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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전략

승계 계획 : 연구를 통해 드러난 사실

매거진
2016.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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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계획: 연구를 통해 드러난 사실

 

에번 해럴

 

CEO는 언젠가 자리에서 물러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오래전부터 연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대부분의 조직이 CEO를 교체할 준비가 제대로 안돼 있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승계 계획을 다룬 가장 눈에 띄는 연구들을 살펴보고 조직의 새로운 리더를 선택하는 절차에 필요한 전후 맥락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승계 준비가 미흡하기 짝이 없는 이사회

 

은퇴나 사퇴, 해임,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매년 10~15%의 기업이 CEO를 새로 지명해야 한다. 2015년에는 사실 전 세계 CEO 교체 비율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행동주의 투자자[1]들은 갈수록 실적이 저조하다고 여기는 경영자들을 퇴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사회는 최고경영자를 교체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2010년에 임원 전문 헤드헌팅회사 하이드릭앤드스트러글스와 스탠퍼드대 로스쿨의 기업지배구조연구소 록센터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이사회 중 54%만이 특정한 후임자를 준비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39%는 필요한 경우에 곧바로 CEO직을 맡을 수 있는 실질적인 내부 후보자가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라는 자리는 이사회가 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변수들 중 하나다. 그리고 CEO 교체를 미리 계획하지 못할 경우에 발생하는 손실은 매우 크다.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상장기업 2500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퇴진하는 CEO의 후임자를 급박하게 찾아낸 기업들은 평균 18억 달러의 주주 가치를 손해본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승계 관련 위기가 닥쳤을 때 새 CEO를 선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수록 그 이후의 실적이 경쟁업체들에 비해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정적으로, 부실한 승계 계획은 무능한 CEO의 임기를 연장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진작 교체됐어야 할 사람이 한참이나 더 자리에 남아 있게 만드는 것이다. 경영컨설팅업체 부즈앤드컴퍼니의 조사 결과, 주가수익률이 하위 10%에 해당되는 기업들은 과거 2년 동안의 실적이 동종업계 기업들보다 평균 45%포인트 낮았다. 그럼에도 이 기업들의 CEO가 쫓겨날 가능성은 5.7%에 불과했다. 연구진은이사회가 실적이 부진한 CEO들에게 예상보다 더 많은 관용을 베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준비 부족은 문제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2005년 경영컨설턴트 램 차란은 준비 부족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는, “CEO 교체가 적절치 못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지나치게 잦다는 점이라는 지적을 글로 남기기도 했다. 이사회가 CEO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임 CEO들 중 많게는 40%가 취임한 지 18개월이 지나도 성과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계획 수립에 필요한 시간은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

 

그렇다면 승계 상황에 대비할 뿐만 아니라 그 시기가 왔을 때 확실히 성공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 이사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첫 번째 단계는 임원 개발 프로그램과 CEO 승계 계획을 통합해 가장 우수한 내부 후보자를 이사회 차원에서 조기에 파악하고 주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접근법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명성 높은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는 기업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샌타클래라대와 인디애나대 연구진이 제너럴일렉트릭, IBM, 프록터앤드갬블 같은 이른바 ‘CEO 공장에서 훈련을 받은 최고경영자들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이들이 선임됐을 때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후 3년 동안 월등한 운영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일부 기업의 경우임원들에게 폭넓고 다양한 산업들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다른 비즈니스 환경에도 전이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리더십 능력 개발에 효과적이다라고 판단했다.

 

촉망받는 임원들을 내부에서 육성하면 CEO 공백에 따른 손실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인 노엘 티치는이라는 책에서 잠재적 후임자에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지휘하게 함으로써 최고위직에 적합한 후보인지를 검증하는 동시에 변화의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기회를 제대로 잡는 이사회는 드물다.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와 임원개발전문연구소인 IED, 록센터의 연구 결과 대부분의 이사진이 CEO보다 한 단계 아래인 고위 임원들의 기량과 역량, 수행능력(성과)에 대해 상세한 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이사진의 55%만이 고위 임원들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거나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사진의 77% CEO 외에 다른 고위급 임원진의 업적 평가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게다가 CEO 바로 아래인 고위 임원들에게 정식으로 이사를 배정해 멘토 역할을 하도록 하는 회사는 7%에 불과했다.

 

일부 논평가들은 이사진의 개입이 이처럼 부족한 이유가 CEO들이 이사회를 저지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믿는다. 확실한 후임자가 없으면 지금의 CEO가 자리를 더 오래 지킬 수 있고, 이사회와의 협상력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처리해야 할 기업 관리를 둘러싼 안건이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일 수 있다. 경영컨설팅회사인 머서 델타가 이사진을 상대로 9가지 주요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회계 감시와 리스크, 재무 성과에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고 답했다. 이뿐만 아니라 잠재적 CEO 후보자와의 교류에 투자하는 시간은 다른 어떤 활동보다 적다고 답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경영학과 교수인 마이클 유심은 이사진이 최고경영진을 선임해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실한 승계 계획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여긴다. 그는 전·현직 CEO들이 이사회에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최고경영진을 선임하고 관리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임원의 능력이 무엇이며 최종후보자들 중에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더 잘 파악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1]특정 기업의 지분을 대량으로 확보한 뒤 기업 경영에까지 관여하여 배당률을 높이거나 주가를 끌어올리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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