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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인사조직

혁신의 장애물 제거하기

매거진
2019. 11-12월호

INOVATION

혁신의 장애물 제거하기

성장으로 인도하는 습관과 루틴을 구축하라.

 

스콧 D. 앤서니

이노사이트 수석파트너

라훌 나이르

이노사이트 매니저

나탈리 페인쇼드

이노사이트 학습담당 이사

폴 코번

DBS의 최고데이터혁신관리자다.

 

 

 

 

 

내용 요약

도전과제

혁신에 대한 기업의 투자는 독창적 사고를 저해하는 일상적인 루틴과 습관 때문에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한다.

 

해결책

리더는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행동촉진장치(Behavior Enabler), 매개물(Artifact), 넛지(Nudge)를 결합한 ‘BEAN’ 개입을 통해 그 영향을 상쇄해야 한다.

 

결과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기술개발센터에 혁신을 구현하기 위해 이 접근방식을 적용했다. 직원의 참여도가 20% 증가했으며, 기술개발센터는 혁신하기 좋은 일터로 선정됐다.

 

 

 

 

업들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사내 벤처캐피털과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실리콘밸리 견학 등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맥킨지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한 기업임원 중 94%는 회사의 혁신성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진행된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혁신에 쏟아부은 돈에 비해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필자들은 조직 저변에 깔린 커다란 장애물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장애물은 바로 혁신을 억누르는 일상적인 루틴과 의례들이다.

 

다행히도 이 문제를 해결할 똑똑한 공략법은 존재한다. 우리는 혁신을 짓누르는 나쁜 습관을 탈피해 혁신을 촉진하는 새 습관을 구축할 수 있는 실용적 방법을 개발했다. 행동변화에 대한 자료 연구와 동남아 최대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 수십 개 글로벌기업과 협력하며 쌓은 경험의 산물이다.

 

똑똑한 공략법이 대부분 그렇듯이 우리가 제안하는 접근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진 않는다. 하지만 분명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실행하려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개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 핵심 요소는 행동촉진장치(Behavior Enabler)와 매개물(Artifact), 넛지(Nudge). 이를 줄여 ‘BEAN’으로 부르고자 한다. ‘행동촉진장치란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나 프로세스를 말한다. ‘매개물은 실제 보고 만질 수 있는 물건으로, 새로운 행동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한다. ‘넛지는 행동과학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간접적인 제안과 강화를 통해 변화를 촉진한다. BEAN은 해결책을 다소 단순하게 표현한 감이 없진 않다. 하지만 단순해서 기억하기 쉬운 만큼, 더 나은 습관을 개발하려는 조직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아티클에서는 기업이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했던 다양한 BEAN을 소개하고, 어떤 특성이 BEAN의 효과성을 높이는지 설명한다. 더불어, 조직이 어떻게 자체적으로 BEAN을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한다. 먼저, 혁신을 촉진하는 행동과 혁신을 저해하는 장애물에 관해 간략히 살펴보자.

 

 

혁신 촉진 행동과 혁신 장애물

 

필자들은 혁신을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연구에서는 혁신을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혁신은 엔지니어나 과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신제품 개발에만 국한되는 활동도 아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도 있고, 마케팅 접근방식도 혁신할 수 있다. 획기적인 솔루션이 곧 혁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상적 개선을 통해 복잡한 일을 쉽게 만들거나 비싼 제품의 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추는 활동도 혁신이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가장 혁신적인 조직이 보여주는 다섯 가지 핵심 행동을 알게 됐다. 첫째, 어떤 일이든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가정한다. 둘째, 고객의 명시적·암묵적 필요와 욕구를 깊이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셋째, 적극적으로교차 수분cross-pollinating을 하며 조직 안팎으로 협업한다. 넷째, 성공에 이르려면 실험과 신속한 반복, 빈번한 실패가 필요함을 인식한다. 다섯째, 구성원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며 필요한 자원을 요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

