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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전략

2017년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CEO들

매거진
2017. 11-12월(합본호)

FEATURE LEADERSHIP

 

HBR이 선정한 2017년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CEO

대니얼 맥긴

  

15년여 전, 저명한 경영 저자 짐 콜린스Jim Collins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비즈니스 리더십의 위력을 플라이휠flywheel에 비유했다. 2001년 저서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에서 그는 하루 아침에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바뀌는 일은 없다고 했다. 기업은거대한 플라이휠을 한 방향으로 집요하게 굴리고 또 굴려 도약의 발판 또는 그 이상에 이를 수 있는 모멘텀momemtum을 구축함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일단 이 플라이휠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탄력을 받아 계속 돌아갈 수 있다고 짐 콜린스는 말했다.

 

모멘텀의 위력은 HBR 2017년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CEO 순위에도 분명히 나타난다. 올해 리스트는 놀랄 만큼 작년 리스트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리스트에서 최상위 3위 안에 꼽힌 CEO 2명이 2016년 리스트에서도 3위 안에 들었으며, 상위 25명의 CEO 16명이 2016년에도 25위 안에 포함됐다. 작년 100위권 CEO 72명은 2017년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그중 23명은 4년 연속 선정됐다. 2016년 리스트에 올랐으나 올해 탈락한 28명 중 11명은 CEO 사임으로 제외됐으며, 하이네켄과 보다폰의 CEO를 포함해 나머지 탈락자 대부분은 상당한 폭의 주가 하락 때문에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2017 100 CEO들은 17년 재임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2507%의 수익률(환율 효과에 따라 조정), 연간으로는 2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일관성이 나타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주관적 평가나 단기 측정 수치를 바탕으로 하는 다른 랭킹과 달리 HBR CEO의 재임기간 전체에 걸친 객관적 성과실적을 기준으로 하며, 이 수치는 일반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HBR은 여전히 이 랭킹 산정방식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 올해 평가 시스템에 변화가 없어서 그런지, 리스트에 깜짝 놀랄 만한 인물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보다 상세한 산정방식은 ‘HBR은 랭킹을 어떻게 산정했나?’ 참조)

 

 

HBR은 랭킹을 어떻게 산정했나?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내는 CEO 순위를 산정하기 위해 HBR 2016년 말 기준, 북미와 유럽, 아시아, 남미, 호주의 기업을 포함해 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하는 인덱스 S&P Global 1200 지수에 속한 기업들부터 조사했다. 각 기업의 CEO를 파악하는 한편, 장기적인 과거 실적을 평가하기 위해 재임기간이 2년이 안 된 CEO는 제외했다. 또한 범죄 사실로 인해 유죄선고를 받거나 구속된 사람도 제외했다. 그 결과 총 887개 기업에서 898명의 CEO가 선정됐다.(몇몇 기업은 공동 CEO 체제였다.) 이들은 총 31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HBR 조사팀은 나나 폰 베르누스(Nana von Bernuth) 디렉터가 이끌고 크리스티나 폰 플레이트(Christina von Plate)와 파차리야 랏차데(Phachareeya Ratchade)가 코딩을, 일레븐 스트레터지 앤드 매니지먼트(Eleven Strategy & Management) 소속의 모란드 스투더(Morand Studer)와 대니얼 베르나데스(Daniel Bernades)가 데이터 컨설팅 작업을 맡았다. 조사팀은 각 CEO의 취임 첫날부터 2017 4 30일까지의 재무실적 데이터를 데이터스트림(Datastream)과 월드스코프(Worldscope)에서 수집했다. 1995년 이전에 취임한 CEO에 대해서는 산업별 조정실적이 그 이전에 없었기 때문에 1995 1 1일을 기점으로 실적을 계산했다. 조사팀은 각 CEO가 재임기간에 달성한 세 가지 측정기준을 조사했다. 첫째, 국가별로 조정된 총주주수익률(재투자된 배당수익 포함)이다. 국가별 주식시장 상승으로 인해 조성된 수익은 제외시켰다. 둘째, 산업별로 조정된 총주주수익률(재투자된 배당수익 포함)이다. 각 산업의 전반적인 수익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수익은 제외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미국 달러로 환산한 시가총액의 증감(배당수익과 신주발행, 자사주 취득에 따라 조정)을 조사했다.

 

HBR 조사팀은 각 CEO를 세 가지 측정 기준에 따라 1위에서 898위까지 순위를 매기고, 세 개의 순위를 평균해 종합 재무순위를 매겼다. 세 가지 측정기준을 통합하는 것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균형 잡힌 접근방식이다. 국가별, 산업별 조정수익은 규모가 작은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위험이 있으며(소규모로 시작한 기업은 수익률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시가총액의 증감은 대규모 기업의 실적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CEO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HBR은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 CSRHub에 조언을 구했다. 서스테이널리틱스는 주로 금융기관과 자산관리 매니저를 대상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분야를 조사 분석하는 전문 자문기관이다. CSRHub 9개 연구기관으로부터 ESG 데이터를 수집하고 종합해 표준화시키며, 주로 ESG 성과를 개선하고자 하는 기업과 일하는 기업이다. HBR은 서스테이널리틱스와 CSRHub의 평가 결과를 각각 활용해 HBR의 데이터 조합에 선정된 기업별로 두 개의 ESG 랭킹을 산정했다. 최종 순위를 산정하기 위해 HBR은 재무적 랭킹에 80%, 두 개의 ESG 랭킹에 각 10%의 가중치를 주고 합산했다. 2017 6 30일 이전에 물러난 CEO들은 제외했다.

