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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운영관리

나는 GE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변혁의 과정에서 얻은 교훈

매거진
2017. 9-10월(합본호)

SPOTLIGHT

나는 GE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변혁의 과정에서 얻은 교훈

제프리 R. 이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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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는 기업의 순환주기에 따라 다양한 임무를 맡는다.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성장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는 CEO도 있고, 비즈니스 모델을 흔드는 별다른 요인 없이 안정적인 경기 속에서 모멘텀을 관리하는 호사를 누리는 CEO도 있다. 내 경우는 조금 달랐다. 일대 변혁기를 맞이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기업을 완전히 탈바꿈시키는 것이 나의 과제였다.

 

나는 6000일 동안 30만 명의 임직원을 이끌었다. 온갖 불황, 버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회사를 이끌었고, 재임기간 중 세 차례의블랙 스완사건을 경험했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했고, 비즈니스 모델도 달라졌으며, 우리는 종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투자전략을 도입했다. 그저 버티기에 급급했던 것이 아니라, 회사의 유전자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그 결과 GE는 이제 성공적인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안착했다.

 

내가 GE CEO로 재직한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전 세계적 변화는 너무 많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CEO의 임무가 이렇게 어려운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런 맥락에서 나는완벽을 추구하는 법이 아니라앞으로 나아가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가 내렸던 결정의 결과들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겠지만, 우리는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위해 큰 걸음을 내딛는 일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

 

지난 16년 동안 GE는 창사 이래 가장 중대한 변혁기를 지나왔다. 사람들은 지극히 전형적인 대기업이던 GE를 이제 ‘125년차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사물 인터넷의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디지털산업 기업이다. 변화는 우리의 DNA에 각인되어 있다. 우리는 내일의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의 세계에서 경쟁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GE의 미래를 우리 손으로 설계하겠다는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완의 여정이지만 전략, 포트폴리오, 글로벌 점유율, 인력, 문화를 혁신하는 데 있어 우리는 큰 진전을 이뤄냈다. GE는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실상 모든 활동을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직접 구축하고 철저하게 실행하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변혁을 추진하는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 지면을 통해 공유하려는 이야기의 핵심은 거대한 변화의 시대에 거대 기업을 이끌고 나아가는 방법에 대한 여러 깨달음이다. 참고로 이 글은 나의 CEO 퇴임 공식 발표 하루 전까지 다듬어 완성한 내용이다. 우선 몇 가지 요점을 적어본다.

 

첫째, 원칙을 지키고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만의 관점이 있어야 한다. 모든 계획들을 상호 연결시켜야 한다. 모든 구성원이 연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내가 CEO로 있는 동안 GE가 실행한 모든 주요 계획의 목적은 GE 21세기에 가장 가치 있는 기술주도적 산업 기업, 즉 계속 성장할 수 있고 회사와 고객 모두의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었다.

 

둘째, 변혁을 추진하려는 리더는 철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리더는 자신의 관점을 새롭게 다지는 과정, 다시 말해 세계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그러한 변화의 예측 가능 여부, 또는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선두에 설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조직의 사활이 좌우된다는 굳은 신념을 형성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셋째,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변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넷째, 전부를 걸어야 한다. 변혁을 위해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헌신해야 한다.

 

다섯째, 회복력이 있어야 한다. “누구나 계획은 있다. 한 대 얻어맞기 전까지는.” 나는 챔피언 복서 마이크 타이슨의 이 철학적인 명언을 굳게 믿는다.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어려울 때 변혁을 지속하는 것도 매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방법은 오직 그것뿐이다.

 

여섯째, 변혁을 추진하는 동안에는 귀를 활짝 열어놓은 상태에서 행동해야 한다. 새로운 생각을 계속 흡수하고 구성원들을 단호하게 밀어붙이는 동시에, 새로운 것을 배웠을 때는 과감히 방향타를 꺾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유형의 인재, 문화, 그리고 업무방식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계층의 관리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엔지니어, 데이터과학자, 영업, 마케팅, 인사 등 다양한 부서의 담당자들을 포함해 GE에는 수만 명의 직원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의 근무지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다. 2001년만 해도 GE 전체 인력 중 미국 외 지역에서 일하는 비중은 43%였지만 지금은 65%에 달한다.

 

위에 나열한 요점들을 하나씩 살펴보기에 앞서 GE가 추진해 온 변혁에 관해 먼저 소개한다.

