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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인사조직

고급인력의 기술이 낭비되고 있다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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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3 1∼2월 호에 실린 마틴 듀허스트(Martin Dewhurst)와 브라이언 핸콕(Bryan Hancock), 다이애나 엘스워스(Diana Ellsworth)의 글 ‘Redesigning Knowledge Work’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귀한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맡겨 낭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몇몇 조직에서는 사내 업무 역할을 재편하거나 외부의 특화된 전문업체를 고용해서 귀한 인재에게서 일상 업무의 책임을 덜어주고 그들만 할 수 있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두고 미국 내 9개의 사무실을 갖고 있는 법무회사 오릭, 헤링턴 & 섯클리프(Orrick, Herrington & Sutcliffe)는 파트너 또는 파트너 경력을 쌓고 있는 직원들이 하던 일상적인 조사 작업을 급료가 낮은 변호사들이 근무하는 웨스트 버지니아의 신규 서비스 센터로 옮겼다.

 

- 인도 방갈로르 지역의 나라야나 흐루다야라이(Narayana Hrudayalay) 심장전문병원은 신참 외과의사와 간호사, 기공사들에게 수술 준비나 수술 후 흉부를 꿰매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작업을 담당하도록 한다. 시니어 심장 외과의사들은 환자의 흉부가 열리고 집도할 준비가 됐을 때만 수술실에 들어온다. 이 같은 방식은 이 병원이 미국 수준의 치사율과 감염률을 유지하면서 미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 영국에서는 점점 더 많은 공립학교들의 교장이나 총장들이 예산 수립, 인력 관리, 시설 관리나 지역사회관계 등의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교사 양성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지식 경제에서 경쟁 우위는 기업의 가장 노련한 사람들이 가진 특별하면서도 따라할 수 없는 노하우에서 나온다. 재능 있는(그리고 연봉이 높은) 기술자, 영업직원, 과학자, 그리고 다른 전문가들이 여기에 속한다. 문제는 민간과 공공, 사회적 영역을 통틀어 지식근로자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최근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cKinsey Global Institute)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는 기술 수준이 높고 대학교육을 받은 근로자가 전 세계적으로 3800∼4000만 명이나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체 수요의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일부 기업에서는 도제 제도(apprenticeship)나 기타 훈련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등 인재풀을 확대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이보다 한 걸음 더 나가는 기업들도 많다. 이런 기업들은 사내 전문가의 업무를 재정의하고 그 업무 중 일부를 조직 안팎의 덜 숙련된 사람들에게 넘기거나 흔치 않은 기술을 요하지만 전략적으로 덜 중요한 업무를 외부에 맡긴다.

 

물론 이런 움직임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오랫동안 콜센터 서비스나 급여 처리 업무, IT 지원처럼 반복적이고 사무적인 작업들을 비용이 더 저렴한 지역으로 옮기거나 외부업체에 위탁해왔다. 새로운 점은 기업들이 사업의 핵심이 되는 지식 기반 업무에 대해서도 이런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우리는 다양한 업계의 50개 이상 기업과 함께 인재 관리 문제를 연구하거나 그들의 사례를 조사했다. 우리는 높은 가치를 지닌 지식 업무를 재정의하면 기업이 안고 있는 기술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고도의 특화된 영역으로 업무를 분할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이 글에서 우리는 그런 방식을 최고의 지식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일 것이다. 이 과정은 몇 가지 기본적인 단계들로 이뤄져 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인재와 필요로 하는 인재 사이의 차이 발견하기, 인재 부족을 겪고 있는 분야의 업무를 더 좁고 압축적으로 정의하기, 다양한 옵션 중에 기술 격차를 메울 수 있는 방법 선택하기, 인재와 지식 관리를 위해 과정 검토하기 등이다.

 

차이를 발견하라

지식작업 재편의 첫 단계는 보유한 기술을 목록으로 만들고 향후 5,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기업이 추구할 전략에서 요구될 기술의 종류와 양을 자세히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관리자와 각 조직의 리더, HR부서 멤버들 사이에 심도 있는 토의가 필요하며 이는 반드시 전략기획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

 

우리는 많은 기업이 이런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기존 조직도상의 업무 기술 내용을 매년 재활용한다. 선견지명이 있는 경쟁자를 따라잡아야 할 때가 돼야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에 경각심을 갖는다.

 

기업은 필수 기술을 정의할 때 분명하고 정밀해야 한다. 아래의 내용을 살펴보라.

 

- 다양한 채널을 가진 유통업체가 온라인 경쟁업체를 이기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어마어마한 양의 소비자 데이터를 캐내기 위해 분석기술을 가진 소비자 전문가뿐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마케팅 전문가 또한 필요할 것이다.

 

- 고객사 수요를 맞추고 싶은 전문 서비스 기업은 특정 산업에 특화된 틈새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전문성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금융기관을 위한 신용리스크 모델링 능력이나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특허 법률 지식 등이다.

 

- 소비재 기업은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에서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머징마켓에서의 실적이 입증된 관리자와 마케터로 구성된 핵심 그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할지 모른다.

 

- 현재 업계에서 필수 사항으로 여겨지는 집중적 데이터 분석의 관점에서 볼 때 제약회사에는 과학과 기술적인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정보생물학 전문가가 더 많이 필요할지 모른다.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 기술을 확인한 후 해당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조직 내 몇이나 되는지 자세한 목록을 작성하라. 그리고 현재의 채용과 훈련, 이동, 은퇴 추세를 고려해 향후 5년 동안 이 숫자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라. 이 분석은 대개 예상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과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예상 공급(최소한 내부적으로, 잠재적으로는 외부로부터)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차이는 주요 전략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함께 일한 한 글로벌 건설업체는 중국에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 많은 리더의 3분의 1만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행히도 많은 기업들은 채용할 때나 연간 실적을 관리할 때 사내 직원들의 전문적 기술을 꼼꼼히 문서화하지 않는다. 시장 입지가 좁아지고 있던 한 금융서비스 기업은 전략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들을 마케팅 부서에 배치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전략적 사고가 가능한 사람들이 이미 조직 내 다른 부서에서 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기술은 업무 설명에 정확히 명시돼 있지 않았다. HR 담당자들은 믿을 만한 후보자를 가려내기 위해 모든 직원의 성과 평가를 샅샅이 뒤지고 행간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수 기술을 규정할 때는 반드시 정밀(precision)해야 한다. 만약 어떤 항공사가 필수 기술을광대한 데이터 세트에서 시사점 도출하기가 아니라수익 관리라고 정의한다면 현재의 인력풀을 평가절하하게 될지도 모른다. 전자는 마케팅과 운영 기획을 포함해 사내 많은 분야에서 기본적인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와 함께 일한 한 광산업체는 모든 주요 업무를 자세히 기술했다. 그들은 단순한 업무 책임뿐 아니라 필요한 기술(재무 모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능력(리더십 용기), 마음가짐과 행동(까다로운 대화를 전개해나갈 수 있는 강한 목적의식)까지 명시했다.

 

최근 어떤 기업들은 직원들을 평가할 때 직무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이 오직 직무에 대해서만 평가를 받는다면 둘 다 훌륭한 성과를 내는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기본적인 능력은 서로 다를지 모른다. 반대로 매우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이 동일한 기본 능력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이들의 능력은 향후 각자의 진로가 어떻게 전개될지와 현재, 그리고 5년 뒤 조직이 어느 곳에서 그들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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