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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혁신

제2의 파괴

매거진
2016. 3월호

2의 파괴, The Other Disruotion

 

혁신이 조직 모델을 위협하고 있다

 

조슈아 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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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문제점

파괴적 혁신에 대처하는 전략방안에서는 기업들이 별도의 사업부문을 조직해 경쟁기술을 개발하도록 촉구한다. 하지만 실상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혁신과 역량을 영업활동의 주류로 편입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발생 요인

많은 파괴는 제품의 기본 아키텍처, 즉 제품의 조합방식에 변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 적응하려면 직무와 기능을 넘나드는 깊이 있는 조직적 통합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대기업은 제품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조직과 운영 조직을 구성한다.

 

해결책

제품 아키텍처에 초래된 변화를 견뎌내고 살아남은 기존 기업들은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요소에서 자사의 성공요인을 꼽는다. 통합된 조직모델, 최종고객이 중시하는 특징 소유, 강력한 기업정체성이 그것이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1997년에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를 발표한 후로 경영학자들은 고객의 수요패턴을 파괴하는 혁신에 주목해 왔다. 그 진행과정은 보통 이렇다. 신규진입 기업이 혁신제품을 개발한다. 그런데 이 혁신제품은 초반엔 틈새고객 세그먼트에서만 인기를 끌고, 기존 측정기준으로 볼 때 주류제품보다 성능이 뒤떨어진다. 처음에 고객은 혁신을 거부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성능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고객은 혁신을 점차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해서 신규진입 기업은 실제로 기존 기업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지난 20년 동안 경영진들은 이러한수요 측면의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는 방어책을 마련해 왔다. 가장 흔한 방법으로는 파괴적 혁신을 일으키는 신규 기업을 합병하든지, 혹은 잠재적 파괴적 혁신을 탐색할 별도 사업부문을 만드는 방식으로자발적 파괴를 추진하는 일일 것이다. 기본 아이디어는 파괴적 혁신이 산업을 점차 장악해가면 기존 기업도 신기술을 통한 주요 먹거리를 개발해 스스로 체질개선에 나설 차비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론보다 실행은 어려운 법이다. 많은 경우에 파괴적 혁신에 뛰어든 기존 기업은 신기술을 자사 영업활동의 주류로 편입시키는 게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한다. 제품 생산과 유통방식을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제품의 기본 아키텍처architecture, 즉 제품의 조합방식이 고객 기대와 선호도에 따라 변하다 보면공급 측면의 파괴도 더불어 일어나게 마련이다.

 

2007년 당시 아이폰이 블랙베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상황을 보라. 처음에 아이폰은 전화 통화 품질과 배터리 수명, 네트워크 사용량 등 어느모로 보나 블랙베리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폰은 블랙베리 사용자가 애지중지 여기던 키보드마저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이 내놓은 혁신적 디자인은 미래 디자인의 전형이었다. 고객들은 아이폰 디자인에 푹 빠져들었다. 블랙베리와 더불어 경쟁사들은 재빨리 궤도를 수정했다. 그들은 터치스크린과 우수한 성능의 브라우저 등 아이폰이 탑재한 기능을 자사에도 적용했다. 하지만 이들은 애당초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없었다. 혁신에는 휴대전화 제조 전 과정에 걸친 재설계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오직 삼성과 같은 신규진입자, 즉 기존 생산 모델에 고착되지 않아 신제품 아키텍처에 적합한 방식으로 조직을 좀 더 수월하게 조정해 갈 수 있었던 기업들만 아이폰에 제대로 맞설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덜 통용되는 사실이긴 하지만, 주장컨대 공급 측면의 파괴는 크리스텐슨이 이야기하는 수요 측면의 파괴보다 기업에 훨씬 더 위험하다. 실제로 제품의 아키텍처가 파괴되면 고객 수요 측면의 변화와는 달리 기업의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제품 아키텍처를 뒤집고 조직구조 역시 뒤바꾼다면 기업이 반드시 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아키텍처의 파괴architectural disruptions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기존 기업은 생존할 수 있을뿐더러, 심지어 전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레베카 헨더슨Rebecca Henderson과 메리 트립사스Mary Tripsas를 포함한 여러 전문가들의 연구와 혁신에 직면한 기업에 대한 필자의 연구를 토대로, 필자는 기업이 장기 생존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세 가지 대처방안을 알아봤다. 이른바 통합된 조직모델, 최종고객이 중시하는 특징 소유, 강력한 기업정체성이 그것이다. 다음에서 그 안을 하나씩 살펴보겠다.

 

통합 모델의 가치

 

아키텍처의 파괴가 일어나는 동안 살아남는 첫 번째 방안은 조직통합 모델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 모델은 경영학자인 레베카 헨더슨의 연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헨더슨은 1987년부터 1988년까지 혁신이 사진석판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실시했다. 사진석판술은 인쇄회로기판(PCB)과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만드는 표준기법이다. 헨더슨에 따르면 사진석판산업은 얼라이너 기술aligner technology이 점진적 혁신을 거듭하는 동안 네 단계에 걸쳐 파괴적 혁신도 더불어 겪었다. 이 네 차례 혁신은 시장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가격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는데, 이는 파괴자가 저가시장에 진입해 산업 전반에 걸쳐 가격하락 압력을 가하는 크리스텐슨의 사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오히려 이 네 가지 단계는 얼라이너의 조립과 제조 방식을 변경해 아키텍처의 파괴, 즉 공급측면 파괴의 전형을 보여줬다.

 

각각의 파괴가 일어날 때마다, 시장점유의 양상은 신규진입 기업에 상당히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평균적으로 신규진입 기업은 진입 첫해에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존 기업이 처음으로 새로운 아키텍처를 보유할 때는 평균적으로 시장의 7%밖에 차지할 수 없었다. 또 기존 기업들은 아키텍처 혁신에 투자하는 R&D 비용 대비 시장점유율에서도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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