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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리더십

일선 관리자의 리더십이 초고속경쟁 해법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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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5월 호에 실린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 대표이사(managing director)이자 바슈롬(Bausch + Lomb) 이사회 회장인 프레드 핫산(Fred Hassan)의 글 ‘The Frontline Advantag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기업의 성공이나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CEO가 가장 적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일선 관리자(frontline manager)들이다. 즉 현장 감독관이나 R&D 팀장, 영업 관리자, 레스토랑 체인점 매니저, 콜센터 관리자 등이다. 이들은 기업의 운영 및 기능 측면에서 가장 직급이 낮은 관리자다. 일선 관리자의 수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개 1000명에서 2만 명가량이다. 일선 관리자는 전체 관리자 숫자의 5060%를 차지하며 전체 직원 중 무려 80%에 달하는 직원들의 업무를 직접 감독한다.

제품을 설계, 생산, 판매하거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등 실제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이들의 사기를 강화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일선 관리자다. 일선 관리자들은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들이 바로 전략의 실행을 감독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CEO가 비즈니스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중요한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일선 관리자들은 CEO가 고위급 경영진, 주요 사업부장 및 기능 부서장, 주요 고객, 주요 투자자 못지 않게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아야 하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존재다.

하지만 일선 관리자의 사기를 북돋워주는 일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하는 CEO는 극히 드물다. 이따금씩 현장을 방문해 연설을 하거나 수많은 일선 관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한두 차례쯤 회의를 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직 내 여러 부문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회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경영 방식을 토대로 다양하게 변형된 기법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형식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CEO는 매우 드물다. CEO가 해야 할 일은 앞서 언급한 대처 방안과는 매우 다른 일들이다. 가령 일선 관리자를 관리자들 가운데서도 매우 중요한 그룹으로 지목하고, 일선 관리자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위해 개인 시간 중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이런 대화를 활용해 조직 전체의 사기를 진작시켜야 한다. 필자는 이런 접근방법을일선 관리를 통한 리더십(leading through the front)’이라 부른다.

일선 관리를 통한 리더십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CEO가 효과 극대화를 위해 조직 내에서 어떤 일선 관리자에게 집중할지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고 일선 관리자들과 상호 작용을 해야 하는 시기 및 방법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일선 관리자들에게 시간과 관심을 할애하고 일선 관리자들이 직면한 지엽적인 문제와 기업 차원에서 직면한 커다란 문제를 연결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려운 일이지만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 리더가 사내 일선 관리자들이 갖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조직을 좀 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 강하면서 성공적인 조직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

필자는 본 논문에서 필자가 과거 CEO로 일한 경험을 통해 알게 된일선 관리를 통해 리더십을 펼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필자가 알려 드리고자 하는 교훈은 비단 CEO뿐 아니라 사업 부문, 기능 부서, 지역 사업부 등 대형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모든 리더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열정적인 추진 세력으로 가득한 회사

필자는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약업체의 CEO로 회사를 회생시키는 구원투수의 역할을 하며 일선 관리자를 관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필자는 1997년에 파마시아-업존(Pharmacia-Upjohn) CEO가 됐다. 당시 파마시아-업존은 어느 애널리스트가오직 기적만이 이 회사를 구할 수 있다고 묘사할 정도로 너무도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파마시아-업존을 회생시켜 몬산토(Monsanto)와 합병시킨 다음 2000년에 파마시아(Pharmacia)라는 이름의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으며 2003년에는 파마시아 주가에 52%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인 620억 달러를 받고 파마시아와 화이자(Pfizer)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합병 후 회사를 떠난 다음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여러 위기에 직면하고 있던 셰링-푸라우(Schering-Plough) CEO가 됐다. 필자는 단 6년 만에 셰링-푸라우의 당면 문제를 해결했다. 매출을 9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 수준으로 높였다. 셰링-푸라우 포트폴리오 내의 최종 시험 단계 의약품 숫자를 5개에서 12개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수를 0개에서 5개로 늘렸다. 그 결과 셰링-푸라우는 제약회사 중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총 주주수익률을 올리게 됐다. 셰링-푸라우의 매력도가 상승하자 2008년에 머크(Merck)가 합병을 제안해왔고 셰링-푸라우와 머크 간의 합병은 이듬해인 2009년에 460억 달러에 마무리됐다. 합병 당시 셰링-푸라우의 주가는 필자가 CEO로 부임했던 2003년에 비해 60% 높은 수준이었다.

파마시아-업존과 셰링-푸라우는 절대로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에 직면했었다. 두 사례 모두에서 필자는 일선 관리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회생 전략의 초석으로 활용했다.

많은 수의 기업들은 필자가 경영했던 기업들만큼 극단적인 상황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기업이 기술 및 시장의 예상치 못한 변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중대한 파괴, 고객, 공급업체, 경쟁사(기존 경쟁사 및 새롭게 등장하는 경쟁사 모두 포함)의 압박, 그 어느 때보다 규모가 커진 기업 간 통합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조직과 조직 구성원들이 과거의 방식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치 않다. 리더는 적응력과 반응성이 뛰어난 조직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업이 필자가열정적인 추진 세력(passionate driver)’이라 부르는 사람, 즉 전통적인 업무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복잡한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이 될 때까지 문제 해결에 매달리며, 혁신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필자의 경험을 돌아볼 때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일선 관리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쨌든 이들은 사내 직원 대다수를 관리할 책임을 직접 맡고 있으며 따라서 기업 성과에 남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선 관리자가 고위경영진 및 회사에 느끼는 감정은 이들이 부하 직원을 이끌어나가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일선 관리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활기를 북돋우면 이들이 똑같은 감정을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그 결과 조직의 분위기가 한층 좋아지고 조직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선 관리자들은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선 관리자와 대화를 나누는 전략을 택하면 일선 관리자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할 뿐이라고 가정하는 경영자가 많다. 하지만 필자는 이 같은 생각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그동안의 경험을 돌아봤을 때 전략 실행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바로 실행이다. 일선 관리자가 기업의 전략, 전략 내에서 자신이 맡아야 할 구체적인 역할 등을 명확하게 이해하면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일선 관리자들에게 전략을 직접 전달하고 이들이 전략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바로 CEO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일선 관리자들은 아직 활용된 적이 없으나 CEO가 관심을 갖기만 하면 강력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뛰어난 자원과도 같다. 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달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경영자들이 직면하는 가장 커다란 문제 중 하나는 현재 진행 중인 비즈니스와 관련해 시기적절하고 솔직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일선 관리자들은 운영 현황 및 시장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일선 관리자들과 편안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나누는 CEO는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첫 걸음: CEO 대화(CEO Dialogue)

