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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전략

훌륭한 리더도 가끔 판단이 흐려진다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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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기사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09 2월 호에 실린 애슈리지 전략경영센터 앤드루 캠벨 이사 등의 글 ‘Why Good Leaders Make Bad Decision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하루도 빠짐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직면한다. 그 중에는 사소한 결정도 있고, 집안일에 관한 결정도 있고,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혀 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인생·생계·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수많은 결정을 내리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의사 결정에 관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가장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고 좋은 의도를 가진 똑똑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내린 매우 중요한 결정에 종종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다임러벤츠의 최고경영자(CEO) 위르겐 슈렘프의 사례를 보자. 슈렘프는 사내의 반대 의사를 무시하고 크라이슬러와 다임러 간의 합병을 추진했다. 9년이 흐른 뒤 다임러는 사실상 크라이슬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영국의 드러그스토어 체인부츠 CEO 스티브 러셀은 자사 매장을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하고 치과 진료 같은 새로운 건강관리 서비스를 포함한 건강관리 전략을 도입했다. 그러나 정작 부츠의 관리자들은 건강관리 서비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부츠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윤 창출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이 무모한 전략 탓에 러셀은 부츠의 CEO 자리에서 예상보다 빨리 물러나야 했다. 미국 국토안보지휘센터 준장 매슈 브로더릭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뉴올리언스의 제방이 무너지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에게 보고할 책임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제방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보고를 여러 차례 받았음에도 2005 8 29일월요일 저녁 상부에 제방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보고를 한 뒤 퇴근했다.

 

앞에서 언급한 책임자들은 모두 자신이 맡은 일에 적격이었지만 곧 문제가 될 결정을 내리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바로비슷한 실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이다. 본 연구진은 이 주제에 대해 지난 4년 동안 연구해 왔고, 깊이있는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 신경과학이라고 불리는 분야까지 살펴보게 되었다. 우선 의사결정이 내려질 당시 문제가 있었다고 느껴지는 83개의 사례를 수집했다. 사례 분석을 통해 본 연구진은 조직 내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의 잘못된 판단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릴 때 실수를 저지르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어떤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지 보고,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각 조직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안전장치를 도입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본 연구진이 제안하는 접근 방법을 2개의 선진 기업에서 어떻게 접목했는지 관찰한 뒤 결론을 내리려 한다. 이에 앞서 인간의 두뇌는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을 내리는지 알아보자.

 

두뇌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과정

 

사람은 대개 2가지 고유한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린다. 사람의 두뇌는 패턴 인식(pattern recognition)을 통해 현재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지 판단을 내리고, 기억 속에 저장돼 있는 감정적 애착(emotional tagging)으로 그 정보에 반응하거나 정보 자체를 무시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 2가지 과정은 모두 신뢰할 만하다. 사실 패턴 인식과 감정적 애착은 모두 인류가 진화를 통해 얻은 산물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패턴 인식 및 감정적 애착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패턴 인식이란 최대 30개에 이르는 두뇌의 각 부위에서 정보를 통합하는 복잡한 과정을 뜻한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의 경험이나 판단을 기준으로 가정을 세운다. 그 때문에 체스 선수가 경기를 할 때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지금까지 반복돼 온 패턴을 분석하여 6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말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러한 패턴 인식이 잘못된 판단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얼핏 과거와 비슷해 보이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사실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닥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는 일이 있다.

 

메가톤급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당시 브로더릭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브로더릭은 베트남전을 비롯한 미국의 각종 군사작전 때 작전본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또 카트리나가 발생하기 전에 국토안보지휘센터에서 수차례 허리케인 대처 작업을 지휘한 경험이 있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브로더릭은 중요한 사건에 관한 초기 보고 내용이 옳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즉 무작정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확실한 진실을 파악할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브로더릭은 해수면보다 낮은 도시에 허리케인이 몰아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미처 경험하지 못했다.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에 상륙한 지 12시간 남짓 흐른 8 29일 밤 브로더릭은 대규모의 홍수가 발생하고 제방이 무너졌다는 보고를 17차례나 받았다. 한편 그와 동시에 상반되는 보고도 받았다. 미 공병단은 제방이 붕괴되고 있다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했다. 같은 날 저녁 CNN은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의 버번 가()에서 허리케인이 별 탈 없이 지나갔다며 파티를 벌이는 시민들의 모습을 방송에 내보냈다. 브로더릭은 패턴 인식 과정을 바탕으로 앞서 받은 17차례의 보고와 상반되는 미 공병단의 보고 및 CNN 보도가 진실이라고 여겼다.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브로더릭은 다음날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긴 해도 제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상황 보고를 하고 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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