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HBR이 주목한 서경배 회장의 혁신
CEO 평가와 관련해 세계 최고의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HBR의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CEO들’ 2017년 결과가 이번 호에 발표됐습니다. 객관적 실적과 사회적 책임 관련 지표로 구성된 이번 평가에서 한국인 경영자가 오랜만에 포함되어 기쁜 마음으로 이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2013년 발표된 랭킹에는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3위), 정몽구 현대차 회장(6위)이 포함되는 등 과거에는 어렵지 않게 한국인 경영자의 이름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 기업의 사회 환경적 책임 등과 관련한 지표를 평가에 20% 반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갑자기 한국인 경영자들이 랭킹에서 사라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랭킹 산정 과정에서 HBR과 인시아드 측이 탁월한 실적을 낸 일부 한국인 경영자의 과거 경력 등과 관련해 저희들의 의견을 문의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저희들은 한국적 경영 상황의 특수성을 설명하면서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했으나 랭킹 결과에는 한국인 경영자가 빠져 있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한국인 경영자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글로벌 랭킹은 20위이며, 아시아 기업 경영자 가운데는 18위에 오른 일본의 헬스케어기업 시스멕스의 이에쓰구 히사시 회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화장품산업 분야에서 미국 에스티로더 경영자인 파브리치오 프레다가 25위, 프랑스의 자존심 로레알의 장폴 아공 CEO가 87위에 올랐다는 점과 비교하면 업계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내려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 회장은 화장품산업 한 분야에 몰입하면서 끈기를 갖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뚝심을 보여줬고 쿠션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는 등 혁신적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높은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또 경영자로서의 개인적 특성과 관련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실제로 이번 평가를 공동 주관한 프랑스 인시아드경영대학원의 나나 폰 베르누스(Nana Von Bernuth) 디렉터는 “서 회장이 독서와 명상을 즐기고 평소 호기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빌 게이츠 같은 억만장자들의 특징이며, 이것이 기업 경영에서의 장기적 성공을 도왔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최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호기심이란 덕목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분석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의 경영자들이 CEO 랭킹에 이름을 올려서 글로벌 경영계에서 리더십을 행사하길 기대합니다. HBR KOREA도 한국의 경영자들이 더 좋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남국Harvard Business Review Korea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namkuk_kim@hbr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