 

거대한 변혁

내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GE는 크게 다섯 가지의 변혁 프로세스를 추진했다. 핵심 제조업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성장이 더딘 저기술, 비제조업 사업부를 매각함으로써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 GE의 제조업 사업부문들을 지원하는 GE캐피털 부분은 그대로 남겼다. 우리는 GE를 기술기업으로 새롭게 변모시켰고, 이를 위해 나는 연구개발 투자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우리는 전 세계 180개국에서 입지를 굳히며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의 반열에 들게 됐다. 우리는 이 시대의 생산성을 주도할 산업 인터넷과 적층가공 기술의 주역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GE의 업무방식을 상당 부분 단순화했다. 관리와 행정 업무를 대폭 줄이고, 사이클 타임을 단축하고, 중앙화된 조직을 분산시키고, 일선 담당자가 번거롭게 여러 번의 검토를 거치지 않아도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도 더 많아졌다.(‘5가지 변혁참조)

 

이런 모든 변화가 어느 정도는 서로 잘 들어맞았다. GE의 핵심 사업부들을 더 날렵하고, 더 빠르고, 더 기술적이고, 더 글로벌한 조직으로 만들고 디지털 시대의 선두에 세움으로써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에 주안점을 두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GE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입지를 다졌다.

 

나는 CEO가 되기 전부터 GE가 미디어, 반려동물 보험, 제트엔진 제조와 같은 일들을 동시에 잘 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유능한 관리자 한 명만 있으면 뭐든지 잘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내부에 널리 퍼져 있던 때도 있었지만 이젠 아니다. 나는 애당초 그런 말을 믿지 않았다. 기업이건, 비즈니스 리더건 여러 일에서 골고루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CEO직을 맡았을 즈음 세계는 급변하고 있었다. 9·11 테러는 GE의 여러 사업에 극적인 영향을 초래했다. 1990년대 말 GE의 수익 성장을 견인했던 에너지 버블과 연금 버블이 갑작스럽게 꺼졌다. 게다가 엔론 사태 이후에는 투명성이 모든 기업의 최우선 과제였다.

 

GE의 포트폴리오는 그야말로 너무 방대하고 불분명했다. 사업부들은 서로 다른 GE 사업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경영진 중에서 GE캐피털의 대차대조표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GE의 산업제품 사업 다수는 이미 범용화 단계에 속해 있었다.

 

우리가 추진한 변혁의 또 다른 목표는 GE의 규모를 활용해 성장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었다. 가장 나쁜 기업은 유기적 성장 없이 몸집만 큰 기업이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다. GE의 평가 가치가 1000억 달러를 넘더라도 스스로 성장할 능력이 없다면 나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GE스토어라는 글로벌 지식공유 체계를 개념화했다. GE가 펼치는 사업부문 전반에 공유 가능한 역량, 즉 규모 기반의 혁신과 주요 글로벌 유통망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수평적 강점을 강화시키는 것이 GE스토어의 목표였다.

 

내가 이러한 방향으로 회사를 이끈 배경에는경제 선진국들이 연 4% 성장을 이루던 시절은 끝났고, 경제 국수주의가 서서히 힘을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GDP가 매년 4%씩 성장할 때라면 어떤 사업이든 수월하다. 하지만 1%로 떨어지면 어떤 사업도 녹록하지 않아서 새로운 아이디어, 색다른 아이디어를 찾아야만 한다. 이런 사실은 우리와 우리의 고객들이 생산성 도약을 이뤄줄 기술을 획기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지역들로 대규모 진출을 모색해야 함을 의미했다.

 

마지막으로 단순화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곳에 자금을 투입하고 고객의 문제를 더 잘 파악해 해결하는 것이었다. 실적 저조는 기업이 엉뚱한 곳에 비용을 쓰고 있다는 신호다. 대기업이 쓰러지는 원인 중 하나는 회사가 어떤 부분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과감한 조치를 위한 자원을 선뜻 투입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GE가 디지털산업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우리는 애널리틱스 소프트웨어와 머신러닝 역량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 약 40억 달러를 투입했고, 적층가공 장비 및 서비스가 향후 제조업에 혁신을 일으킬 분야로 대두되는 만큼 역량 선점을 위해 20억 달러를 별도로 투자했다. 물론 투자를 위해서는 다른 부문의 비용을 줄여 효율적인 경영을 해야만 했다.

 

변혁을 추진하며 내가 얻은 교훈들을 좀 더 자세히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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