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세계화, 로봇, 그리고 노동의 미래

HR컨설팅 업체인 맨파워그룹의 전 CEO 제프리 조어스와의 인터뷰

제프리 조어스가 처음 맨파워에 합류했던 1993년에는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고 회사는 전통적인 사무직이나 생산직 채용에 주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고용환경은 세계화와 급속한 기술 발전에 의해 급격하게 바뀌었다. 2015년에 사임하기 전까지 15년간 맨파워그룹을 이끌었던 조어스는 회사의 전통적 사업 분야를 확대해 IT, 금융, 엔지니어링 전문가들에 대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시장으로 진입함으로써 이런 변화의 물결에 대처했다. 현재 56세로 밀워키 주에서 개인 투자자로 일하는 조어스는 이런 변화 자체와 그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지 대해 HBR 에디터인 에이미 번스타인과 대담을 나눴다.

HBR: 최근의 인력시장을 둘러싼 트렌드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조어스: 가장 뚜렷한, 특히 최근에 시장을 가장 크게 뒤흔들어 놓은 트렌드는 세계화입니다. 1990년대에 중국에 대한 전략이 없었다면 당신은 기회를 놓친 것이고 당신 회사의 경쟁우위를 상실한 거나 다름없었을 테죠. 지금 기업들은 숙련되고, 비용 효율이 높은 노동자들을 찾아낼 수 있는 글로벌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요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숙련된 노동력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소규모의 세부 시장micromarket 분석기술이 등장했는데요. 그래서 회사들은 특정 기술자들이 모여 있는 특정 지역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콜센터는 마닐라에 짓고 프로세싱 센터는 브라티슬라바에 짓는 식이죠. 하지만 가용 기술력과 노동비용 우위를 적극 활용한 초기 행보 이후에는 그 지역에서의 경쟁 우위가 사라지고 이익도 줄어들지요.

당신이 브라티슬라바에서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IT인력을 찾아낸 뒤 프로세싱 센터를 지었다고 합시다. 머지않아 당신의 경쟁사들은 그곳에 덩달아 진출할 것이고, 그러면 가용 인력풀이 줄어들고 임금은 올라갈 테죠. 즉 당신이 발을 들여놓은 초원은 곧 전쟁터로 변해가는 겁니다. 이는 단지 노동비용 우위가 상실될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술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의미하고요. 그러면 당신은 다시 인재 전쟁에 돌입하고, 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고, 그런 노동력을 찾아서 세부 시장을 발굴하는 작업을 다시 하게 될 테지요.

투자자들은 경영 전략에 대해서는 묻지만, 인력관리 전략은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세부 노동시장을 발굴하는 일은 기존의 기술 소싱과 어떻게 다른가요?회사들은 점점 많은 세부 지역에 소규모로 진출하고 있고, 이는 유목민적 사고방식을 뜻합니다. 즉 언제든지 필요한 경우 짐을 싸서 이동한다는 얘기지요. 반대로 대규모 진출은 특정한 지역에 전념하는 것이고요. 회사들은 점점 더 양쪽의 전략을 모두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즉 대규모 사업장을 짓는 동시에 임시적인 소규모 사업장도 구축하는 식이죠.

인재 풀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도 이제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수요가 많은 기술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는 게 요즘 추세입니다. 예컨대 최근 몇 년간은 IT 개발자를 구하기 가장 좋은 곳은 크라카우였지만 지금은 키예프로 바뀌고 있어요. 왜냐하면 크라카우는 이제 포화 상태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이건 마치 두더지 잡기 놀이와 같은 겁니다. 당신은 이제 끝없이, 그리고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기술 전쟁을 직면하고 있고, 그런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거예요.

이 시점에서 개척할 만한 푸르른 초원은 별로 남아 있지 않아요. 중앙아프리카 지역이 다음의 초원이 될 게 분명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진출하기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노동법 관점에서 안전한 지역이 되고 뇌물과 블랙마켓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면, 이 지역도 곧 포화상태가 될 테죠. 이제 회사가 갖고 있는 기존의 노동력만 가지고 금맥을 캐던 시기는 지나가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