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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테슬라는 파괴적 혁신과 거리가 먼 기업이다

매거진
2015. 5월호

Strategy

테슬라는 파괴적 혁신과

거리가 먼 기업이다

 

자동차 산업을 진짜로 뒤흔들 수 있는 주역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2014년 가을, 한 투자자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 이론은 초보적 수준의 제품으로 시작한 회사가 주류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질 때까지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제품을 점차 개선해감으로써 결국 업계의 기존 강자들을 추월하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전기 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주주이기도 한 이 투자자는 테슬라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가 고급 제품에서 시작해 점점 품질을 낮추는 새로운 파괴적 혁신 모델을 창조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창사 이후 10년 동안 10만 달러가 넘는 자동차를 단 59500대만 생산했다. 그러나 2015년 말에는 표시 가격 7만 달러 전후의 모델을, 2017년에는 약 35000달러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야심 찬 목표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가솔린 자동차를 대체할 합리적 가격대의 대규모 전기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크리스텐슨은 이런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에게는 이론을 발전시키는 최상의 방법은 이례적인 사례를 연구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그의 말마따나 항공기술은 초창기의 항공 추락사고를 연구한 결과 크게 발달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원 톰 바트먼Tom Bartman을 비롯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운영하는성장과 혁신을 위한 포럼Forum for Growth and Innovation소속 동료들에게 테슬라 사례를 심층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이 회사가 정말로 톱다운식 파괴적 혁신의 선두주자인지, 세계 자동차 시장을 파괴하는 다른 기업들은 없는지 밝히기 위해서였다.

 

사실 지금이야말로 이 연구의 적기라 할 수 있다. 1995년에 HBR에 실린 글로 세상에 첫선을 보인 파괴적 혁신 이론은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이했다. 현재 이 용어는 마치 유행어처럼 널리 쓰이고 있으며 파괴적 혁신과는 별 관련성이 없는 업계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이제 기업가든 대학생이든 누구나 자신이 하려는 일을 정당화할 때는파괴적 혁신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크리스텐슨은 지난해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 실린 자신의 이론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트먼에 따르면 대중 언론은 파괴적 혁신의 사례로 테슬라와 숙박공유 사이트 에어비엔비를 흔히 언급한다. 그중 에어비엔비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 용어의 정의에 대체로 들어맞는다지만 과연 테슬라도 그럴까?

 

연구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 규모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날이 오면 GM, 도요타 등도 발 빠르게 전기차로 갈아탈 것이라고 예측한다.

 

바트먼의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파괴적 혁신 기업을 판별하는 다섯 가지 질문을 소개했다. 첫째, 더 이상 높은 성능을 바라지 않는overserved고객을 타깃으로 삼아 낮은 가격에 낮은 성능을 제공하는가, 아니면 (기존 제품을 사용하거나 구매할 능력이 없는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신규 시장을 형성하는가? 둘째, 제품이비대칭 동기asymmetric motivation를 창출하는가? 다시 말해 파괴적 혁신 기업이 갈수록 프리미엄 시장을 파고들더라도 기존 회사들이 그에 반발하지 않는 구도를 만들 수 있는가? 셋째, 저비용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기대에 발맞춰 신속하게 제품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가? 넷째, 제품이 판매 경로를 비롯해 새로운 가치 네트워크를 창출하는가? 다섯째, 제품이 기존 경쟁자들을 모두 파괴시켜버리는가, 아니면 다른 업체에도 기회를 열어주는가?

 

바트먼은 이 질문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테슬라가 파괴적 혁신 기업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크리스텐슨의 정의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히려 높은 가격에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의 전형이었다. BMW, 메르세데스와 가격 경쟁을 벌이는 테슬라가 초보적 수준의 제품을 만든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테슬라의 정체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그 공급업체와 투자자에게도 큰 관심거리다. “테슬라가 파괴적 혁신전략을 따른다면 이론상 앞으로도 강한 경쟁에 부딪히지 않을 거예요.” 바트먼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존속적 혁신에 해당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곧 경쟁자가 나타나게 돼 있어요. 다만 테슬라가 가솔린 차량보다 전기차를 선호하는 현재의 틈새고객층을 벗어나 시장을 확대할 때까지는 당분간 경쟁 반응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것이 우리의 분석 결과입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SUV 등으로 다양화를 시도하거나 더 저렴한 차량을 생산한다면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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