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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운영관리

중동의 e커머스 강자 수크닷컴 CEO

매거진
2017. 9-10월(합본호)

HOW I DID IT

중동의 e커머스 강자 수크닷컴SOUQ.COM CEO

현금으로 결제하는 지역에서 신뢰 쌓기

로날도 모차와Ronaldo Moucha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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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수크닷컴을 설립할 당시 중동은 e커머스 스타트업에 적합한 지역은 아니었다. 물론 중동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긴 했다. 전체 35000만 명 이상의 인구 중 절반이 25세 미만이었다. 하지만 이집트를 제외한 중동지역은 많이 분열되어 있었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었다. 각국의 법률과 관습, 물류시스템 그리고 결제인프라는 천차만별이었다. PC와 고속인터넷 보급률도 낮았다.

 

그러나 사업 시작 후 수크닷컴은 중동에서 규모가 가장 큰 e커머스 업체가 되었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재 7개국에서 13500만 명의 고객을 갖고 있다. 직원 5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디지털 마케터, 콜센터 직원과 배송사원을 포함해 3000명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수크닷컴의 직접적인 성공 너머에는 타인을 위해 만들었던 기회들이 있었다. 우리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많은 판매자들은 초창기엔 일주일간 상품을 10개 정도 팔다가 지금은 매년 수백만 개를 팔아 수백만 달러를 버는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3월 아마존이 이 지역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수크닷컴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우리가 쌓아 올린 시장기반, 그리고 우리의 통합결제시스템과 배송시스템을 고려할 때 수크닷컴과 아마존이 각자 사업을 펼치기보다 함께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확장시키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상거래를 위한 브랜딩

이야기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나는 중동에서 가장 먼저 웹 포털로 성공한 마크툽Maktoob에 입사했다. 1990년대 중반 미국 보스턴의 노스이스턴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후 몇몇 디지털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아놓은 상황이었다. 마크툽은 사용자들이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포털 사이트였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다수의 아랍인들은 영어를 잘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업 확장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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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야후와 주요 포털 사이트는 미국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던 참이었다. 우리는 이 비즈니스 모델이 중동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에, 일종의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마크툽의 유명세에 편승할 방법을 모색했다. 마크툽은 개개인을 상호 연결시켜주는 데 이상적이긴 했지만 몇몇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결과 전자상거래만을 위한 별도의 웹사이트를 구축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 사람들은 보통 남들과 소통하거나 정보를 얻기 원해 마크툽을 이용했지, 물건을 사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마크툽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소수 있긴 했는데 그들은 뭔가를 사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갖고 들어오는 경우였다. 그래서 우리는 전자상거래 웹사이트가 고유한 브랜드와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6년 나는 수크닷컴 도메인 이름을 샀다.(수크souq는 아랍어로시장을 뜻한다. 내 고향인 시리아 알레포는 수크로 유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아랍에미리트공화국 두바이에 사무실을 열었다. 아랍에미리트공화국에는 IT에 친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었고, 운송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물류와 관련한 어려움은 적었다.

 

수크닷컴은 이베이처럼 경매 웹사이트로 시작했다. 그런 다음 자동차 판매와 부동산 광고 영역으로 다각화를 시작했다. 이 웹사이트는 바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고 곧 사우디아라비아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사업은 급격히 성장했고 2009년 말에는 마크툽으로부터 독립하여 경매만으로 한 달에 300만 디르함dirham( 100만 달러)의 거래를 기록했다. 그러나 성장에 대한 한계가 순식간에 드러났다. 우선, 중동은 스마트폰 증가 보급률이 높아졌는데 이는 랩톱보다 모바일기기를 통해 접속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우리는 수크를 단지 웹사이트가 아닌 앱 비즈니스로 만들어야 했다. 지금은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명확하지만, 2010년 당시에는 모바일 쇼핑은 여전히 새로운 개념이었다. 심지어 데스크톱, 랩톱을 쓰며 자란 선진국의 소비자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2012년에 첫 앱을 런칭했다. 지금은 70% 이상의 방문과 거래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아마존이 성장한 사례가 보여주듯 정말로 큰 비즈니스 기회는 개인 구매자와 개인 판매자를 끌어모으기보다는 소비자와 소매업자들을 연결시켜 주는 곳에서 포착할 수 있었다. 즉 우리의 미래는 B2C에 있었다.

 

B2C로의 전환

위삼 다우드Wisam Daoud가 이베이를 거쳐 우리 회사 CTO로 입사한 2010, B2C 사업으로 완전히 전환했다. 경매와 상품광고가 사업의 약 80%를 차지했지만(나머지 20%는 정찰제 판매가 차지) 더 이상 이 두 방식은 운영하지 않을 거라고 공표했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운 일은 소매업자들과 고객들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웹사이트에 자신들 마음대로 상품을 등록하는 게 가능했지만, 이제는 50만 개 이상의 물품 분류 체계를 따르도록 해야 했다.

 

2010 5월에 이집트에서 서비스를 개시했고 다른 국가에도 빠르게 확대해 갔다. 위험과 노력은 결실로 나타났다. 경매 사이트를 폐쇄하자 거의 하루 아침에 거래량 대부분을 잃었지만, 6개월 만에 이 손실을 만회했다. 그리고 매출은 매 분기 두 배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물론 변화에 따르는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과거 경매서비스에 개인고객을 끌어들이는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소매업자들을 끌어들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자상거래상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소규모 사업체를 찾아 곳곳을 누볐다. 그리고 그들에게 고객과의 접촉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곧 깨달았다. 결제 및 배송 서비스 지원도 필요했다. 이런 난관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것이 수크닷컴 이야기의 핵심이다.

 

아랍에미리트공화국에 새로 개편한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런칭하던 중 수크를 이용하는 한 소매업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당신이 이번 프로젝트에 얼마나 진지한지 알고 싶습니다.” 그가 말했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팀원들과 사무실에 거주하며 밤낮없이 일했던 나에게 그 말은 너무나도 이상하게 들렸다. 그래서 그를 사무실로 초대했다.

 

“저는 석유 엔지니어였습니다.” 그가 이야기했다. “예전엔 매달 1만 달러 이상을 벌었지요. 그런데 약 1년 전부터 시계를 수입해서 수크닷컴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너무나 성공적이라서 제 본업을 그만뒀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이번 개편작업에 몰두해서 결국 잘 운영되게 할지 알고 싶습니다.”

 

그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크게 공감했고, 난 그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물론 다른 사업을 가능케 하는 것이 시장의 기능이고, 이 엔지니어는 우리 사이트를 통해 독립 사업을 하게 된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나의 사업 결정이 다른 어떤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토록 직접적으로 접하게 된다면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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