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Editor’s Pick

“제품의 품질과 가치를 평가하고, 어떤 제품을 어디서 살지 결정하며, 지인에게 그 제품을 추천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고객의 결정들은 모두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런 고객의 감정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p. 96)

지난 20세기가 ‘이성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감정의 시대’로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이성적 사고에 기초한 과학적 관리 기법이 20세기의 지배적 경영 논리였다면 21세기에는 고객에게 차별적 경험과 감정을 유발하는 기업이 경쟁우위를 차지할 것입니다. 모든 기업들은 어떤 형태로든 고객에게 다양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을 유발합니다. 그리고 이는 고객 경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논문의 필자들은 모든 업종 가운데 고객에게 가장 극심한 감정을 유발하는 분야로 볼 수 있는 암센터 가운데서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곳을 집중 연구해 고객의 감정을 관리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감정이란 키워드를 토대로 우리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얻어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코카콜라가 소비자를 설득해 매일 10억 개의 탄산음료를 구매하게 할 수 있다면, 야채도 똑같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정크푸드 업계는 수요를 창출하는 데 탁월했다. 우리도 그들이 사용하는 전술을 이용해야 했다.” (p. 44)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모든 혁신은 기존 아이디어를 새로운 맥락에서 조합하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런 문제의식은 혁신의 요체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정크푸드 업계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건강에 위협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근처럼 몸에 좋은 재료로 음료를 만드는 업체들은 왜 지지부진한 판매량으로 고전해야 할까요. 그래서 고심 끝에 이 글의 필자는 “정크푸드처럼 먹어라Eat ’Em Like Junk Food”라는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여기에 자판기나 편의점, 마트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제품 종류를 다양화하는 등 정크푸드의 전략을 적극 도입하면서 시장의 판을 새로 짰습니다. 작은 생각의 차이는 큰 성과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이미 잘 해결한 선례를 찾아 접목시키는 것, 매우 현실적이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혁신의 대안입니다.

“고객 성공 관리 부서가 반드시 영업 부서나 서비스 부서를 대체할 필요는 없다. 이 부서의 최우선적 책임은 판매가 이뤄진 뒤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일이다. 이 부서는 전통적 영업 조직과 서비스 조직이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인센티브도 갖고 있지 않은 역할을 수행한다.” (p. 136)

경영 전략 분야의 거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변화를 전망하고 기업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한 아티클을 썼습니다. 이미 엄청난 업적을 쌓았지만 사물인터넷같이 이해하기 만만치 않은 새로운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거장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포터 교수의 제안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끄는 게 고객 성공 관리부서입니다. 다른 여러 부서와 협력하면서 만물인터넷 전략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전담 인력과 조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입니다. 강도 높은 경쟁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현대 기업들이 고려해봐야 할 아이디어라고 판단합니다.

이번 호 스포트라이트는 글로벌 경영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글로벌팀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담은 논문들은 다양성 이슈로 고민하는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다원성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김남국Harvard Business Review Korea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namkuk_kim@hbr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