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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 운영관리

ESG 성과로 등급을 매길 때 풀어야 할 과제들

매거진
2020. 9-10월호
062

필자가 2008년에 재무와 지속가능성 분야로 MBA를 마치고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ESG 성과로 기업을 평가하는 사업은 그야말로 틈새시장에 속했다. 토론토에 달랑 하나 있던 회사 사무실에는 고작 직원이 스무 명이었고, 그곳에서 300개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냈으며, 그중 다수는 토론토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캐나다 회사들이었다. 오늘날 서스테이널리틱스는 북미, 유럽, 아시아, 호주에서 약 650명의 직원이 수만 개 기업들에 대한 ESG 조사 내용 및 평가 등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회사가 우리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소수지만 몇몇 대형 평가회사들과 소규모 업체 열 곳 정도가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배포하고 있다.

서스테이널리틱스의 규모와 산출되는 연구의 양보다 더 많이 바뀐 것은 우리 회사를 포함해 업체들의 평가 결과가 사용되는 방식이다. 일단 투자 과정에서 ESG 정보를 사용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해 왔다. 10년 전만 해도 투자 업계의 비교적 작은 세그먼트만 이런 정보에 관심을 가졌다. 오늘날의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거의 모두 ESG 조사 결과를 어느 정도는 활용한다. ESG 정보에 실질적으로 가치가 있고, 전부는 아니지만 충분히 많은 사례에서 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한 차이를 낳으면서 ESG 정보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ESG 요인들이 기업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기업의 명성을 움직이고, 경영진과 투자자 모두 회사가 ESG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을 때 입는 잠재적 손실을 알고 있다.

등급을 매기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ESG 정보 보고에 일정한 양식이 없고 환경과 사회적 임팩트 중에는 측정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하는 초기 입력 데이터들은 기업이 표준화된 양식으로 제시하고 회계 감사를 받아야 하는 금융 데이터보다 기본적으로 덜 구조화되고, 덜 완전하며, 품질도 낮다. 규칙과 견고한 척도가 부족해서 우리의 일이 더 어려워지는 반면 일의 가치는 높아진다. 우리는 과거에 많은 투자자들이 활용하지 않았고 현재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데이터를 축적해서 통찰력을 만들어낸다. 이런 정보들은 대개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 등급을 결정하는지를 평가 기업들이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음 두 가지를 고려한다. 그 기업은 어떤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며, 그 리스크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가? 각 회사는 138개 산업 중 하나로 분류된다. 가령 광산 회사는 일반적으로 탄소와 비탄소 배출, 환경관리 시스템, 물 사용, 노동 위생과 안전, 기업 지배구조 같은 것들과 관련된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다. 이런 리스크에 대한 노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업의 세부 사항들을 살펴본다. 예컨대 그 회사가 뇌물과 부패 공모가 흔하거나 지역사회와 노사관계 관리가 특히 까다로운 관할구역에서 사업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기업은 해당 관할구역을 피해 사업을 하는 경쟁사보다 더 많은 리스크에 직면해 있으므로 우리는 위험 노출도를 상향 조정할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 직면한 ESG 리스크 수준을 조정하는 것은 우리가 하는 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 단계는 기업이 노출된 리스크를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회사가 사용하는 프로그램, 정책, 경영관행의 유형, 그리고 특정 리스크를 피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대비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적절한 대비의 증거를 찾지 못하면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적절한 리스크 대응책이 마련돼 있는 회사들은 그런 조치가 평가에 고려될 수 있도록 관련 활동을 공시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이런 공시 행위가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아직도 우리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다.

평가받는 기업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는 회사마다 많이 다르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의 요청에 응하고 분석 내용을 같이 논의하는 기업이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오늘날에는 대기업의 60% 이상이 우리와 정보를 공유하며, 이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통 회사 평판에 특별한 자부심을 느끼거나 주주들이 ESG 사안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은 우리와 소통하는 데 기꺼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한편,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거나 지속가능성이나 지배구조 관행 때문에 비난을 받는 기업 중에는 주주들이 앞장서서 우리와 교류하도록 독려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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