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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운영관리

조직의 소금 같은 존재인 ‘투명인간’에 주목하라!

매거진
2014. 5월

최고의 인재들 중에는 높은 지위를 탐내지 않는 이가 많다. 이들은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그런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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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Getty Images/Thomas Jackson


2004
10, Lab126이라는 프로젝트가 3년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출중한 엔지니어들이 한데 모여 관련업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새로운 기기를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그 뒤 1년 정도가 지나자 이 프로젝트를 배후에서 주도하던 거대 테크기업은 이 혁명적인 기기의 핵심 요소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한 외부 업체에 의뢰했다. 바로 제품명을 짓는 일이었다.

 

의뢰를 받은 업체의 수장이었던 마이클 크로난(Michael Cronan)불을 지피다, 자극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를 제품명으로 선정했다. 이쯤에서 당연히 알아챘겠지만 크로난에게 작명을 의뢰한 기업은 아마존이었고 신제품은 바로 킨들(Kindle, 전자책 리더기)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품명을 결정하는 일이 연구개발 과정에서 보다 중대한 사안들을 결정한 다음에야 덧붙이는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의 생각은 달랐다. “제프는 제품명에서 독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도록 하려 했죠. 과장 없이, 소소한 방식으로요.” 디자인 저널리스트 스티븐 헬러(Steven Heller)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고인이 된 크로난의 아내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카린 힙마(Karin Hibma)는 이렇게 말했다. 제품명은 그 제품이 내포한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는 동시에 추후 등장하게 될 많은 파생상품들의 단단한 뿌리 역할도 할 수 있어야만 했다. “지나치게 IT 마니아들의 전유물 같다거나 진부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죠.” 힙마는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Voltaire)의 말을 인용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책이 주는 교훈은 마치 불과 같아요. 이웃에서 불씨를 얻어와 더 크게 키운 뒤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면 모두의 자산이 되듯이 책도 그런 역할을 하죠.”

 

마이클 크로난의 깊이 있는 접근방식으로 탄생한 수많은 브랜드명들은 우리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크로난이 만들어낸 브랜드명을 읽고, 말하고, 생각한다.(크로난의 초창기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티보(TiVo)는 현재는 사용자가 거의 없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TV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는 의미의 동사로 쓰인다.) 하지만 마이클 크로난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현재 회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는 힙마에게 작명 실력이 뛰어나다고 계속해서 칭찬했다. 문화 전반에 파고들 만한 단어들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힙마는 크로난과 함께 비행기를 탔을 때 킨들을 사용하는 승객을 본 적이 여러 차례 있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승객에게 제가 제품명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했다고 말하곤 했죠.” 하지만 힙마는 그럴 때마다 상대가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고 했다. 제품 이름을 누가 지었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마이클 크로난 같은 유형을투명인간(Invisibles)’이라고 부른다. 투명인간은 대중의 관심이 큰 업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일에 더 끌리는 유능하고 열성적인 전문가를 지칭한다. 투명인간들이 활동하는 영역은 다양하다.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들을 설계하는 데 참여한 구조공학자 데니스 푼(Dennis Poon)도 투명인간 유형에 속한다. 대개 사람들은 웅장한 빌딩을 바라보면서 건물 구조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도 건축가를 떠올리는 선에서 그친다. 하지만 푼 같은 전문 엔지니어들이 없으면 빌딩은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다. 내가 직접 만나본 투명인간들로는 UN에서 근무하는 뛰어난 통역사, 세계적으로 저명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악기를 손보는 피아노 기술자, 캘빈클라인(Calvin Klein), 휴고보스(Hugo Boss), 톰포드(Tom Ford) 같은 브랜드들의대박향수를 만들어내는 조향사, 그리고 사실 확인을 담당하는 잡지사의팩트 체커(훌륭한 기사를 읽고 나서사실 확인 한 번 기막히게 했네!’라고 생각한 적이 있던가?)’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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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Getty Images/Ondine Corewijn

나는 투명인간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까지 누비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투명인간들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해 내가 발견한 점들을 주제로 삼은 저서도 곧 출간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투명인간에 대한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투명인간들은 관리하기가 어려운 집단이라는 점이다. 투명인간들은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지 않은데다 자기 PR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을 당연한 존재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투명인간들이 무엇을 진정으로 갈망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이 소중한 존재들, 그리고 이들이 창출해내는 엄청난 가치를 함께 잃게 될 것이다.

 

Idea in Brief

 

투명인간의 정체는?

자기 PR이 끊이지 않고 이를 독려하는 요즘 시대에도 타인의 관심을 피해 맡은 업무에 몰두하는 것을 선호하는 뛰어난 전문가들이 있다. 어느 분야에 속해 있든투명인간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세간의 인정에 대해 양가감정을 지니고 있고,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하며, 일에 대해 책임지기를 좋아한다.

 

관리상의 어려움

투명인간들은 자신의 업무 성과를 과시하지 않지만 묵묵하게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관리자는 투명인간들이 어떤 존재이며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핵심 조언

직원들 가운데 투명인간들을 찾아내라. 이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라. 무엇보다 업무 자체가 흥미롭도록 만들라. 그러면 투명인간들을 조직에 머물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의 직업의식과 탁월한 능력을 조직 문화에 융합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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