 

놀랍게도 어느 것 하나 별로 특별할 것 없는 행동이다. 그런데도 이런 행동을 흔히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지기도 한다. 어린 시절 우리는 창의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협력적이고 모험을 좋아했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런 행동은 하나둘 억압받기 시작했다. 학생과 직원들은 세상일에정답이 있다고 교육받는다. 정중하게 질문을 제기하고 반대 의견을 내는 일조차도 위험이 뒤따름을 깨닫는다. 이런 규칙을 학습하면서 어린 시절 우리의 일부였던혁신근육은 위축된다. ‘마시멜로 챌린지라는 팀 활동이 있다. 스파게티 면과 테이프, 실을 사용해 정해진 시간 안에 가장 높은 구조물을 만들어 꼭대기에 마시멜로를 얹는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마시멜로 챌린지에서는 대체로 MBA 신입생들이 유치원생보다 못한 결과를 얻는다. 그 이유도 혁신근육의 위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영진에게 무엇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지 물어보면, 현실적인 장애물들을 탓할 것이다. 시간 부족(새로운 발상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임원이나 조직은 드물다),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봤자 얻을 게 없다는 인식, 그저 비용과 실패에 대한 책임만 늘어난다는 시각, 혁신스킬 부족, 아이디어가 결실을 보기 위한 인프라 부족 등이 그런 장애물들이다. 그러나 혁신을 방해하는 최대 요인은 바로 조직의 관성이다. 한 기업 임원은 필자들에게기업은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돼 있기 마련인데, 바로 그래서 문제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경영자들은 커다란 역설에 직면해 있다. 오늘날의 성공모델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오히려 미래의 성공모델 발굴을 저해하는 행동을 강화한다는 역설이다.

 

관성이라는 문제에 대처하지 않으면 다른 장애물을 제거하려 노력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다. 관성으로 억눌린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준다고 하자.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일하는 시간만 늘어날 뿐이다. 새로운 스킬을 교육한다 해도, 기존 루틴과 맞지 않으면 헛수고가 된다. 다행히도 BEAN을 사용하면 조직 내의 관성과 장애물을 타파할 수 있다. 그럼 BEAN을 활용한 성공 사례를 살펴보자.

 

 

DBS의 혁신 장애물 극복하기

 

피유시 굽타Piyush Gupta 2009 DBS CEO로 취임한 후 갑갑하고 규제로 꽉 막힌 조직을 애자일한 기술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27000명이 근무하는 스타트업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한때 DBS는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느려터진(Damn Bloody Slow, DBS)’ 은행으로 악명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금융서비스 업계에서 세계적인 디지털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2019년에는 금융전문매체 더뱅커가 선정한올해의 은행’, 글로벌 파이낸스가 선정한세계 최고 은행’, 유로머니가 꼽은세계 최고 은행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은행이 되기도 했다.

 

2016년만 해도 DBS는 여전히 과도기를 겪고 있었다. 조직의 개선 현황에 관해 논의하고자 싱가포르에 모인 최고경영진은 진전이 있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논의 결과, 제 기능을 못 하는 회의가 조직의 관성을 강화하고 혁신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꼽혔다. DBS에서 회의는 대부분 딱할 정도로 비효율적이었다. 회의가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나기 일쑤였기 때문에 리더들은 혁신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겼다. 안건에 관해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런 의사결정 없이 끝나는 때도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왜 참석해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의무적으로 회의장소에 나타나곤 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방어적인 자세로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바로 이 점이 가장 두드러졌다. 경영진은 이런 회의문화가 다양한 목소리를 억누르고 현상 유지를 강화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DBS ‘MOJO’라고 하는 BEAN을 도입했다. 구글이 내놓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프로젝트팀이 높은 성과와 혁신을 달성하려면 평등한 의견수렴과 심리적 안전이 더없이 중요하다. MOJO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열린 태도로 협업이 가능한 회의를 표방한다. 구체적으로 MO미팅 오너Meeting Owner의 줄임말로, 회의가 명확한 의제를 가지고, 제시간에 시작하고 끝나며, 모든 참석자가 동등한 발언권을 갖도록 하는 책임을 진다. JO즐거운 관찰자Joyful Observer를 뜻한다. 이들은 회의가 활기차게 진행되도록 도우며 폭넓은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JO에겐 모든 참석자가 휴대전화를 테이블 한 곳에 쌓아두도록 하는휴대폰 젠가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JO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MO의 역할수행을 평가하는 일일 것이다. 회의가 끝난 후, JO는 회의가 어떻게 진행됐고 MO가 무엇을 개선할 수 있는지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JO 역할을 맡은 사람의 직급이 낮더라도 MO에게 직접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권한이 명시적으로 주어진다. 관찰자가 존재하고 피드백을 받는다는 점 때문에 MO는 회의에서 보이는 행동에 주의하게 된다.

