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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 WORK 무라카미 다카시

매거진
2021. 3-4월호
Life’s Work 무라카미 다카시


고등학교 성적이 부진했던 무라카미는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해서 미대에 갔다. 하지만 대학원까지 진학했고, 이후 뉴욕에서 동양과 서양, 주류와 비주류가 만나는 미학으로 명성을 얻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평론가들에게 사랑받는 예술가로서, LVMH, 카니예 웨스트, 뉴욕현대미술관(MOMA)과도 협업했다. 종합예술 기업 카이카이키키Kaikai Kiki를 설립해 예술작품을 제작, 홍보하고 있다.

인터뷰어 앨리슨 비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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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어떻게 지금의 예술 스타일을 개발하게 됐나요?

무라카미: 아시아문화위원회Asian Culture Council의 1년 장학 프로그램으로 뉴욕에 갔어요. “1년 안에 갤러리 데뷔를 해야겠군” 하고 생각했죠. 일본에서 하던 작업은 미국 예술계에서 먹히지 않을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특히 세 예술가를 눈여겨봤어요. 태국 출신의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krit Tiravanija는 카레를 제공하는 전시회를 하고 있었어요. 쿠바의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Felix Gonzalez-Torres는 소수자의 삶을 표현했는데, 그의 의도는 순수했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미국의 밥 플라나간Bob Flanagan도 유년기부터 장애가 있어 비주류인 셈인데 미술관 전시를 하고 있었어요. 저 역시 뉴욕에서 소수자였으니, 제 배경을 활용하겠다고 생각했죠. 저는 애니메이션 광이거든요. ‘오타쿠’랄까요? 그게 지금까지 고수하는 스타일이 됐어요.

이후에 공동 스튜디오 작업으로 노선을 정한 이유가 있다면요?

고등학교 때 뚱뚱했어요. 치토스를 좋아해서 하루에 다섯 봉지를 먹었죠. 인기도 없었고, 카페에서 비디오게임만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대학에 가서 다이어트를 했고, 애니메이션 동아리에 가입하고 평범한 학생이 되려고 노력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게 됐어요. 졸업 작품이 필수였는데 저는 물고기를 그리는 전통회화를 선택했죠. 비늘을 하나하나 그려야 하는 작업이었어요. 절대 마감 안에 완성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친구들이 돕겠다고 했어요. 작업이 끝났을 땐 모두 행복해했죠. 그리고 대학원에 갔고, 또 논문에서 뒤처졌어요. 당시 입시학원 강사였던 직위를 남용해서 학생 스무 명 정도와 함께 작업을 끝마쳤어요. 저는 볶음밥을 대접했고, 학생들은 열의를 불태웠죠. 그때 느꼈어요. 작업이 끝난 것보다 참가한 사람들이 함께 완성을 자축하는 게 기쁘더라고요. 그러니 예술가로의 제 길은 열정이 아니라 소명이고, 제가 진짜 좋아하는 건 함께 노력해서 뭔가 만들어내는 협업의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사람들을 모았고, 37~38세 무렵 이익을 내고 보수를 지급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세무서에서 통지가 왔고, 변호사는 법인을 세워서 절차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고 했죠. 그렇게 지금의 시스템이 만들어졌어요.

예술의 상업적 측면을 잘 다루시는 것 같아요.

예체능계에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에겐 그냥 모든 게 가능한 거죠. 반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를 사랑하지만 천재는 아니라서, 업계에서 살아남으려고 최선을 다해야 해요. 전 제 능력을 알아요. 천재성은 없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예술계가 돌아가는 규칙을 살필 수밖에요. 처음 작품을 팔았을 때, 갤러리 측에서 저녁식사에 초대해서 제가 이해할 수 있게 느리고 정확한 영어로 설명해 주더군요. “오늘 당신 작품이 팔렸어요. 우리 둘 다 이익을 얻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갤러리와 아티스트의 관계가 깊어지는 겁니다.” 진짜 예술판은 비즈니스예요.




번역 석혜미 에디팅 조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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