 

HBR이 산정한 최고의 성과를 내는 CEO 리스트는 모턴 한센 교수, 허미니아 아이바라 교수, 얼스 파이어 교수가 처음 시작했다. HBR 2010, 2013, 2014, 2015, 2016년에 랭킹을 발표했으며, 2015년 산정방식을 업데이트했다. 

 

 

올해 리스트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CEO는 인디텍스Inditex를 이끌고 있는 파블로 이슬라Pablo Isla. 인디텍스는 패션소매 체인 자라Zara, 풀앤드베어Pull&Bear, 마시모 두티Massimo Dutti, 버시카Bershka,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오이쇼Oysho, 우테르케Uterqüe와 가정용품 소매점 자라홈Zara Home의 모기업이다. 2005 CEO에 취임한 파블로 이슬라는 하루 평균 하나꼴로 매장을 개설할 정도로 글로벌 확장을 추진했다. 그 덕분에 인디텍스의 시장 가치는 7배로 늘었으며, 스페인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파블로 이슬라와 함께 근무하는 임원들은 그의 경영 스타일을 때때로 수줍음을 타는 것처럼 보일 만큼 겸손하다고 표현한다. 파블로 이슬라는 대부분의 시간을 소매 매장을 방문하는 데 사용하는데,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꺼려 매장의 오프닝 행사에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는 본사에서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것보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경영방식을 선호한다. 기업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적 정신으로 무장한 소규모 기업문화를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의류 소매기업 중에서 인디텍스는 두 가지 특징이 두드러진다. 첫째, 소비자가 실제 매장과 온라인 쇼핑 공간을 쉽게 넘나들 수 있다는 점과 둘째, 생산의 절반 이상이 본사와 가까운 곳에서 이뤄지는근거리 공급망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덕분에 인디텍스는 재고 없이 유행에 맞는 신상품을 매장에 신속히 공급할 수 있다.

 

재무적 성과만 놓고 보면 파블로 이슬라의 순위는 18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CEO 랭킹 점수의 20%를 차지하는 환경적, 사회적, 지배구조적(ESG) 요소의 높은 점수가 그를 최고 랭킹에 올려 놓았다. ESG 평가기관은 인디텍스가 투명하게 공급망을 관리, 감독, 검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인디텍스는 소비자에게 재활용을 위해 오래되고 헤진 옷을 매장에 가져오라고 권장한다.(스페인은 가정에서 직접 수거하는 리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디텍스에서 규모가 가장 큰 소매 체인점인 자라의 조인 라이프Join Life브랜드는 재활용한 원단을 활용하고, 물을 비롯한 여러 자원을 절약하는 데 신경 쓰면서 제품을 생산한다.

 

HBR 2015년 이전에 했던 방식대로 재무적 성과만으로 CEO들을 평가했다면, 1위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차지했을 것이다. 실제로 제프 베조스는 2014 1위를 차지했으며, 이후에도 매년 최고의 재무적 성과를 내는 CEO였다. ESG 요소가 HBR 랭킹 평가 항목에 포함된 2015년 이후, 제프 베조스의 랭킹은 87위에서 76, 71위로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다. 아마존의 ESG 순위가 여전히 낮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017년 결과를 보면, 글로벌 기업의 88%가 아마존보다 더 높은 ESG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마존의 ESG 순위는 매년 개선되고 있다. 아마존의 거대한 웹 서비스Web Services사업이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아마존은 경험이 풍부한 지속가능경영 전문 임원들을 고용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든 투자자들이 재무적 성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가운데, 최근에는 많은 이들이 ESG 측정 수치를 주의 깊게 관찰하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옥스포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의 아미르 아멜 자디Amir Amel-Zadeh교수와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조지 세라핌George Serafeim교수는 총 31조 달러 자산을 관리하는 투자기업의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임원들 중 절반은 ESG 정보가 투자성과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에 이 자료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ESG 점수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위험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거의 절반에 이르렀다. 오늘날 펀드 매니저들은 ESG 점수를 네거티브 검증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ESG 점수가 낮은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승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펀드 매니저들은 앞으로 ESG 점수가 높은 기업을 찾고, ESG 부문에서 더 나은 성과를 촉구하는 투자자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두 교수는결과적으로 이번 조사는 현재 ESG 정보가 윤리적 동기가 아니라 주로 재무적 목적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리스트에 오른 CEO들은 재무적 성과와 ESG 분야 모두에서 탁월한 성과로 이뤘기에 충분히 찬사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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