 

DBS는 회의실에 있는 물리적인 매개물(작은 카드, 벽면 아트, 주사위처럼 던질 수 있는 종이상자 등)과 다양한 측정 및 추적 도구들로 MOJO 접근을 뒷받침했고, 그 영향은 엄청났다. DBS에서 회의는 더 이상 늦게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덕분에 직원들은 지금까지 약 50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상시 진행하는 직원설문조사로 측정한 결과, 회의의 효과성은 두 배로 증가했다. 회의에서 동일한 발언권이 주어진다고 응답한 구성원 비율도 40%에서 90%로 껑충 뛰었다. 효율성과 효과가 향상됐다고 해서 회의가 지루해졌다는 뜻은 아니다. DBS가 표방하는즐거운 뱅킹Make Banking Joyful에 걸맞게, JO를 맡은 사람들은 심지어 랩으로도 피드백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일화도 있다. 한 번은 회의 중에 고위임원이 냉정을 잃고 벌컥 화를 낸 적이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JO는 그 때문에 모든 토론이 중단됐다고 임원에게 소신있게 말해줬다. 임원은 그 피드백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다음에는 더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례는 직원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며, DBS MOJO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행동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효과적인 BEAN을 실현하는 열쇠

 

나쁜 습관을 버리기란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최근에는 이 문제를 파고든 대중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칩 히스와 댄 히스의 <  스위치  >,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의 <  넛지  >, 찰스 두히그의 <  습관의 힘  >, 대니얼 카너먼의 <  생각에 관한 생각  > 등이 그 예다. 이 책들은 나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실용적 방법을 제시한다. 이들 학자와 컨설턴트 작가는 사람의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측면과 감정적이고 직관적인 측면을 모두 활용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리고 이 통찰은 BEAN 방법론의 기초가 됐다. 필자들은 중독 치료를 위한익명의 알콜중독자 모임Alcoholics Anonymous이나 다이어트 서비스인웨이트 와처스Weight Watchers처럼 오랫동안 각광받고 있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빌려오기도 했다. 이들은 습관 변화를 위해 만트라, 넛지, 사회적 상호작용 등을 조합해 사용한다. 또한 목표 설정과 달성, 사회적 비교, 격려가 어떻게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하는지 설명하는 행동과학 분야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

 

우리는 연구를 위해 더 나은 혁신습관을 촉진하는 약 130개의 개입 사례를 수집했다. 이 사례들은 필자들의 고객회사, 정보제공업체인 이노베이션 리더Innovation Leader의 케이스스터디, 보스턴 지역 스타트업인 테트라Tettra가 엮은 기업문화 사례집에서 얻은 내용이다. 그런 다음 우리와 이노사이트Innosight팀이 함께 이 사례들을 분석하고 다양한 조직에서 실험을 실시했다. 우리가 찾은 바에 따르면, 성공을 거둔 BEAN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었다.

