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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리더십

당장 효과도 없고, 측정도 어렵지만, 조직문화는 강력한 미래 성과 예측 지표

매거진
2018. 1-2월(합본호)

Commentary on spotLight

“당장 효과도 없고, 측정도 어렵지만 조직문화는 강력한 미래 성과 예측 지표

장은지

 

-Commentary on spotLight 보기 전 spotLight 기사 먼저 보기    >    >    >    > '리더를 위한 기업문화 안내서'

 

기업 내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싸울 때 칼과 방패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아 홀대를 받는 경우가 많다. 당장 그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문화를 결과론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업의 성과가 좋을 때는 주목받는 어젠다가 되다가도, 성과가 나빠지면 금세 조직문화라고 일컬어지는 교육, 세미나 등 각종 이벤트에 쓰는 예산부터 줄인다. 그러다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결국 이 모든 것은 조직문화의 문제였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어려운 주제다.

 

하지만조직문화가 성과에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한 대답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필자가 근무했던 맥킨지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9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조직의 건강도가 높은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의 성과(TRS·주주총수익률 기준) 3배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한 조직문화는 현재의 성과보다 미래의 성과와 보다 강한 상관성을 가진다는 것도 밝혀졌다. , 현재의 조직문화는 미래의 성과에 대한 예측 가능한 지표인 셈이다.

 

이번 HBR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은 조직문화를 유형화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문화가 성과를 창출하는 데 어떠한 병행적인 요소가 필요한지에 대해 알기 쉽고 흥미로운 도식을 풀어냈다.

 

이 글에서는 각 기업이 추구하는 조직문화가 상대적으로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사컨설팅 업체 스펜서 스튜어트의 연구진은 조직문화를 총 8가지(배려, 목표, 학습, 즐거움, 결과, 권위, 안전, 질서)의 스타일로 소개하고 있다. 기업마다 마치 팔레트 위에 색깔을 섞듯이 여러 요인이 혼재되어 독특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내며, 그 조합이 기업마다 다른 전략, 조직적 요소와 어울려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각 회사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정의하고 이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이상적인 조직문화는 없다. 매우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떠올려보라. 애플, GE, 월마트, 골드만삭스…. 애플은 시장 지향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고, GE는 리더십 지향적인 조직문화, 월마트는 오퍼레이션 고도화에 집중한 조직문화, 골드만삭스는 차별적 지식과 우수인재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조직문화는 이처럼 각 회사의 전략방향이나 시장 내 차별적 경쟁우위를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조직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합을 찾아내지 못하고 고민한다. 스펜서 스튜어트 연구진이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많은 기업들에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조직문화의 속성들이 존재했다. 조사된 기업 중 89%의 기업에서 성과 지향적인 업무 환경을 뜻하는결과의 문화가 발견됐다. 그 다음은 인간관계와 상호 신뢰에 중점을 둔배려의 문화가 63%를 차지했다. 이런 패턴은 모든 기업규모, 유형, 지역, 업계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기업들이 성과 극대화와 조직 내 융화라는 모순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한국 기업에선 이런 상충된 속성들이 조직문화로 내재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매출이나 시장 확대를 제1의 목표로 하고 이를 통해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동시에 팀워크나 협동심을 강조한다. 이 경우 조직원들이 혼란을 겪고, 자신의 업무능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상충되는 속성들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어떤 속성들을 약화시키고, 강화시킬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에는 혁신과 민첩성을 높일 수 있는학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학습의 문화란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리더들도 혁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아래로부터의 혁신 아이디어들이 적극적으로 개진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보가 상위에만 국한된 권력이 되지 않고 조직 전체에 공유돼야 한다. 끊임없이 시장과 고객, 경쟁자의 변화를 포착하고 조직 안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조직의 속성이 바로 예측 불가능한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한민첩성(agility)’인데, 이러한 민첩성은학습의 문화를 거름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 ‘학습의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리서치 결과는 기업들이 과거 다른 문화를 가졌던 기업들일지라도 최근에는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해 유사한 대답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학습의 문화를 통한 민첩성이 되었든, 배려와 안전을 지향하는 문화가 되었든 사실 조직문화는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맥킨지가 20년 동안 꾸준히 관찰한 결과, 조직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했던 많은 기업 중 30%만 성공하고, 70%는 매번 실패했다. 이 비율은 20년 전에도 15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5년 전에도 동일했다. 그렇다면, 실패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금번 아티클에서도 언급됐듯이 조직문화와 함께 전략, 리더십, 조직을 같이 통합해 다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조직문화에서 리더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하며 조직문화 혁신에 나선 기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직문화의 지향점과 리더십을 일치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한국 기업은 오랫동안원가 우위중심의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통해 성장해 왔다. 그러한 성장의 바탕이 되는 기업문화는 바로 이 글에서도 언급되었듯이권위질서를 강조하는 것이다.

