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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 전략

군인으로서의 경력을 기업에서 꽃피우려면

매거진
2018. 5-6월(합본호)

Idea Watch

PROFESSIONAL TRANSITIONS

군인으로서의 경력을 기업에서 꽃피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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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존슨Toby Johnson은 스물네 살 때 육군 파일럿이었다. 한 대에 3000만 달러( 300억 원)에 달하는 아파치 헬리콥터 8대와 병사 30명을 통솔했다. 민간 기업에서 일하던 친구 누구보다도 더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군을 제대하고 민간 기업에 합류하기로 결정하자 문제가 생겼다. 대부분의 기업 채용담당자는 군 경험이 없다. 그들은 그녀의 군 경력을 기업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몰랐다.

 

매년 거의 36만 명의 미군 장교와 사병이 군을 떠나 민간 기업에 입사한다. 이들은 생각보다 힘든 적응과정을 경험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잡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문화에 익숙해지는 것도 어렵지만, 그 이전에 보다 근본적으로과연 이 커리어가 나와 잘 맞을까와 같은 질문에 직면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낸다 하더라도 어떻게 채용담당자에게 능력을 입증할지가 문제다. 본인 스스로도 그런 확신이 없는데 말이다.

 

나는 2013년부터 딜로이트 코어 리더십CORE Leadership프로그램에 참여해 제대를 앞둔 군인들을 대상으로 약 20회의 세미나를 진행했다. 코어 리더십은 군인이 민간 부문에서 커리어를 재창조하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의 전직 군인을 만났고 그들이 어떻게 민간 기업에 합류하게 됐는지 알게 됐다. 또 이들이 군을 떠나기 전에 미리 알았었더라면 하고 아쉬워하는 점들도 알게 됐다.

 

민간 기업으로 옮긴 전직 군인들이 준 가장 큰 교훈은자신의 내러티브를 제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책 <Rein– venting You>를 쓰면서 인터뷰했던 토비 존슨은 이렇게 말했다. 시행착오 끝에 결국 그녀는 자신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채용담당자에게 자신이 얼마나 헬기 조종에 뛰어난지를 자랑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켰다. 그 대신 자신이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해왔는지를 입증하고자 했다. 그녀는 이런 리더십 역량이 기업에서도 적용될 수 있음을 알았다. 현재 그녀는 유명한 포천 500대 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성공적인 커리어 전환을 위해서는 우선 당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경험을 갖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물론 군인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일 수 있다. 크리스 로비넷Chris Robinette은 육군 기갑장교로, 또 특수부대 그린베레의 장교로 총 11년을 복무했다. 동유럽에서 나토(NATO) 동맹국들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런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민간 기업에 합류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일반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은 대학 동기들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10년 이상 내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했다고 그는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로비넷은 기업체 근무경험이 꼭 필요하지 않음을 알게 됐다. 그는항상 새로운 것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 또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자세를 갖고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로비넷은 군에서의 경험과 리더십을 살려 한 대기업의 내부 스타트업 조직을 맡고 있다. 이 조직은 대형 스포츠경기장과 컨벤션센터의 안전관련 컨설팅을 한다.

 

군인들은 제대 이후 자신에게 맞는완벽한 커리어를 찾기 위해 상당히 고심한다. 하지만 처음 찾은 직장이 나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우리는 누구나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원한다. 나에게 맞는 직업을 딱 한 번에 찾아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멋진 성공담을 꿈꾼다. 하지만 충분히 계획하고 준비한다 하더라도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 어떤 일, 어떤 산업군, 어떤 기업이 나에게 맞는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는 전직 군인 중 절반 가까이가 일년 내에 첫 직장을 떠난다.

 

존 리 듀머스John Lee Dumas는 제대 후 여러 직장을 거쳤다. 그는 기술, 재무, 그리고 부동산 관련 일을 해봤지만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일에서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않고 훨씬 더 중요한 선택을 내렸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낸 것이다.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할 때 매일 몇 시간씩 운전을 하곤 했는데 그때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나에게 맞는 직업에 대한 첫 번째 가설은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실패가 아니다. 하나의 경험으로 축적해야 한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결국 성공의 길이 보인다. 현재 듀머스는 가장 성공한 경영 팟캐스터로 매년 100만 달러 이상을 벌고 있다.(방송 이름은 ‘Entrepreneurs on Fire’. 매주 월요일마다 한 명의 창업자를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다.)

 

뒤돌아 생각해 보면, 듀머스의 경험은 내가 가르쳤던 다른 전직 군인들에게서도 배울 수 있었던 지혜다. 커리어는 꼭 직선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코어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 중에 TJ 와그너TJ Wagner가 있었다. 그는 육군에서 제대한 이후의 커리어에 대해 계획을 갖고 있긴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당시 그는 경영대학원에 입학할 예정이었고 가을학기 시작까지 아홉 달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그 남는 시간 동안 요트항해술을 배우고 스키퍼(선장) 자격을 따서, 여름에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요트위크Yacht Week 축제에 참여한다는 계획이었다.

 

표면적으로는 향후 커리어와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계획이었다. 요트항해술이 과연 경영대학원이나 직장인으로서의 커리어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지만 와그너는 들뜬 마음으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몇 달에 걸쳐 필리핀에서 항해이론을 배우고 말레이시아의 요트학교에 들어갔다. 그는 최종 스키퍼 시험 때의 경험을 얘기했다. “어느 날 밤 강사가 수상계류장에서 다섯 대의 요트를 풀어버린 후계류장이 가라앉고 있다!’라고 고함을 지르며 훈련생들을 깨웠어요. 마치 군대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죠.” 와그너는 그 상황을 잘 통제했고 만점으로 시험을 통과했다. 그리고 선장으로서 요트위크 축제에 참여했다. “레바논인, 호주인, 유럽인, 미군병사, 그리고 남미인들을 배에 태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일이었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처음에 기업 채용담당자들이 이력서상의 경력 공백을 탐탁지 않게 여기지는 않을지, 또 일과 상관없는 활동으로 그 시간을 보낸 것을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지 불안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그는 항해 실력을 네트워킹에 활용했다. 경영대학원에서 요트클럽의 회장이 된 것이다. 사실 이렇게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종종 커리어에도 도움이 되곤 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요즘 와그너는 졸업 이후에 무얼 할지 고민 중이다. 기업에서 일하거나, 요트회사를 차릴 계획이다.

 

커리어의 전환이 직선적으로 또 순차적으로 착착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현실은 거의 그렇지 않다. 군에서 민간 기업으로 이직할 때도, 민간 기업에서 민간 기업으로 이직할 때도 마찬가지다. 한 번의 시도에 완벽한 일자리를 찾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걸 깨달아야, 장기적으로 나에게 잘 맞는 일과 커리어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오유리 / 에디팅: 조진서

도리 클락

도리 클락(Dorie Clark)은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의 마케팅 전략가이자 전문연설가이며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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