 

 

첫째, 단순하다.실행과 기억이 쉬운 개입일수록 사람들이 빠르게 받아들였다.

 

둘째, 재미있다.재미와 인간적 교류가 있는 활동에 참여하면 사람들은 내재적 보상을 얻는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동참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동기부여를 다루는 학계에서 오래전부터 정설로 통한다.

 

셋째, 추적 가능하다.자기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다른 사람의 성과와 비교할 수 있다면 강력한 동기부여 요인이 된다. 핏빗과 같은 스마트한 활동추적장치가 사람들이 운동습관을 기르도록 도움을 줄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BEAN 역시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넷째, 실용적이다.가장 좋은 BEAN은 기존 회의 및 프로세스와 자연스럽게 통합된다. 따라서, 큰 변경이나 완전히 새로운 루틴이 필요없다.

 

다섯째, 강화 장치가 있다.사람들은 종종 새로운 습관을 계속 사용하도록 상기시켜 줄 물리적 장치와 디지털 장치를 필요로 한다.

 

여섯째, 조직 내부적으로 모순이 없다.변화와 관련된 연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중 하나는 스티븐 커Steven Kerr 1995년 고전 <  B가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정작 보상은 A에 대해 하는 어리석음  >[1]이다. 효과적인 BEAN이라면 회사로부터 처벌받는 행동이나 회사의 보상과 동떨어진 행동을 권하진 않는다.

 

MOJO에는 이런 특징들이 모두 모여 있다. DBS가 훌륭하게 설계한 BEAN의 또 다른 사례는간달프 장학제도Gandalf scholarship. 간달프는 원래 J.R.R. 톨킨의 <  반지의 제왕  >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사다. 동시에, 구글,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 링크트인, 페이스북 등 디지털 공룡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DBS의 열망을 담은 이름이기도 하다. DBS를 넷플릭스와 아마존 사이에 넣어 각 기업 이름의 알파벳 첫 글자를 나열하면 간달프GANDALF가 된다. DBS 직원은 누구나 1000싱가포르달러( 740달러) 상당의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다. 직원들은 지원받은 돈으로 교육과정 수강, 도서 구입, 콘퍼런스 참석 등을 통해 현재 상태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학습조직이 되겠다는 DBS의 목표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지원금 수령자는 자신이 배운 내용을 회사동료에게 가르쳐야 한다. 2019년 가을까지, DBS는 인공지능부터 관리자를 위한 스토리텔링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100회 이상 장학금을 수여했다. 수령자 한 명당 교육한 인원도 평균 300명에 육박한다. DBS는 이렇게 먼저 학습한 직원이 다른 직원을 가르치는 동영상을 관련 기사 및 기타 정보와 함께 온라인 채널에 게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의 매개물은 1만 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다. DBS는 비용 1달러당 긍정적인 영향을 준 직원 수를 비교할 때, 간달프 장학제도가 전통적인 교육에 비해 30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BEAN의 또 다른 좋은 예로,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의 사례를 살펴보자. 타타그룹은 차(), IT컨설팅, 자동차 등 광범위하게 뻗어 있는 사업부문 전반의 혁신성과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한다. 이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상부문 중 하나는대담한 도전Dare to Try상이다. 상의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는 과감하게 도전하다 실패한 팀에 수여되는 상이다. 타타는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끈기 있게 도전하는 문화의 성장을 보여주는 대담한 도전상은 참신하고 대담하며 진지한 시도였지만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인정해 수여하는 상이라고 밝혔다. 대담한 도전상은 중요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매년 수백 개 팀이 수상후보가 되기 위해 신청한다. 이 상을 홍보함으로써 리스크를 감수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혁신적인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 수상 트로피와 더불어 한눈에 들어오는 행사 관련 기사는 타타그룹의 혁신문화를 효과적으로 강화하는 매개물로 작용한다.

