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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전략

‘맥락’과 ‘여건’, 임원 채용의 성패 가른다 外

매거진
2017. 9-10월(합본호)

IDEA WATCH

만능 임원을 찾지 말자

 

‘맥락’과여건’, 임원 채용의 성패 가른다

 

 

회가 CEO를 선임할 때는 기업이 직면한 상황을 대부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 예컨대 기업의 사업방향을 전환하거나 성장을 위해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 등의 상황을 검토하고, CFO 선임이 필요하면 기업공개를 추진할 예정이거나 타사 인수를 통한 성장을 계획하고 있는가와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 이러한 경우 이사회는 지금과 같은 시급한 상황에서 조직을 이끌어본 직접적 경험이 있는 후보자를 대체로 선호하게 된다. 그러나 이보다 낮은 직급의 임원을 고용하거나 내부 승진시킬 때는 해당 직책과 관련된 전후 맥락과 상황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단순히 다방면의 배경을 갖춘 팔방미인형 후보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인사담당자들은 이를최우수 선발방식이라 부르곤 한다.

 

최근 가트너가 인수한 미국 워싱턴 소재 연구자문회사 CEB에서 실시한 광범위한 정량적 연구 결과는모든 계층의 임원을 고용할 때 해당 직책과 관련한 구체적 상황조건을 고려하면 더욱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기업들이 경영과 관련한 온갖 문제에 두루 대처하도록 훈련받은제너럴리스트대신, 특정 직책의 임원에게 주어지는 과제별 상황조건에 부합하는 개인적 특성 및 경험을 갖춘 후보자를 선별하는 평가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같은 결론은 85개 글로벌기업의 임원 9000명을 대상으로 한 3년간의 연구를 통해 도출한 것이다. 연구팀은 임원 모두의 개인적 특성을 평가하고 경력을 추적했으며, 평소 행동, 업무 성과, 업무 추진방식의 효율성 등의 항목에 대해 직속상사 및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구했다. 또한 해당 직책이 고도의 불확실성에 대처해야 하는지, 지리적으로 분산된 팀들을 관리해야 하는지, 또는 비용 절감을 요구하는지와 같은 상황적 변수 60가지를 설정했다. 성공하는 리더와 그렇지 못한 리더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서 수집된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임원의 개인적 특성, 역량, 경험이 해당 직책에서 요구되는 조건과 얼마나 잘 맞물리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CEB 300개의 상황적 조건 목록에서 가장 중요한 27가지를 선별했다. 그중 시장점유율 확대나 인수합병 추진 같은 상황은 외부적 경쟁환경과 관련이 있다. 광범위한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관리 같은 사항은 기업 차원의 이슈나 전략과 관련된다. 불화가 심한 조직문화 개선 등의 사항은 팀 수준에 적용된다. 직책 자체에 국한되는 상황적 요구도 있다.

 

CEB의 인재 솔루션 아키텍트 짐 마틴Jim Martin은 이렇게 말한다. “기업들은 특정한 조건의 경주로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경주마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작업용 말에 가까운 형태의 임원을 고용하고 육성해 왔습니다. 복잡성이 증가하고, 책임 범위가 확대되며, 기업의 변화속도도 과거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더욱 더 맞춤형 임원이 필요합니다.”

 

CEB에 따르면 5년 전 있었던 고객들과의 피드백 교환과정이 이 연구를 추진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기업, 그리고 임원 스카우터들은 사내 인사관리자의 주관적 판단을 줄이고 보다 객관적이고 데이터에 기반한 채용이 가능하도록 평가도구와 분석기법의 적용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그러나 최종 결정단계에서는 경영자들이 평가결과를 무시하고 직관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CEB가 분석기법이 외면당하는 이유를 묻자, 일부 인사관리자는 분석결과가 지나치게 일반적이며 후보자가 실제로 직면할 상황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평가 프로세스가 제시한 정답과 인사결정권자가 생각하는 정답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마틴은 설명한다.

 

CEB의 연구팀은 이와 같은 피드백에 기초해 상황 여건의 실질적 중요성을 심층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상황 조건이 리더의 성공을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과소평가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제로 상황맞춤형context–specific 예측방식은 소위 만능 사이즈one–size–fits–all 방식보다 평균적으로 세 배 정확한 예측결과를 보였다. 핵심적인 상황 여건 27가지가 선별됨으로써 채용관리자는 해당 직책이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중요한 문제들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채용담당자는 평가를 통해 측정되는 개인적 특성과 경험이 적절히 안배된 후보자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리더의 직책, 특히 상위 직책에는 다수의 요구사항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신임 리더의 성공 가능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구사항이 27가지 상황 여건 중에서 7가지이며, 이 수가 늘어날수록 리더가 성공을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밝혔다. 요구사항이 10가지 또는 그 이상 되면 실패 확률은 40%가 된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요구사항이 더 많은 직책이니 당연히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새로운 리더가 직면할 구체적 요구사항에 대한 점검 목록을 확보하고, 채용관리자가 이를 명쾌하게 정리하고 정량화하도록 하는 방식은 큰 도움이 된다. 예컨대 책임 범위를 수정하고 목표를 간소화하거나, 문제가 있는 팀에 새로운 인재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는 데 그러한 목록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연구가 제시하는 시사점은 채용방식에 한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리더의 성공 여부가 구체적 상황에 달려 있고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상황이 빠르게 변한다면, 회사는 리더를 신속하게 교체할 필요가 있다. 상황 여건에 대한 인식은 기업의 인재육성 방식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리더들이 자신에게 부여될 직책과 관련된 상황에 얼마나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되면, 더 구체적인 육성 방안에 대한 투자를 독려하고 상황과 역량의 불일치가 가장 심각한 분야를 보완하는 데 그와 같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마틴은 강조한다.

 

특히 이러한 연구결과를 시범 적용하는 대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인재관리 방식이 내부 역량bench strength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컨대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성공할지에 집중함으로써사내에 신제품 출시나 시장점유율 확대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임원은 많지만 비용절감이나 경영방식 개선에 출중한 능력을 갖춘 인재가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 그와 같은 간극의 인식은 회사가 신규인력을 채용하거나 간부 육성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이한 여러 특성의 임원들이 저마다 다른 상황에 어떻게 적합한지를 이해하게 되면, 마치 어느 특정인이 다음 보직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듯한 어감을 주는인재 파이프라인식의 사고를 지양하고인재 포트폴리오에서 최적의 후보자를 찾아내는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CEB 연구팀은 말한다.

 

CEB의 연구결과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리더의 양상을 목표로 하는 일반적 교육 및 육성프로그램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마틴은 이번 연구가최우수 선발 임원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 연구의 대상자 중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리더의 3분의 2는 딱히 만능형 인재가 아니었다. 이들은 소위단일 특기자spiky’, 즉 몇몇 특정 분야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전체적인 평가에서는 평균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전문성을 고려하지 않고 경영의 민첩성만 추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번역: 장영재 / 에디팅: 석정훈

참고자료 (CEB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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