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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인사조직

무제한 휴가제도를 도입한 크로노스 CEO

매거진
2017. 11-12월(합본호)

How I Did It

 

무제한 휴가제도 도입한 크로노스Kronos CEO

애런 애인Aron 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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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크로노스에 초기 멤버로 입사했다. 당시 신규 입사자에겐 2주간의 유급휴가가 주어졌고 일정 수준까지는 매년 하루씩 휴가가 늘어났다. 그 당시 대부분의 기업이 이런 방식으로 휴가일수를 관리했는데 일수에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도 대다수의 기업이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1984년 나는 국내영업 매니저로 승진했고, 4년 후 임원이 되어 글로벌영업 및 서비스 부문의 부사장(VP)이 됐다. 임직원 관리workplace management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로노스에는 오랫동안 유지된 제도가 하나 있었다. 고위임원들은 휴가일수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스스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합리적인 제도였다. 그 당시에도 고위직들은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해야 했다. 밤에도, 주말에도, 가족여행 중에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공식적으로휴가를 알리는 것이 거의 무의미해진다. 나는 계속 크로노스의 임원으로 일해 왔고, 12년 전부터 CEO를 맡고 있다. 그렇게 거의 30년 동안 휴가일수를 관리할 필요 없이 살았다.

 

크로노스에 입사한 이래 IT 기술의 발전이 바꿔놓은 모습이 있다. 지금은 고위직뿐 아니라 모든 직급의 직원이 일상적으로 퇴근 후에도 전화를 받고, 이메일에 답장하고, 일 처리를 한다. 나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딸에게서 이를 목격한다. 지금 직급에서 딸에게 주어진 휴가는 단 2주뿐이라, 우리 부부와 함께 가족여행을 가는 데 한계가 있다. 딸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집에 와서도 매일 몇 시간씩 일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그토록 많은 직원이 24시간 일에 매달리는 시대에근무 중이거나휴가 중임을 명확히 규정 짓도록 만드는 제도는 시대에 뒤처지거나 심지어 어리석게 느껴진다.

 

채용의 장애물들

나는 이런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2014년 말 인사 부서장이 내게 면담을 요청했을 때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 우리는 몇 달 동안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크로노스에는 전 세계 5000명의 직원이 있고, 그중 15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본사에 근무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대졸 전문직 채용시장에서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다. 당시 우리는 300개가 넘는 포지션을 채우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지속될 경우 회사의 성장전략에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채용에 지장을 주는 구체적인 사안들을 논의했는데, 그중 하나가 휴가제도였다. 그때까지 우리 회사는 신규 입사자들에게는 3주의 휴가가 주어졌다. 이는 채용시장에서 경쟁하던 다른 기업들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상당 기간 근무한 30, 40대 구직자들을 채용하려 할 때, 채용 담당자들은 그들이 현 직장에서 4, 5주의 휴가를 보장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가는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휴가가 짧은 일자리로 이직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인사팀에 채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주문했다. 몇 가지의 선택지가 만들어졌다. 그중 하나는 넷플릭스가 선도한자율휴가제였다. 자율휴가제하에서, 직원들은 휴가기간에 제한이 없다. 상사와 상의해 일하면 된다.

 

2016년 초, 우리는 마이타임myTime이라고 부르는 휴가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직원은 긍정적이었지만, 일부에선 반대 목소리도 거셌다. 정말 거셌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변화가 반감과 저항을 불러일으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소수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난관을 잘 헤쳐왔다. 새로운 제도가 크로노스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데이터도 있다. 무제한 휴가가 모든 기업에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제한 휴가 도입을 고려 중인 기업이라면 우리의 경험에서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해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없다면 이런 제도를 도입할 생각도 말아야 한다. 나는 항상 직원들을 신뢰해 왔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신뢰했던 사람들이 내 판단이 옳았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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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도 더 전에, 내 팀에서 근무하던 스타급 직원들 몇 명이 거의 동시에 출산휴가를 떠났던 적이 있다. 출산휴가가 끝났을 때, 그들은 모두 회사 복귀를 망설였다. 풀타임 근무와 육아의 균형을 맞추기가 너무나 어려울 거라고 걱정했다. 나는 그들을 잃고 싶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한 명은 일주일에 3일 일하기를 원했다. 허락했다. 몇몇은 필요할 때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허락했다. 지금은 이런 유연근무제가 보편적이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메일이 존재하지 않고 여전히 팩스를 사용하던 기업이 많았던 시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주어진 일을 완수할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직원들에 대한 신뢰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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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우선주의

CEO로서 나는 사업보다 가족을 우선해야 한다고 거침없이 말해 왔다. 나는 직원들이 질릴 정도로 이에 대해 꽤 자주 언급하는데, 나에게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만약 그들이 일이나 커리어를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즉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활동으로 여긴다면, 심각하고 비극적인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가족과 같이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삶의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나는 행동으로 이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내 아이들이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활동했을 때, 수요일 오후 2시에 퇴근하는 한이 있더라도 단 한 경기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럴 때면, 사무실을 몰래 빠져 나오지 않고 사람들에게 정확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렸고, 그들에게도 같은 방식을 권했다. 나는 경영석학 짐 콜린스의 이야기를 굳게 믿는다. “만약 당신이 일하는 데 필요한 재능과 업무윤리를 갖춘 올바른 사람을 버스에 태운다면, 그들을 세밀하게 감독하기 위해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출퇴근을 언제 하는지 관계없이 일을 해내고 만다.

 

인사팀이 무제한 휴가제도를 제안한 후, 나는 다른 기업들의 경험담을 인터넷에서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다.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거나, 시도는 했으나 결국 예전의 제도로 돌아간 기업들의 사례가 제법 있었다. 그런 사례들을 읽고도 나는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그 기업들에서 잘 시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크로노스에서도 동일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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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휴가제도로 전환한 회사의 직원들이 쓴 불만사항들도 읽었다. 대부분의 불만은 기업이 선의가 아니라 경비 절감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기업들이 전통적인누진 휴가제도를 사용할 경우, 회사를 그만두거나 정년퇴임할 때 누적된 미사용 휴가일만큼의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 대기업에서는 이 금액이 상당하다. 우리 회사와 같은 규모의 기업에서조차, 1년에 200~300만 달러에 달한다. 기업이 자율휴가제를 도입할 경우 더 이상 누적되는 미사용 휴가일수는 없을 것이고,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에게 지급되던 금액은 회사의 이익으로 남는다.

 

우리는 누진휴가제도를 없앰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거기서 생기는 절감액을 다른 복지에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율휴가제도를 제공하는 데 더해 출산휴가, 육아휴가, 그리고 입양휴가를 확대했고, 퇴직연금 보조금을 증액했으며, 직원 자녀에 대한 장학제도를 신설했다. 또한 육아 지원제도를 시행했고, 연간 500달러까지 학자금 대출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새로운 복지 시행에 따른 비용은 휴가제도 변경을 통한 경비 절감액을 넘어섰으나, 나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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