 

 

BEAN을 구축하는 방법

 

BEAN MOJO와 같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경우가 많지만, 필자들은 기업이 BEAN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3단계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우리는 DBS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분야에 있는 조직에 거듭 적용해 보면서, 개발 프로세스를 시험하고 개선했다.

 

몇 차례 테스트는 DBS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새로 설립한 인도 하이데라바드의 기술개발센터에서 진행됐다. 기술개발센터는 고객 대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설계와 지원 등 전에는 외주사에 맡기던 기능을 이어받았다. 또한 DBS에 더욱 기업가적인 문화를 밑바닥부터 쌓아올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센터 사무실의 디자인은 잘나가는 신생 기술벤처기업에서 볼 수 있는 탁 트인 공간, 테이블 축구 게임, 스낵 바 등을 갖추고 있었다. 채용 프로세스도 넷플릭스와 같은 혁신기업을 본떠 남다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유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설계했다. 그러나 사무실 불이 켜지는 순간부터 직원들이 경험하는 일상은 스타트업과 거리가 멀었다. 엔지니어들은 익숙한 루틴에 빠져들었다. 체계적이긴 했지만, 빠르게 실험을 시도해 보는 방식은 회피하기 일쑤였다. 직원참여도 점수는 최악은 아니었어도 DBS가 원하는 수준에는 훨씬 못 미쳤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이노사이트Innosight 컨설턴트들과 DBS의 기술 및 운영 변화 담당자들(일명문화팀’)은 원치 않은 습관을 버리고 바람직한 새로운 습관을 구축하는 BEAN을 개발하기로 했다.

 

STEP 1원하는 특성을 구체적으로 정한다. 문화팀은 제일 먼저 민첩함, 학습지향, 철저한 고객중심, 데이터 기반, 실험지향 등 조직이 원하는 기업문화의 특성들을 정리했다. 이어서, 각 특성에 부합하는 행동을 나열했다. 예를 들어, ‘실험지향이라는 특성 아래에는새로운 아이디어는 신속하게 시험해 본다’, ‘린 실험 방법론을 믿는다’,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실패하되 더 빠르게 학습한다등의 포부가 담긴 내용이 포함됐다.

 

STEP 2 장애물을 파악한다.다음으로 문화팀은 혁신적인 행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조사했다. 팀원들은 직원회의를 참관하고, 진단설문조사와 일대일 비공개 직원인터뷰를 실시했다. 개발자들이 일주일간 기록한업무일지를 검토하기도 했다.

 

여러 이슈 중에서도, 직원들은 자기업무의 맥락을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수의 구성원이 자신이 참여한 프로젝트가 회사의 거시적인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프로젝트 참여자들 개인과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기대사항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일부 직원은 문제제기가 금기처럼 느껴져서 불만이 있어도 속에만 담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일상업무에 지쳐서 실험할 여력이나 시간이 없었다는 직원들도 있었다.

 

문화팀의 구성원들이 찾고 있는 행동과 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매우 정확하게 기술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BEAN을 개발할 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엉뚱한 장애물을 제거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만 잔뜩 나열하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이끌어내고 싶은 변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간단한 방법은 팀별로 직원들을 모아서우리가 ···을 하면 좋지 않을까요라는 질문과하지만 ···때문에 안 되죠라는 두 문장의 빈 곳을 완성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첫 번째 질문은 원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것이고(112페이지혁신행동 구체적으로 파악하기참고) 두 번째 문장은 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정확히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STEP 3개입 계획을 수립한다.마지막으로 문화팀은 장애물을 제거할 방안을 설계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문화팀은 고위임원들과 2일짜리 워크숍을 하이데라바드와 싱가포르에서 각각 한 차례씩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바람직한 행동과 장애물을 함께 논의한 후 소그룹으로 흩어져 구조화된 브레인스토밍에 참여했다. 발상을 촉진하기 위해 다른 조직에서 개발한 BEAN 사례들을 각 소그룹에 제공했다.(111페이지기업들의 BEAN 적용 사례참고) 그리고 새로운 BEAN을 설계하기 위해 간단한 템플릿을 사용했다. 소그룹은 템플릿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행동, 이를 방해하는 습관, 습관을 타파할 수 있는 행동촉진장치와 넛지를 작성했다. 이어서 모든 참가자는 다시 한 곳에 모여 15개의 제안된 BEAN을 검토하고 투표를 통해 실제로 추진할 BEAN을 선정했다.

