등 현지 지역 주민들도 이용하더군요.” 페기에 따르면 현재 총 432개의 메리어트 지점 회의장들이 리퀴드스페이스에 등록돼 있다. 리퀴드스페이스를 통해 예약하는 고객들 중 많은 이들이 숙박객이 아니었기 때문에 메리어트는 이를 계기로 새로운 고객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현재 이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글렌 하벨(Glen Harvell)은 이렇게 말했다. “온디맨드(on Demand, 맞춤형) 작업실 서비스는 호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메리어트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공유경제(collaborative economy)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기존 기업이 메리어트만은 아니다. 공유경제라 하면 사용하지 않는 집이나 아파트, 방 등을 잠시 빌릴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 필요할 때만 이용할 수 있는 온디맨드 자동차 서비스 우버(Uber) 같은 신생 기업들만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기업 중에도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하고 자동차나 빈방뿐 아니라 무형자산에까지 적용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공유경제는 사업 모델과경쟁의 장인 시장을 더 효율적이고 접근하기 편하게 변화시킴으로써 온갖 종류의 자산들이 지닌 잠재 가치를 끌어내고 활성화시키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술부터 설비, 시간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자산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P2P 금전 거래 서비스인 렌딩클럽(Lending Club, 최근 평가에 따르면 기업 가치가 38억 달러에 이른다)이나 온라인 공개수업(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서비스 코세라(Coursera), 반려동물과 산책하거나 놀아줄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 버로우마이도기(BorrowMyDoggy) 같은 공간들이 그 예다.

 

지난 5년 동안 나는 전 세계에 걸쳐 공유경제에 기반한 500개 이상의 신생 기업들을 연구해왔다. 이와 더불어 기존 기업들이 공유경제를 통해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혁신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연구에서 나는 기존 산업 질서가 파괴(disruption) 국면에 이르게 할 가능성이 큰 다섯 가지 문제점을 알아냈다. 바로중복, 무너진 신뢰, 제한된 접근, 낭비, 복잡성이다. 또 각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혁신 원칙도 함께 제시했는데, 이 원칙은 기업들이 파괴 상황에 대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아이디어다. 바로단순 명료함, 솔직함, 권한 이양, 효율, 단순함이다. 이 개념들을 활용해 기업들은 어떤 상황에서 파괴 국면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그리고 어떤 지점에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파괴적 혁신을 주도해야 하는지 파악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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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출의 발판 마련하기

기존 기업들이 공유경제에 발을 들이는 가장 쉬운 두 가지 방법은 직접 투자와 기업 인수다. 실제로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Avis)는 기존의 사업 부문을 활용해 카셰어링(car-sharing) 서비스에 대항하는 대신, 시간제 렌터카 서비스 집카(Zipcar) 2013 5억 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렌딩클럽에 12500만 달러를, GE는 크라우드소싱 분야의 발명 아이디어들을 거래하는 마켓플레이스 쿼키(Quirky) 3000만 달러를, GM P2P 카셰어링 전문업체 릴레이라이즈(RelayRides) 3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BMW 산하 벤처 캐피털 업체인 BMWi는 주차 공간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변 주차 공간을 연결해주는 서비스 파크앳마이하우스(ParkatmyHouse)와 전기차 충전장치를 가진 집주인과 전기차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 차지앳마이하우스(ChargeatmyHouse)에 돈을 쏟아부었다.

 

공유경제 분야에서 기존 기업과 신생 기업이 협력하는 사례 역시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심부름 대행 서비스 태스크래빗(TaskRabbit)은 펩시, GE, 그리고 잡화와 약품을 판매하는 월그린(Walgreens) 같은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월그린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태스크래빗과 협력해 독감 유행철에 의약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아파서 집에 있을 때 태스크래빗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의 월그린 버튼을 누르면 다른 사람이 약을 배달해준다. 태스크래빗 마케팅 최고책임자 제이미 비지아노(Jamie Viggiano)는 말했다. “이런 협력 사례들은 회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사용하는 구체적인 예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습니다.”

 

이미 인지도를 굳히고 있는 기존 브랜드들에게 가장 중요한 도전 과제는 단순히 투자나 단기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 수준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평가하는 일이다. 몇몇 대기업의 경우 이미 대담한 실험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물류업체 DHL은 다수의 신흥시장에서 자사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최종 목적지까지 물품을 배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지정된 장소로 직접 가서 배달물을 받아야 했고, 이는 꽤 불만스러운 고객 경험이었다. 앞서 언급한, 파괴적 혁신을 꾀해야 할 다섯 가지 약점에 비춰보자면 DHL은 그 중 두 가지 요소인제한된 접근복잡성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2013 9 DHL은 최종 목적지까지 배달을 원하는 고객(발송자 또는 수령인)과 배달하고자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이웨이(MyWays)를 선보였다. 그리고 스웨덴에서 30~150크로나(4~20달러에 해당) 정도의 비용을 받는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했다. DHL 화물(DHL Freight)의 스웨덴 지사 CEO 피터 헤슬린(Peter Hesslin)은 말했다. “마이웨이는 유연한 배송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택배를 배달해 조금이나마 부가 수입을 얻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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