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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문화 지뢰밭 건너기

매거진
2014.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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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사람들과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을 배워라.

 

아론(Aaron)은 소속사인 이스라엘 기업이 막 사들인 제조 공장의 운영을 맡기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했을 때 자신이 빨리 적응할 줄 알았다. 그는 텔아비브에서 자라긴 했지만 부모가 러시아 태생이어서 러시아 문화를 익히 알고 있었고 러시아어도 잘했다. 아론은 그때까지 이스라엘 팀을 매우 성공적으로 관리해냈고 캐나다에서 대규모 조직을 이끌어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새 직무를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후에도 그는 모스크바 팀을 감독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란 쉽지 않다. 문화적 차이가 비즈니스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16년간 연구하면서 내가 배운 바로는 그렇다. 이 주제에 대한 연구 사례와 글이야 아주 많지만 그중 상당수는 국제적으로 일하거나 외국인 동료들과 일하는 경영자가 실제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한 그림을 보여주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고정관념에 의존하며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한두 가지 측면만으로 정형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테면 일본인들은 위계질서를 중요시한다거나, 프랑스인들은 미묘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한다는 식이다. 이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그릇된 추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인들은 항상 톱다운식 결정을 내린다거나, 프랑스인들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줄 때면 늘 에둘러 말한다고 가정하는 식이다. 그러고 나면 프랑스인 동료가 당신의 결점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거나, 일본인 고객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요리사나 청소부의 동의를 구하려고 할 때 매우 놀라게 될 것이다.

 

심지어 경험이 많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경영자들도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잘못 예상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사실 문화란 굉장히 복잡해서 한두 가지 측면만으로는 적절하게 평가할 수 없다.

 

아론 같은 경영자들이 이런 복잡성을 다루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나는 내 전공 분야의 여러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문화 지도(Culture Map)’라는 도구를 개발했다. 문화 지도는 문화적 차이가 빈번한 경영 행위를 나타내는 여덟 가지 척도(scale)로 구성된다. 지도 이용자는 척도별로 한 국적과 다른 국적의 위치를 비교해서 문화가 일상적인 협력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악할 수 있다. 이제부터 문화 지도를 소개하고 그것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적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설명하겠다.

 

문화 지도

이 지도의 여덟 가지 척도는 다양한 관점에서 문화를 다룬 수십 년간의 학술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기에 내가 직접 수행한 연구 결과를 덧붙였다. 수천 명의 경영자들과 광범위하게 인터뷰하면서 검증한 것이다. 그들은 내 연구 결과를 확인하거나 수정해줬다. 여덟 가지 척도와 지표는 다음과 같다.

 

(1) 의사소통(Communicating)

어떤 사람을 두고 의사소통에 능하다고 할 때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회 집단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나는 각 문화가 고맥락(high-context)인지, 저맥락(low-context)인지 그 정도를 평가해서 의사소통 척도를 만들었다. 이는 미국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Edward Hall)이 개발한 지표다.

저맥락 문화에서 바람직한 의사소통이란 정확하고, 단순하며, 명시적이고, 명쾌한 소통을 말한다. 그런 문화권의 사람들은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반복은 설명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좋게 평가한다. 메시지를 글로 쓰는 행위 또한 마찬가지다. 고맥락 문화에서는 의사소통이 세련되고, 미묘하며, 중층적이다. 그런 문화권의 사람들은 메시지를 분명히 말하지 않고 넌지시 내비칠 때가 많다. 글로 적어두기보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부분이 많아서 행간을 읽는 것이 이해의 관건이 되기도 한다.

 

(2) 평가(Evaluating)

어떤 문화권에서든 비판은 건설적으로 해야 한다고 믿지만건설적이라는 말의 정의는 상당히 다양하다. 이 척도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솔직하게 하는 쪽과 에둘러 하는 쪽 중 어느 편을 선호하는가를 나타낸다. 흔히 평가를 의사소통과 혼동하지만 두 척도상 위치가 다른 나라가 많다. 예컨대 프랑스인들은 미국인보다 의사소통은 고맥락적으로(암시적으로) 하지만 비판할때는 더 직접적이다. 스페인인은 멕시코인과 맥락 수준은 같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줄 때는 멕시코인보다 훨씬 더 솔직하다. 이 척도는 내가 직접 연구한 것이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한두 가지 측면만으로 정형화하다 보면 그릇된 추정을 할 수 있다. 심지어 경험이 많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경영자들도 잘못된 예상을 할 때가 많다.

 

(3) 설득(Persuading)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는가와 어떤 주장을 설득력 있다고 여기는가는 당신이 속한 문화권의 철학적종교적교육적 가정(assumptions) 및 태도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이 척도에서 나라들을 비교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사람들이 종합적(holistic) 사고 패턴과 분석적(specific) 사고 패턴을 조화시키는 방식을 평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서양의 경영자는 하나의 주장을 일련의 개별적 요소들로 나누려 하는 데 반해(분석적 사고) 아시아의 경영자들은 대체로 구성 요소들을 함께 엮는 방식을 보여준다(종합적 사고). 그것과 별도로 남유럽 및 독일 문화권의 사람들은 연역적 논증(나는 이를원리 우선 논증이라고 부른다)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여기는 반면 미국과 영국의 경영자들은 귀납적 논증(나는 이를적용 우선 논증이라고 부른다)에 설득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적분석적 인지 패턴에 대한 연구는 미국의 사회 심리학 교수 리처드 니스벳(Richard Nisbett)이 수행했고 연역적귀납적 요소는 내가 연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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