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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생각’만으로도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매거진
2014. 9월

연구 내용:콜로라도대 크리스티 어달 교수와 심리학과 재학생 크리스티나 드래거닉은 피험자들에게 뇌파를 측정하면 전날 밤 얼마나 양질의 수면을 취했는지 알 수 있다는 거짓 정보를 제시했다. 무작위로 선택된 실험 대상자들은 측정 결과 REM(rapid eye movement) 수면1]비율이 평균치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통보를 듣자, 실제 수면의 질과 관계없이 정말로 잠을 충분히 못 잤을 때처럼 수학 듣기 시험에서 현저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

 

논의점:수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실제 수면의 질만큼 중요할까? 어달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어달 교수:수면 부족이 많은 문제들을 야기한다는 점은 대부분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반응 시간이 느려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추론 능력이 약화되지요. 우리 연구에서는 평균 수준이거나 양질의 수면을 취했더라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믿는다면 수면이 부족할 때와 똑같은 부정적 효과를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가짜 알코올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었죠. 독한 술을 마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취한 것처럼 행동합니다.

 

HBR: 반대의 경우는 어떤가요? 단잠을 잤다고 생각하면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까?수면에 대한 몇몇 연구 결과를 보면 잠을 푹 잔 사람들이라 해도 성인 평균치보다 특별히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첫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수학 시험을 보기 전에 자신이 전날 밤 충분한 REM 수면을 취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참가자들도 평균 수준의 성적을 냈거든요. 그러나 테스트 종류를 달리한 두 번째 실험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숙면을 취했다고 믿는 참가자들은 언어 유창성 검사에서 통제집단이나 성인 평균치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얻었거든요. 일회성 결과일 수도 있기에 반복적인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특정 영역에 관해서는 숙면을 취했다는 인식이 업무 수행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징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플라시보 효과와 비슷하게 들리는군요. 그렇지요.플라시보(위약)란 실제로는 효능이 없는데도 마치 진짜 약과 같은 효과를 내는 가짜 약을 말합니다. 최근 다수의 연구에서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심리적 위약이 생리적으로도 같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일례로 호텔 청소부들에게 자신들의 업무가 다양한 운동을 할 때와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주지시키자 체중 감량 폭이 더 커졌다고 합니다. 또 밀크셰이크를 마신 사람에게 140칼로리를 섭취했다고 말했을 때보다 620칼로리를 섭취했다고 알려줬을 때(실제 열량은 380칼로리) 식욕을 조절하는 위장펩티드가 더 많이 분비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요. 이들이 의식적으로 행동을 변화시켰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장펩티드 같은 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니까요. 이런 현상은 비전통적인 플라시보에 의해 유발되는 무의식적 변화입니다. 우리는 이 개념을 수면의 영역으로 확대했지요.

 

비전통적인 위약으로는 또 어떤 예를 들 수 있나요?미신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서로 무관한 현상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믿으면서 자신만의 위약을 만들어내지요. 골프 선수들의 경우 연습 경기, 사전 스윙, 프리 샷 루틴(pre shot routine)2] 등은 물론 행운의 공이나 모자 같은 미신도 실제로 성적 향상에 영향을 줍니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숙면을 취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경쟁자들에게 자신이 밤새 뒤척였다고 믿도록 만드는 방법은 없을지요?권위자의 힘을 빌리면 도움이 됩니다. 우리 실험에 참가한 이들 가운데 무려 88%가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새로운 기법이 개발됐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미심쩍어하던 사람들도 점차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의심을 풀었다고 하고요. 자신의 의견보다도 평가 결과를 더 신뢰한다는 뜻이지요. 사실 수면의 질에 대한 가짜 평가 결과를 들이밀기 전에, 미리 피험자들에게 전날 밤에 잘 잤냐는 질문을 던졌거든요. 이로써 스스로 판단한 수면의 질과 성과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실험실에 구비된 멋진 장비들로 측정한 결과를 전문가의 입으로 전달할 때는 수면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아침에 잠을 깼을 때 옆에 누워 있던 남편이 당신에게 전날 밤에 세상 모르고 푹 잤다고 알려준다 해도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수면 분석 애플리케이션이라면 효과를 볼 수도 있지 않을지요. 그 앱이 사무실 동료에게 수면 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린다면 동료의 앱 사용을 말려야 할까요?그런 앱들이 무엇을 측정하는지, 얼마나 정확한지 잘 모르기 때문에 확실히 말씀드리긴 어렵네요. 하지만 그런 종류의 앱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자신의 수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은 자신이 수면 부족이라는 사실을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을 거예요. 더구나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은 자신의 수면에 대해 진실되게 보고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잠을 잘 잔다는 뜻이죠. 그러니 앱을 통해 부정적 편향3]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네요.

 

본인의 REM 수면 시간이 평균치를 밑돌았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실제 REM 수면 시간과 관계없이 수학 시험에서 평균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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