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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 전략

사람들의 습관을 단단히 유지하게 해주는 제품

매거진
2017. 1-2월(합본호)

사람들의 습관을 단단히 유지하게 해주는 제품

인튜이트[1]회장 겸 공동창업자 스콧 쿡과의 대화

데이비드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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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소비자의 습관이 회사의 성공에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 첫 번째 제품을 만들기 전에 사람들이 실제로 개인 재정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매우 세심하게 살펴봤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그런 루틴을 그대로 모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사용했지요. 개인회계 소프트웨어인 퀵큰은 개인수표책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생김새만 그런 건 아니에요. 인터페이스가 수표기입장처럼 작동하도록 했습니다. 예컨대 수표기입장과 마찬가지로 다음 거래 목록을 아래쪽에 두는 거죠. 누구도 그처럼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제품의 여러 기능을 만들어 나갈 때 사람들이 하는 루틴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1984년에는 공과금을 수납하거나 돈을 낼 때 모두 개인수표를 사용했어요. 그래서 퀵큰에서 수표를 매우 쉽게 인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쉽게 들리지만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구식 산업용 엡손 잉크젯프린터를 쓸 때라 수표를 똑바로 정렬해 인쇄하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어요. 우린 인쇄를 똑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렬기술을 개발해 특허까지 받아냈죠. 아무도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비자들의 루틴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애플이었어요. 애플 직원에게 리사[2]를 한번 보여달라고 했어요. 애플의 데스크톱 인터페이스가 파일과 같이 사무실에서 실제로 직원들이 사용하는 물리적인 물건과 매우 흡사하게 보였습니다. 애플 본사를 나와 가장 가까운 레스토랑으로 무작정 차를 몰았던 기억이 나요. 내가 본 너무도 강렬한 그 디자인에 대해 메모하기 위해 앉을 자리가 필요했거든요.

 

나중에, 맥을 발표할 때 컴퓨터를 전화기처럼 사용하기 쉽게 만든다는 점에 대해 스티브 잡스가 한 말에 한 방 맞은 것 같았어요. 잠깐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전화가 사용하기 쉬웠나요? 일곱 자리나 열 자리 전화번호를 외워야 했죠. 번호를 잘못 누르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어요. 장거리 전화의 경우 돈은 돈대로 비싸게 내고요. 통화 중일 때면 기분 나쁜 삐삐 소리를 들어야 했죠. 전화는 인터페이스가 정말이지 끔찍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아한 디자인의 대명사인 잡스가 맥을 전화기처럼 쉽게 만들고 싶다고 했을까요?

 

모두가 익숙했기 때문이었죠.

그렇습니다. 습관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일곱 자리 또는 열 자리 숫자를 입력하는 데 익숙했거든요.

 

그러면 누구의 습관에 맞춰야 할까요? 소규모 기업용으로 퀵북스를 내놓을 당시 회계 소프트웨어들은 일반적으로 회계사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습니다. 사용자는 회계사의 언어를 알아야 했죠. 하지만 소기업의 경우에는 십중팔구 직원 중에 회계사가 없어요. 그들의 회계장부는 아마도 대변과 차변의 차이도 모르고 배울 생각도 없는 일반인이 기입하고 있었습니다. 퀵큰 고객을 관찰한 결과 이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첫 번째 회계제품을회계스럽지않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를 퀵북스라고 불렀고요. 이 제품을 처음 선보일 때는 결함이 있었지만 2개월이 지나자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어요. 사람들의 습관에 맞춰 설계를 한 덕분이었죠. 많은 소기업에서 퀵북스를 사용하게 되자 외부 회계감사 법인들은 이에 익숙해졌고 이젠 새로운 고객들에게 사용해 보라고 추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눈덩이효과인 셈이죠. 이는 모두 사람들이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 덕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공간에서는 습관이 빠르게 변하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다른 맥락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습관을 제시한다면 사람들은 급진적인 변화에도 적응할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공간에서는요.

 

이제 우리는 많은 습관을 불필요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습관은 단지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일 뿐이죠. 우버 운전사와 같은 전형적인 프리랜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프리랜서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비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영수증을 일일이 분류해 보관하고 모든 운행에 대해 주행거리와 마일리지를 기록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프리랜서들은 이런 작업을 하지 않는 터라 세금 공제에서 수백만 원씩 손해를 보죠. 그래서 자영업을 위한 제품인퀵북스 셀프임플로이드를 내놓았습니다. 신용카드와 은행 거래목록을 보고 판매자 코드에 따라 비용을 자동으로 분류해 주는 제품입니다. 또 차를 운행할 때마다 자동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손님을 태우고 운행할 때만 카드를 긁으면 됩니다. 그러면 연말정산을 할 때 모든 정보가 세무 대리인이나 세금 소프트웨어로 곧바로 전달되죠.

 

성공의 원동력이 됐던 습관을 불필요하게 만들어 버리면 다음 우위는 어디서 찾습니까?

이제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용자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연말정산 소프트웨어인 터보택스는 사람들의 세금 관련 질문에 고객들이 답을 하게 하고 있습니다. 세금 영역에서는 최대이자 최고의 답변 풀을 만든 셈입니다. 구글에서 세금 관련 질문으로 검색하면 제일 위에 뜨는 링크는 대개 우리 회사의 답변인 경우가 많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습관으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처음에 사람들의 일상을 연구하지 않았더라면 커뮤니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겠죠.

 

 

번역: 김선우

데이비드 챔피언 HBR의 선임에디터다.

 

[1]소기업 및 개인용 금융, 세금 소프트웨어 기업

[2] 1983년에 발표된 애플의 데스크톱 컴퓨터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춘 첫 컴퓨터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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