 

이 기술개발센터에서 지적된 맥락과 소통, 시간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 가지 개입 계획은 다음과 같다.

 

맥락의 부족.전체적인 업무맥락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하던 대로 해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강화됐다. 이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BEAN조직문화 캔버스였다. 알렉산더 오스터왈더Alexander Osterwalder와 이브 피뉴어Yves Pigneur가 만든 비즈니스모델 캔버스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디어였다. 그들은 비즈니스모델의 핵심요소를 한 장의 캔버스에 담았다. 조직문화 캔버스도 그와 마찬가지로 포스터 크기의 한 장짜리 단순한 템플릿이다. 프로젝트팀들은 조직문화 캔버스에 자신들의 비즈니스 목표를 명시하고 팀의 역할과 규범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내용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기대목표와 조직 내에서 프로젝트의 의미, 팀원의 역할 등을 더욱 분명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각 팀이 목표와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인식하면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데 원동력이 된다.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팀원들의 사진과 서명이 포함된 물리적 매개물은 팀의 약속을 시각적으로 상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소통의 부족.팀 템프team temp는 직원들이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BEAN이다. 팀 템프는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매주 첫 번째 회의에서 사용한다. 프로젝트팀원들을 익명으로 초대해 팀 분위기가 어떤지 1(매우 부정적) 10(매우 긍정적) 사이의 점수를 입력하고 자기 기분을 나타내는 단어를 선택하도록 한다. 그렇게 하면 팀 내부에 문제가 있는지 금세 드러난다.(1점과 2점이 연속으로 나오면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하다.) 팀 리더 진행하에 무슨 일이 있으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토의로 이어진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팀의 분위기를 계속 추적하기 때문에 개입이 효과가 있는지도 측정할 수 있다.

 

 

 

시간의 부족.문화팀은 시간 부족이라는 장애물을 무너뜨리기 위해 ‘70:20:10’ BEAN을 만들었다. 구글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은 70:20:10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시간의 70%는 일상업무에, 20%는 업무개선 아이디어 개발에, 10%는 실험과 관심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한다. 개인이 원하는 실험에 업무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허용함으로써 혁신적 사고를 촉진한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문화팀은 개발자들이 실험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공유하는 의례도 만들었다.

 

위 사례들을 비롯해 선정된 BEAN들은 초기에 하이데라바드의 파일럿팀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BEAN이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측정해 개선했다. 효과가 떨어지는 BEAN은 버리고, 효과적인 BEAN은 더 폭넓게 보급하고 추적했다. 70:20:10 BEAN의 결과로, 각 팀은 다수의 수동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한 사람이 주요 업무에 쏟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다른 혁신 개발에 투자할 수 있었다. MOJO의 결과를 추적 개선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초기 버전도 한 개발자의 실험시간에서 탄생했다. 한편, 임원들도 새로운 업무방식을 모델링하는 데 사용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이러한 개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직원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하이데라바드 구성원들의 참여도 점수가 20% 증가했으며, 고객중심도점수 역시 현저히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개발센터는 2018년 링크트인이 선정한 인도의 가장 일하기 좋은 25개 직장 중 하나로 선정됐다. 2019년에는혁신하기 좋은 직장으로 선정돼 권위 있는 지노브 어워드Zinnov Award를 수상했다.