 

문제는 과거의 전략이 이제 새로운 경영환경에서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이를 깨닫고혁신이나탐구정신등의 문화로의 전환을 꿈꾼다. 그러나 조직문화의 전환이 쉽지 않다. 몇 십 년 동안 조직 내에 공고해진권위질서의 벽을 하루아침에 해체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조직 내에는 권위적이지 않은 리더를 찾기가 쉽지 않다. 탈권위적인 성향의 인물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상층부에선 찾기 힘들다. 이미 조직이 추구하는 인재상에서 제외돼 밀려났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그룹사의 인사이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회사는 수평적 조직문화 또는 조직문화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오히려 전혀 반대되는 스타일을 가진 리더들이 CEO가 되고, 조직원들은 지금까지 쏟아 부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까 전전긍긍하는 사례들을 본다.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그렇지 못한 리더들을 승진시키는 것은 오너·CEO가 사실상 변화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매우 은밀하면서도 강력하게 조직에 전파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구조를 바꿔보면 어떨까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선 리더십뿐만 아니라 조직구조 자체의 변화도 중요하다. 사실 리더십은 매우 개인별 격차가 큰 부분이어서 위에서 언급했듯이 리더십의 변화만으로도 문화는 퇴보하기도 하고 진보하기도 한다. 수많은 기업의 조직문화와 리더십 진단을 수행했던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봤을 때 조직구조가 조직문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50%에서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리더십 개인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비가역적인 조직구조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좋은 전략이 된다. 이를테면 애자일(Agile)하지 못한 리더들이 조직을 기존의 딱딱한 방식으로 복구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현 경영진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실무진에게 권한 위임을 할 수 있는 형태로 조직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 네트워크 통신 업체 화웨이(Huawei)를 들 수 있다. 화웨이는 기존의 위계적이고 사내 정치적 기업문화를 해체하기 위해 3명의 부회장이 6개월 단위로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교대로 수행하도록 했다. 그 결과, 주요한 의사결정들이 CEO의 의사결정이나 의중에 기대어 지연되는 현상이 완전히 사라지고 의사결정의 주체가 실무진으로 내려가면서 단기간에 애자일한 조직으로 변모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략과 리더십, 조직의 변화를 통해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하면,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지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이 글의 후반부에 주어진 컨버전스(convergence) 매트릭스를 활용해 보자. 조직문화의 유형에 따라 조직원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수렴도가 높은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으로 나누어서 비교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다.

 

이런 관점은 특히 스타트업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여러 스타트업에서 높은 이직률이 문제가 된다. 조직문화에 기대하다 실망해서 나오는 청년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 중 상당 부분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고 자유로운 조직문화가 좋아 보여 스타트업 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성장의 부침과 불안한 운영 속에서 회사가 초반의 문화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창업자나 투자자에 지나치게 의사결정을 의존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조직문화로 표류하더라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이 언제든지 변화, 피벗(pivot)할 수 있다. 또 리더의 경험이나 역량이 깊지 않기에 사실상 조직의 구심점이 되는 컬처 아이덴티티(culture identity)의 역할이 매우 결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는 잘되는 스타트업과 그렇지 못한 스타트업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이 했다면 한국도 변할 수 있다

이번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이 제시한 것 외에도 한국 기업이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아티클에서는 문화의 전략적 효과를 평가할 때 지역이나 업계 등의 맥락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견 맞는 부분도 있다. 아시아나 유럽, 미국의 문화권이 기업의 조직문화에도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일이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화웨이의 사례처럼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전통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하고 성공한 사례들이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위계적인 문화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꼭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필자가 기업인들을 만나 조직문화에 대해 얘기하다보면 늘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안돼요또는우리처럼 리스크가 큰 산업에서는 안돼요라는 변명이나 자조를 듣게 된다. 그러나 비슷한 환경에서 이미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아시아권 기업들의 변화를 보면, 지역이나 업계가 가질 수 있는 차이는 점점 줄고 미래 경영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과 조직문화의 합치 여부가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생각이다.

 

이번 아티클에선 8가지 속성을 리더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 본 후 조직문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을 탐색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조직문화의 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동일한 속성을 가진 리더가 적합할 수도 있고, 조직문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조직 내에 다양한 리더들이 존재해 서로를 보완하고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비춰보면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조직문화와 일치되지 않는 리더가 오게 되면 조직원들이 오히려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대체로 조직원들은 임원 승진 결과를 통해 그 회사가 필요로 하는 조직의 인재상과 조직문화의 방향성을 가늠한다. 기업의 조직문화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동떨어진 인물이 리더가 되게 되면 조직원들의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필자는 리더와 조직문화의 속성이 일치되는 방향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조직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그 문화를 지키려는 리더의 모습도 한결 같아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승진하는 모습을 통해 그 문화를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리더들의 리더십 스타일을 진단하고 재구성한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의사결정의 무게가 누구에게 얼마만큼 편중되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 경영이 기업문화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이러한 접근을 통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장은지 이머징 리더십 인터벤션즈(Emerging Leadership Interventions)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모니터그룹, 액센추어 등 글로벌 전략컨설팅 펌에서 컨설턴트로 일했고, 맥킨지 서울사무소 맥킨지리더십센터장을 지냈다. 국내외 유수 기업 대상 전략 및 조직개발, 리더십/인재육성 관련 프로젝트를 15년간 수행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진행한 한국 100개 기업 기업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진단보고서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ejchang@emerg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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