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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P&G의 경험에서 배우는 CEO 승계관리의 지혜

매거진
2013. HBR in DB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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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1 10월 호에 실린 P&G의 전 회장 겸 CEO A.G 래플리(A.G. Lafley),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 노엘 M 티치(Noel M. Tichy)의 글 ‘The Art And Science Of Finding The Right CEO’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서문

2010 930일에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HP)는 과거 SAP CEO였던 레오 아포테커(Leo Apotheker)를 신임 CEO 자리에 앉힌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대표적인 기술 회사인 HP의 이사회는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세 번째로 사내 후보를 제치고 외부인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다. 아포테커가 HP의 신임 CEO가 되기 두 달 전 HP CEO였던 마크 허드(Mark Hurd)는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혐의 때문에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고 돌연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다수 언론들은 허드의 행동에 초점을 맞췄고 일부는 HP 이사회의 결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학계, 언론, 투자그룹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긴 했지만 놀랍게도 허드의 퇴임으로 등장한 가장 중요한 문제, HP가 제대로 된 CEO 승계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었다.

 

허드는 한 개인으로서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허드와 HP 이사회는 허드가 HP를 떠날 경우를 대비해 (계획했든지, 아니든지 간에) CEO의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는 최소의 사내 후보를 양성하기 위한 절차를 미리 마련해두지 못했다는 더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 (허드의 전임자 칼리 피오리나(Carly Fiorina)도 허드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레 회사를 떠나는 바람에 공식적인 승계 절차를 마련해두지 못했다.)

 

사실 요즘에는 CEO가 떠난 후에 불확실성과 혼란이 생기는 사례가 그렇지 않은 사례보다 훨씬 많다. 잘나가는 기업들의 상당수가 이런 문제를 겪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와 잡지<코퍼레이트 보드 멤버(Corporate Board Member)> 1000명 이상의 이사(이사회에 참석하는 멤버)들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약 절반이 자사의 승계계획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미비한 승계계획은 CEO들의 재임 기간이 과거만큼 길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지난 10년 동안 <포춘(Fortune)>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 CEO 재임 기간의 중간 값이 9.5년에서 3.5년으로 줄어들었다. CEO의 재임 기간이 짧아지면 그 다음에 CEO의 자리에 앉을 사람을 충분히 심사하거나 준비시키기가 어려워진다.

 

이사회가 현직 CEO의 임기 마지막 해나 그 전 해가 되기 전까지 승계계획을 전혀 준비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 무렵이 되면 이사회는 사실상 승계과정에서 손을 떼게 된다. 이사회에게 단 1명의 가능성 있는 후보(현직 CEO가 임명한 후계자)의 이름이 주어질 뿐 실질적인 선택권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래플리가 CEO를 맡고 있을 당시 프록터앤드갬블(Procter & Gamble·P&G)에 도입된 승계 절차 및 래플리와 내가 다른 업계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승계계획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찾아보기로 했다. (우리가 다른 업계에서 겪은 경험은 래플리가 GE를 비롯한 다른 회사 이사회의 이사 및 사모투자 회사 클레이튼, 더빌리어 앤 라이스(Clayton, Dubilier & Rice)의 특별 파트너로 재직하면서 겪은 일, 내가 여러 글로벌 기업의 CEO들에게 승계와 경영진 양성에 관한 조언을 제공한 경험 등을 포함한다.)

 

본 논문에서는 P&G가 사내 경영진 리더십 파이프라인(강력한 CEO 후보를 여러 명 탄생시킨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도입한 시도 중 일부를 살펴볼 것이다. 래플리에게는 미래에 P&G를 이끌어나갈 경영팀을 양성하기 위한 9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다른 CEO들이 좀처럼 누리지 못하는 호사였다. 하지만 래플리의 경험이 주는 교훈은 얼마든지 일반화할 수 있다. 재임 기간이 짧다 하더라도 P&G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 못지 않게 효과적인 승계과정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또한 우리는 규모가 큰 다국적 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비상장 기업, 비영리 조직 등에서도 이런 시도가 효과를 발휘하는 모습을 수없이 목격해 왔다.

- 노엘 M 티치

 

CEO와 마찬가지로 이사회는 할 일이 산더미다. 승계와 같이 먼 미래에 일어날 것처럼 보이는 일, 그리고 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분명한 일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은 사치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CEO들은 떠나야 할 때가 임박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사회에 자신이 떠나고 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논의를 요구하지 않는다. 자신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CEO가 회사를 떠나야 할 무렵에는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나갈 만한 자격이 있는 후보를 양성하기에는 너무 늦다.

 

하지만 이사회가 내려야 할 가장 중요한 결정이 차기 CEO를 선택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CEO 선택은 회사의 전략과 전략 실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회사의 비즈니스와 재무 성과를 결정짓는다. 모든 기업은 건강 문제, 때 이른 죽음, 온갖 예기치 못한 사건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계획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권한 이양 과정을 진행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내가 갑작스레 P&G CEO 자리에 앉게 된 2000 6월에는 P&G에 승계 계획이 없었다. 내가 CEO로 취임하기 전 P&G는 표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엄격한 규율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탁월한 방식으로 전략을 실행해 P&G를 다시금 전략 궤도 위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했다. P&G의 주재 이사 놈 어거스틴(Norm Augustine), P&G의 회장이자 나의 멘토인 존 페퍼(John Pepper) 등과 힘을 모아 P&G 이사회와 경영팀이 다시금 긴밀히 협력하도록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P&G CEO로 취임한 후 첫 100일 동안 나와 P&G 경영팀은 주요 고객 및 공급업체와 관련된 업무 수행 능력을 개선하고 몇 개의 간단한 전략적 선택(차후에 회사의 성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 강력한 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을 하는 데 전념했다. 우리는 핵심 비즈니스와 핵심 강점에 재투자하고 개도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인수와 유기적인 방식을 통해 미용, 건강, 개인생활용품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우리는 P&G의 리더십과 상의하달의 경영관리 방식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영진을 양성하고 훈련시키는 일은 비즈니스의 장·단기적인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P&G가 핵심 비즈니스에서 선두 위치를 회복하고, 새로운 범주 및 시장으로 진출하고, 많은 이윤이 수반되는 성장을 해나가기에 유리한 위치에서 진정으로 세계화된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영진을 양성해야만 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사회가 가지는 4개의 핵심적인 책임을 정의하기 위해 마주 앉은 자리에서 놈과 나는 가장 중요한 책임 목록이 CEO 승계(그리고 경영진 리더십 개발)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CEO 승계 문제 외에 이사회가 책임을 져야 할 중요한 목록으로 꼽은 세 가지는 기업 차원에서의 전략적 감독, 전반적인 기업지배구조, 기업의 위험도 관리였다. 그런 다음, 우리는 사외 이사들이 승계 절차에 좀 더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보상 위원회(Comp Committee)’라는 이름을경영진 양성 및 보상 위원회(Leadership Development and Compensation Committee)’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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