 

 

‘이노간다Innoganda를 넘어 실제 효과 내기

 

DBS의 혁신 스토리는 CEO의 촉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하이데라바드 센터 내의 혁신작업은 경영진보다 몇 단계 낮은 팀 단위에서 진행됐다. 이처럼 BEAN의 강점 중 하나는 팀, 부서, 사업부문, 전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 수준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주의사항이자 충고를 덧붙이고자 한다. 혁신을 촉진하고자 하는 기업이 다른 혁신기업에서 사용하는 매개물을 단순하게 모방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가령 밝은색 인테리어로 꾸며진 구색이 잘 갖춰진 사내식당을 열거나 직원들에게 스쿠터를 제공하는 식이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매일 보이는 행동과 연결됨 없이 급조한 매개물은 효과가 없을 것이다.

 

필자 중 한 명인 스콧 D. 앤서니가 캄보디아의 한 소셜벤처기업을 방문했을 때도 이런 사례를 본 적이 있다. 이 기업은 의복, 조각, 동상 등을 만드는 가난한 기능공을 수천 명 고용하고 있다. 이 벤처기업과 연결된 한 누에농장에서는 하늘색 상자를 비치해 두고 직원들에게당신을 위한, 당신의 동료를 위한, 당신의 행복을 위한피드백과 아이디어를 남기라고 권유하고 있었다. 훈훈한 모습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상자에 걸린 자물쇠에는 녹이 슬어 있었다. 이 상자를 최근에 열어 본 적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단 한 번도 이 상자를 열어본 적이 없을 수도 있다. 이는 전형적인이노간다Innoganda의 예다. 이노간다는 이노베이션과 프로파간다의 결합어로, 경영진이 할 일을 하지 않을 때 혁신이 선전문구로 전락하는 현실을 고통스럽게 상기시킨다. 처음에는 에너지가 충만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냉소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지원이 없다면 어떤 훌륭한 BEAN을 도입하더라도 이노간다로 변질될 수 있다. 최상 품종의 씨앗을 뿌려도 토양을 제대로 가꿀 사람이 없으면 결실을 볼 수 없는 이치와 같다. DBS가 혁신을 향한 여정을 막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많은 임직원, 특히 리더들은 혁신이 과학 쪽으로 머리가 발달한 사람이나 창의력이 넘치는 사람의 영역으로만 여겼다. 이런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DBS의 기업문화개선 전담팀은 직원들에게 혁신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전담팀은 인사팀과 협력해 경영진이 3일간 디지털 콘셉트에 대한 교육을 받은 후 48시간 동안해커톤hackathon에 참여하는 일주일간의 행사를 개최했다. 참여자들은 실제 스타트업 직원들과 함께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애플리케이션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마지막 날 오후에는 CEO를 앞에 두고 프로토타입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새로운 사고방식과 행동을 임원들도 경험하게 함으로써 실용적이면서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을 전사적으로 일관성 있게 시행할 수 있었다. 이제 DBS 구성원들은 새로운 BEAN이 도입될 때마다 백안시하거나 적극적으로 반대하기보다는 마치 새롭게 출시된 게임을 대하듯 호기심을 갖는다. BEAN이 뿌리를 내리며 직원과 조직에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 줌으로써 그 가치를 입증했기 때문에 구성원들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됐다.

 

체계적으로 혁신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직원들의 실험을 독려하는 기업들이 늘어난다면 마침내 리더의 혁신 목표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메워지는 날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속한 조직의 사람들에게도 호기심과 창의력이 충만한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 젊은 정신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야말로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번역 류아람 에디팅 이방실

 

[1] ‘On the Folly of Rewarding A, While Hoping for B’

 

스콧 D. 앤서니(Scott D. Anthony)는 이노사이트의 수석파트너다.

폴 코번(Paul Cobban) DBS의 최고데이터혁신관리자다.

라훌 나이르(Rahul Nair)는 이노사이트의 매니저다.

나탈리 페인쇼드(Natalie Painchaud)는 이노사이트의 학습담당 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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