일선 관리를 통해 경영을 하려는 CEO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엄선한 일선 관리자들과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CEO가 일선 관리자의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일선 관리자들과의 대화가 갖고 있는 진정한 가치는 CEO가 대화에 참여하는 관리자들이 대처하고 있는 문제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정기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 반드시 부담스러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건 아니다. CEO가 이미 하고 있는 활동 속에 대화를 끼워 넣을 수도 있다. 가령, 필자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CEO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운영 시설을 방문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CEO가 현장을 방문하면 대개 현지 경영진과의 토론, 고객 및 정부 관료와의 회의 등이 이뤄지며 이따금씩 현지 직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현장을 방문하는 CEO가 가장 중요시해야 할 일은 일선 관리자와의 대화다.

필자는 CEO가 된 직후 나의 비전을 전달하고 일선 관리자의 관점 및 관심사를 이해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공식·비공식적으로 일선 관리자 그룹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물론 현지 최고책임자 및 경영진과 공식적인 비즈니스 점검 시간을 갖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현지의 최고경영진을 배제시킨 채 일선 관리자들만 모아 놓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이런 회의를 ‘CEO 대화(CEO Dialogue)’라 불렀다. 시간이 흐르면서 필자는 부하직원들과 함께 효과적인 CEO 대화를 위한 간단한 규칙을 몇 개 만들었다. (‘효과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참조.)

TIP. 효과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 - 켄 밴타(Ken Banta)

CEO와 일선 관리자 사이에서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CEO와 마주하고 앉았을 때 위협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눈에 띄게 굴기로 작정해 혼자서 계속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CEO와의 대화를 오랫동안 가져온 불만을 털어놓을 기회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은 CEO가 멀게 느껴지거나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며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필자와 동료들은 맨 처음 파마시아-업존과 파마시아에서, 그런 다음 셰링-푸라우에서, 현재는 바슈롬에서 일선 관리자들과 수백 건의 회의를 진행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와 동료들은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3단계 모델을 개발했다.

참가자를 선정하라

CEO와의 대화에 참석하는 일선 관리자 수는 8명 이상 10명 이하여야 한다. 참가자의 수가 너무 적으면 일선 관리자들이 CEO 앞에서 편안하게 이야기하기 힘들고 참가자의 수가 너무 많으면 진솔한 대화가 아닌 짧은 강의로 변질될 수 있다. 필자와 동료들은 인사 책임자 및 부서장들과 협력해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으며 해당 부서에서 선구적인 사상가로 인정받는 관리자를 찾아냈다. 참가자들에게는 CEO가 직접 초대장을 발송한다. 대화의 흐름을 관리하고 논의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퍼실리테이터(대개 CEO의 직속 부하 중 한 사람)가 모든 회의에 참석한다.

회의를 조직하라

회의실에서 친숙한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신경 써야 한다. 원형이나 타원형 테이블을 놓고 참가자들이 서로 가까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하는 게 좋다. CEO가 일선 관리자에게 다가가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일선 관리자가 일하는 영역 내에서 회의를 열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참가자를 찾아내 CEO의 정반대편에 앉혀 둘 간의 대화를 장려해야 한다.

대화가 조직적으로 진행돼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격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CEO는 회의의 목표를 공개하면서 회의를 시작한다. (1)일선 관리자는 회사의 발자취 및 우선적 관심사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전달받고 (2)CEO는 일선 관리자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배운다. 그런 다음 회의 참가자들이 토론 주제를 제안한다. 퍼실리테이터는 참가자들이 제안한 여러 가지 주제를 영역별로 묶은 다음 대화를 시작한다.

CEO는 참가자들이 신뢰받는 친구이자 대사(am bassador)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퍼실리테이터는 모든 사람이 발언권을 얻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대화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세부 내용을 자세히 기록해야 한다.

회의 결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를 취해라

회의 내용 및 회의 참가자들이 동의한 행동 방안을 자세하게 요약한 자료를 모든 경영진 구성원에게 전달해야 한다. 단 참가자의 의견은 모두 익명으로 표시해야 한다. 필요 시 현지 경영진에게 관련 내용을 알려줄 수도 있다. 퍼실리테이터는 회의에서 결정된 행동 방안이 실행에 옮겨지는지 확인할 책임이 있다.

마지막 단계는 의사소통이다. CEO 메시지, 인트라넷 등을 통해 회의에서 찾아낸 주요 내용을 강조함으로써 일선 관리자의 중요성을 전달해줘야 한다. CEO가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배우고 있고, 일선 관리자들로부터 얻은 통찰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CEO는 직접 감사의 내용을 담은 e메일을 작성하거나 손으로 직접 쓴 서신(이 편이 더 낫다)을 발송해 새롭게 구축한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켄 밴타는 바슈롬의 기업 전략 업무 책임자로 셰링-푸라우와 파마시아에서 프레드 핫산과 함께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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