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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위기관리

문화적 혁신

매거진
2020. 9-10월호
INNOVATION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기업을 혁신으로 질주하게 만든다

내용 요약

상황
대부분의 기업은 혁신을 추구할 때 제품의 기능을 개선하는 ‘더 나은 쥐덫’ 접근법을 취하지만 평범한 성과밖에 내지 못한다.

다른 접근법
성공하는 기업은 먼저 기존 카테고리의 취약한 부분을 파악하고, 그런 다음 그 카테고리의 이데올로기와 상징을 재창조하는 ‘문화적 혁신’ 접근법을 취한다.

결과
포드의 SUV 익스플로러는 지루한 ‘엄마 차’로 인식되던 미니밴 대신 흥분, 모험, 화려함을 약속하며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패밀리카 자리를 차지했다. 기술적으로 개선된 자동차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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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달러를 벌게 해줄 혁신을 마다할 기업이 있을까. 많은 기업이 테크 업계에서 완성된 혁신 모델을 모방한다. 이를테면 P&G는 이른바 '건설적 파괴'constructive disruption를 추구한다. 이 회사는 테크 창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벤처 랩을 갖추고, 린 탐색과 학습1 프로토타입을 도입해 자체 혁신 프로세스를 마치 스타트업처럼 설계했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식이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현실 소비재 시장에서 혁신이란 점진적이고, 느리고, 고된 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혁신은 기존 브랜드를 확장하고, 소비자를 유혹하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공식을 뒤트는 프로세스의 연속이다. P&G는 센서가 달려 있어 기저귀 갈 시간을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팸퍼스’를 만들었지만, 이런 스타급 혁신 제품이라 해도 수십억 달러를 벌어줄 만큼의 파괴력은 없다.

게다가 크게 한 방을 노리는 기업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경우는 드물다. 오랫동안 커피 사업 구축을 우선순위로 삼아온 코카콜라를 보자. 수년간의 연구와 테스팅 끝에 코카콜라는 두 가지 혁신에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카페 체인 파 코스트 커피Far Coast Coffee와 커피와 콜라를 섞은 코카콜라 블랙Coca-Cola BlāK이다. 두 아이디어 모두 크게 실패했고, 코카콜라는 그 대신 50억 달러(약 6조 원)라는 엄청난 가격에 영국의 카페 체인 코스타커피Costa Coffee를 매입해야 했다.

이는 조직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내가 '더 나은 쥐덫'better mousetraps이라고 부르는 혁신 패러다임에 올인하기 때문이다. 사상가이자 시인인 랠프 왈도 에머슨은 오래전에 이렇게 말했다. “더 나은 쥐덫을 만들어라. 그러면 온 세상이 너에게 몰려들 것이다.” 엔지니어와 경제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혁신을 상상한다. 경쟁사들보다 더 뛰어난 가치제안을 만들기 위해 벌이는 경쟁 말이다. 이는 기능성, 편리함, 신뢰성, 가격,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승리하면 되는 혁신이다.

당신의 회사가 테크 기업이라면 ‘더 나은 쥐덫’ 방식의 혁신이 때로는 적절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수천 명의 전문가와 세미나, 부트 캠프에서 이런 혁신을 모색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될 조언을 해줄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의 영향력이 덜하거나, 방어가 불가능한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어떨까? 낮은 투자수익률이라는 패턴에 직면한 많은 기업에게 더 나은 쥐덫을 좇는 방식의 혁신은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것처럼 피곤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행히도 더 나은 쥐덫을 설치하는 것만이 혁신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소비재 시장에서 혁신은 종종 내가 '문화적 혁신'cultural innovation이라고 부르는 논리에 따라 진행된다. 스타벅스, 파타고니아, 잭 다니엘스, 밴&제리 아이스크림, 비타민워터 같은 브랜드를 생각해보라. 과연 어떤 것이 혁신인지는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있다.

이 브랜드들이 각자 사업적 돌파구를 만들었을 때, 소비자들은 이들이 중요한 혁신을 이뤘다고 봤다. 더 나은 쥐덫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혁신이라 말하기 어렵겠지만 말이다. 각각의 경우에 사람들은 그 브랜드의 이데올로기, 즉 카테고리를 재해석해 가치제안을 바꿔놓은 데 호응했다.

문화적 혁신은 당연히 독특한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된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창업자의 연설, 제품의 포장, 원재료, 상품의 디자인, 언론 보도, 심지어 자선활동에서도 문화적 혁신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 브랜드는 현재 규정된 카테고리를 선도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식의 경쟁에 동참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른 게임을 한다.

더 나은 쥐덫 방식의 혁신을 이끄는 것은 양적인 측면의 목적의식에서 비롯된다. 이때는 기존 가치개념 위에서 경쟁자를 이겨야 한다. 반면 문화적 혁신은 질적 목적의식에 따라 움직인다. 소비자가 무엇이 ‘가치’인지 이해하는 방식부터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문화적 혁신을 연구하고 여러 기관을 자문해왔다. 그러면서 기업이 문화적 혁신을 추구하도록 해주는 전략적 원칙들을 밝혀냈다. 앞으로 소개할 원칙들은 ‘더 나은 쥐덫’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칙들과는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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