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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면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습니다.”

매거진
2017.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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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LIGHT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면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습니다.”

생물인류학자 헬렌 피셔 인터뷰

앨리슨 비어드

 

이론

 

헬렌 피셔 박사는 인간의 성격을 형성하고 매력과 사랑을 느끼게 만드는 두뇌 시스템을 탐구해온 전문가다. 그녀의 연구 결과는 각종 학술 저널과 TED 콘퍼런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 매치닷컴에도 등장했었다. 이제는 딜로이트 같은 기업에서도 그녀의 이론에 주목하고 있다. 피셔 박사는 킨제이연구소 및 럿거스대와 협력하며 경영코칭 활동도 펼치고 있으며, 2015년에는 데이비드 랩노 리더십·혁신 고문과 함께 기업컨설팅 회사인 뉴로컬러를 설립했다.

 

어떻게 해서 연구 분야를 개인적 대인관계에서 업무적 대인관계로 전환하게 되셨나요?

 

제 성격유형 연구가 어느 정도 주목을 받았고, 지금은 제 사업 파트너지만 당시엔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데이비드 랩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NPR 라디오에 인터뷰가 나간 후였습니다. 저한테 그러더군요. “박사님이 연구하는 대상은 사실 사랑이 아니고 인간관계예요라고 말이죠. 듣고 보니 정말 그랬어요.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아주려고 개발한 제 설문지가 가족관계, 친구관계, 동료관계, 고객관계를 이해하는 일에도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랩노도 수년간 같은 분야에 종사하며 시중의 여러 성격검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데, 제 연구가 기존 판도를 바꾸는 파괴적인 기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더군요.

 

개발하신 성격검사가 MBTI나 빅 5 등에 비해 더 나은 이유는 무엇인가요?(80페이지성격검사의 간략한 역사참조)

 

뇌화학을 기반으로 만든 검사이기 때문이죠. 저는 설문지 개발을 위해 여러 신경학 연구자료를 참고했습니다. 그런 다음 동료들과 함께 설문지의 유효성 검증을 위해 기능성자기공명영상 fMRI 기법도 활용했어요.

 

사람의 성격은 두 가지 요소, 문화기질간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입니다. 문화는 성장 과정에서 이렇게 믿고,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옳다고 배우면서 형성되고, 기질은 생물학적 형질, 유전자, 호르몬, 신경전달 물질로 만들어지죠. 저는 둘 중에 기질을 연구합니다. 두뇌 시스템은 대부분 눈을 깜빡이고 심장을 움직이고 신진대사를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매치닷컴에서 던진사람들은 왜 하고많은 사람 중에 특정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걸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저는 신경학에 기반한 답을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2년 동안 문헌연구를 해봤는데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옥시토신이라는 네 가지 생물학적 시스템이 각각 특정한 성격적 특성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거듭해서 드러났습니다. 사람만이 아니라 비둘기, 도마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냈나요?

 

도파민 시스템에서 특정한 유전자가 발현되는 사람들은 호기심이 많고, 창의적이고, 즉흥적이고, 활동적이고, 생각이 유연합니다. 또 모험을 좋아하고 참신함을 추구하죠. 세로토닌의 활동이 활발하거나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사교적이고, 소속욕구가 강해요. 그리고 전통적 가치관을 중시하며 탐구욕구가 약합니다. 테스토스테론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는 사람들은 의지가 강하고, 직설적이고, 단호하고, 회의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죠. 이런 사람들은 엔지니어링, 컴퓨터, 기계학, 수학, 음악과 같은 소위규칙 기반 시스템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에스트로겐·옥시토신 시스템이 활발한 사람은 직관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남을 잘 신뢰하고, 감정 이입을 잘하고, 맥락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일반적으로 말주변과 사회성이 좋습니다.

 

저는 통계학자와 함께 네 가지 시스템에 연계된 각 특성이 한 사람에게서 발현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설문지를 만들었어요. 그런 다음 매치닷컴과 케미스트리닷컴에 설문지를 올리고 누가 누구에게 자연적으로 끌리는지를 관찰했죠.

 

설문지의 정확성은 어떻게 검증했는지?

 

fMRI를 이용해 두 가지 연구를 했습니다. 하나는 젊은 연인들을 대상으로, 또 하나는 나이가 많은 연인들을 대상으로 했죠. 참가자들은 설문지에 먼저 답을 한 후 fMRI를 찍었는데, 결과를 보니 도파민 시스템 관련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 저희가 개발한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실제로 뇌의 도파민 경로 활동이 활발했습니다. 세로토닌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피험자들은사회 규범에 대한 동조와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이 증가했고요. 그리고 테스토스테론 점수가 높은 사람들의 뇌에서는 시각적·수학적 지각과 관련된 영역과 태아기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형성된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이 나타났습니다. 에스트로겐·옥시토신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공감과 연관되어 있는 거울 뉴런과 태아기 에스트로겐에 의해 형성된 영역에서 활동이 두드러졌죠. 여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본질적으로 기존 설문지들과는 다릅니다. 제가 설정한 측정 대상을 이 설문지가 정확히 측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검사들은 쓸모가 없어진 건가요?

 

심리학 연구나 언어학 연구, 심지어는 직관에 근거한 다른 좋은 설문지들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다만 정확성 면에서 아쉬움이 있는데, 철저한 과학적 사실에서 도출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MBTI를 한번 예로 들어보죠. MBTI는 외향성과 내향성, 직관형과 감각형, 사고형과 감정형, 판단형과 인식형이라는 네 가지 대립적 성향을 측정합니다. 그 가운데 사고형인지 감정형인지를 진단하는 질문으로는 에스트로겐·옥시토신 시스템 특성과 테스토스테론 시스템 특성을 실제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판단형·인식형 척도는 도파민 관련 특성과 세로토닌 관련 특성을 대조하는 데 주력하고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은 맞습니다. 하지만 직관형·감각형 척도는 에스트로겐 관련 특성과 세로토닌 관련 특성을 상호 대조하게 돼요. 그건 두 특성들이 서로 대립한다는 가정을 하는 셈인데, 실제 뇌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외향성과 내향성에 관해 좀더 얘기하자면, MBTI를 고안한 사람 중 한 명인 이사벨 마이어스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이 척도는 한 사람이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이라는 거죠.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하나는 타인과 함께 있으면서 에너지를 얻고 다른 하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얻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이어스의 질문지는 응답자가 사교적인지, 아니면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지도 측정해요. 이 부분은 마이어스의 설명과 전혀 다릅니다. 예컨대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사교적이면서도 내향적인 사람들입니다. 이런 타입은 사교적인 자리에서 수다를 떠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요.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을 하죠.

 

또다른 점은 MBTI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성격 테스트에 해당하는 문제인데, 두 가지 범주를 만들어놓고 응답자를 어느 한 범주에 집어넣으려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뇌는 칸막이로 구분된 방이 아닙니다. 저희가 개발한 검사는 응답자가 각 신경계의 특성이 얼마나 강하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측정하죠. 여러 특성 가운데 유독 강하게 드러나는 몇 가지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그 특성들을 단순하게만 해석할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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