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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인사조직

잦은 보고, 상사 호출, 회의… 업무 경험 리디자인으로 몰입도 높여라

매거진
2014. 10월

이번 호 스포트라이트(Spotlight) ‘21세기 업무 공간은 다양한 업종과 문화에서 업무 환경을 설계해 생산 성, 창의성, 협업 등을 강화하는 다양한 사례와 근거를 제시한다. 세 편의 글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접근을 시 도한다. 각각의 글 자체로도 많은 시사점을 갖고 있지 만, 동시에 읽고 관점을 비교해봄으로써 훨씬 더 현실 성 있는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간 기반 유연근무의 중요성

‘우리와 나 사이의 균형 맞추기투명성이라는 올 가미아티클에서는 투명한 근무 환경이 가진 장점에 도 불구하고 문제점도 있다는 점을 여러 사례와 연구 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가장 와 닿는 것은 중국 휴대전 화 공장 사례다. 벽이나 칸막이 하나 없이 축구장 크기 만한 작업장에 2000명이 교대 근무했다고 하는데 아 무리 생산 현장이라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이 정 도면투명성이라기보다 오히려노출이라고 표현하 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그 공장 라인 중 한 곳에 실험 적으로 커튼을 둘렀더니 5개월 후 생산성이 다른 라인 대비 10~15% 높아지고 불량도 감소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커튼이 테두리이자 막()의 역할을 한 것 이다. 적당한 테두리는 그 안에 속한 작업자들을 다른 사람들과 시각적으로 구분해줌으로써 심적인 안정감, 동료애, 소통 등에 기여했을 것이다. 이런 환경은 지식 경영의 대가인 일본의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가 얘기 한암묵지 이전(tacit-to-tacit knowledge transfer)’에 적합한 환경이 된다. [1]

또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일하는 주체가사람이라 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사람은생각하는 인간임과 동시에사회적 인간이다. 업무에 몰입하 기 위해서는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깊이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동시에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배우고 한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 기 위해서는 자주 얼굴을 보고 만날 수 있는 공간 설계 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근무하는 환경 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프라이버시가 보장되 는 공간과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 모두 필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축이 규정하 는 환경 속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간과 공 간 중 사람들은 공간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타 워스왓슨이 1000명의 한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회사 의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을 진단 했다. 유연근무를 하지 않는 그룹과 시간 또는 공간 기반 유연근무를 하는 그룹으로 나눠서 응답 결과를 보았더니, 공간 기반 유연근무를 하는 그룹이 모든 문항 에서 뚜렷하게 긍정적 응답을 보였다. [2] (그래프 참조) 이 결과는 직장인들이 일하는 장소에 대해 자기 통제력을 가질 때 전반적인 회사 생활도 긍정적으로 인식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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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장 사례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필 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개인별 칸막이 형 태 사무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가 완전히 개방돼 있는 바둑판 같은 사무실에 70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옮겼 을 때 적잖은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 책상, 의자 등 집 기만 치우면 실내 축구경기를 해도 될 정도였다. 부서 장은 팀원들이 앉은 자리를 쉴 새 없이 빙빙 돌면서 컴 퓨터 모니터를 지켜보고, 조금이라도 업무와 관련 없 어 보이는 일을 하는 것 같으면 불쑥 나타나할 일 없 어?” 하면서 새로운 업무 지시를 하곤 했다. 개인의 일 거수일투족을 직접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공간 설계가 이뤄지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사람은 90분 주기로 호르몬 분비가 등락을 반복하고 업무 효율이 높을 때와 낮을 때가 개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무의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는 것은 개인에게 맡기는 게 효과적이다. 그런데 앞의 사 례에서처럼 공간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직원들 은 구속당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결국 이런 공간은투 입(input) 관리를 위해 최적화된 것이다. 투입 관리는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이다. 이제는결과(output) 관리’를 넘어몰입(engagement) 관리로 가야 한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국내 사례가 하나 있다. 모 대 기업에서 실험적으로 한 개 본부를 선정해 팀장급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의 개인 근무 좌석을 없애고 출 근하는 순서대로 원하는 위치에 앉을 수 있게 했다. 그 랬더니 직원들의 평균 출근 시간이 상당히 앞당겨지 는 결과가 나타났다.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직원들이 일찍 오는 순서대로 최대한 자기 팀장 자리에서 먼 자 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가볍게 웃어넘기기 어려운 시 사점을 던져준다.

 

몰입을 높이는 업무 환경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지식 근로자는 연속적인 시간을 사용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해받지 않고 연속으로 5~12 시간 정도를 집중적으로 보고서 작성에 전력투구해 ‘draft zero’ [3]를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4]

반대로 한 번에 15, 하루 두 번, 14일간 총 7시간을 들였을 때는 그런 초안을 절대 만들 수 없는데, 두뇌를 집중적으로 활용하는 업무에서는 작업기억(working memory)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업무의 맥 이 끊기면 다시 작업기억을 되살리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처음부터 다시 작업하는 것과 비슷하고 엄청난 시간 낭비가 발생한다.

 

[1] Ikujiro Nonaka, , 1994.

[2] 타워스왓슨 글로벌 인적자원 조사> 중 한국 결과. ‘시간 기반 유연근무는 시차출퇴근 제도, 집중 근무제 등 근무 시간과 관련한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식이며, ‘공간 기반 유연근무는 재택근무, 현장근무, 모바일 데스크 등 근무 장소와 공간의 선택권을 높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직원가치제안’은 직원들이 그 회사를 다님으로써 얻는 보상, 경력 개발, 사회적 관계, 자아실현 등 총체적인 혜택을 지칭하는 것으로 업무 몰입도와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3]드러커가 직접 고안한 표현으로, 1차 초안을 완성하기 직전의 원고를 의미한다.

[4]일단 draft zero를 완성한 후에는 통시간을 쓰지 않고 짬짬이 시간을 내어 보강하고, 교정하고, 편집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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