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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 전략

이사회에서 사라는 ‘입을 다물어야’ 할까?

매거진
2014.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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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경영자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소개하고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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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데커(Sue Decker) 전 야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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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린 S. 고든(Ilene S. Gordon) 인그리디언(Ingredion) 회장 겸 CEO

 

이사회에서 사라는 ‘입을 다물어야할까?

드디어 답이 왔군. 메일을 본 사라가 중얼거렸다. J.P. 오퍼트가 그녀의 면담 요청을 수락하는 메일이었다. 사라는 플로리다 소재 쇼핑몰 개발 회사의 이사로, CEO인 오퍼트와 회사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사회 내에 긴장감이 감돌면서 오퍼트와도 거리를 두게 됐다.

 

사라가 보기엔 모두 CFO 시드 예르비 때문이었다. 종합 재무제표를 제출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르비는 항상 아무 설명도 없는 두 쪽짜리 분석 자료만 들고 이사회에 왔다. 운영과 회계에 대한 자세한 자료도 없는데 이사가 무슨 수로 회사 재정을 감독하란 말인가?

 

하지만 다른 이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사라는 고립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몇 달 전, 사라는 오퍼트로부터 예르비의 잘못을 확실히 지적해줘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CEO이긴 하나 아직 젊고 경험이 많지 않은 오퍼트는 경력이 10년이나 차이 나는 베테랑 CFO 예르비에게 날카로운 추궁을 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게다가 오퍼트의 아버지이자 회장 겸 창립자인 빌은 자료 부족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지 않아 이 일엔 별 도움을 주지 않았다.

 

사라는 경험 많은 부동산 컨설턴트로서 신임 CEO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 하지만 예르비를 비롯한 이사회 임원들의 사라에 대한 비난은 점점 도를 넘고 있었다. 실제로 동료 이사 중 한 명은 사라가 다른 속셈을 가지고 예르비를 깎아내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면전에 대고 사춘기 딸아이처럼 말이 많다며 쏘아붙인 사람도 있었다. 사라는 겉으로는 담담한 척 대꾸했지만 속으로는 의기소침해졌다. 이사회의 유일한 여성 임원이었기 때문에 특히 더 신경이 쓰였다. 게다가 사라를 이사로 임명한 사람이자 평소 그녀의 강직하고 진취적인 면을 칭찬하던 빌마저 임원들 모두가 사라를강압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라의 생각엔 이제 CEO인 오퍼트가 나서야 할 차례였다.

 

지난 분기 이사회

 

예르비가 프레젠테이션 자료의 유동성 예측 페이지를 띄우는 순간, 사라는 작게 미소 지었다. 큰 성과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해낸 것이다. 2주 전, 오퍼트는 사라를 불러 예르비와 너무 싸우지 말라고 말했다. 사라는 어리둥절했다. 그저 재무 상태를 물었을 뿐인데 싸움이라니! 게다가 예르비에게 강하게 나가길 원했던 오퍼트가 아니던가. 어쨌든 사라는 다른 방식을 시도하기로 하고 이사회 전에 예르비에게 전화를 걸어 유동성 예측처럼 핵심적인 세부 사항을 보고 자료에 포함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작 슬라이드 한 장 추가한 걸로는 아직 부족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사라가 손을 올리자 사방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사라가 입을 열었다. “예르비 씨, 추가로 공개해주신 자료는 잘 보았습니다. 하지만 몇 주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정보를 더 공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동종 업체와의 재무 비율을 비교한 자료나 베스트, 베이스, 워스트 시나리오별 예측 자료를 추가해주실 순 없나요?”

 

사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사회장이 술렁였다. 예르비는 마치이것 보세요라는 듯 빌 쪽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빌은 술렁임을 잠재운 후 펜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재무 보고 때마다 매번 싸울 순 없소. 여기 모인 분들은 모두 경험 많은 비즈니스 리더예요.” 그는 탁자를 두드리던 펜으로 이사들을 한 명씩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여기 애버리 씨는 통운회사 CEO, 루이스 씨는 은행 경영자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도 다들 재무 보고에 대해 아무 불만 없어요. 게다가 그런 시시콜콜한 데 낭비할 시간도 없소.”

 

사라가 대답했다. “하지만 그 시시콜콜한 걸 따지는 게 이사가 지켜야 할 신의성실의무입니다. 회사 주식이 계속 오르고 있긴 하지만, 변동금리 대출로 자금을 조달해 부실 자산을 사들이는 투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요. 여기엔 시간이 지나면 자산 가치가 정상화되고 더 낮은 금리로 부채를 상환할 수 있으리라는 가정이 전제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매우 강한 가정입니다. 이사회는 회사가 왜 이런 전략을 펴는지 알 자격이 있습니다.”

 

빌은 사라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회의를 계속 진행했다. 잔뜩 화가 난 사라는 생각했다. ‘좋아, 입은 닫아주지.’ 그날 밤 사라는 CEO J.P. 오퍼트에게 처음으로 공식 서한을 써서 회사의 전략과 CFO의 재무 상황 보고에 대한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제기했다. 사라가 보기에 예르비의 재무 보고는 거대부동산 투자신탁, 즉 리츠(REITs) 회사의 보고 기준이라기엔 너무 단순했다. 사라는 휴가에서 복귀한 뒤 일주일 내로 일대일 면담을 하길 원한다는 내용을 덧붙여 오퍼트에게 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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