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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 전략

‘투명성’이라는 올가미

매거진
2014.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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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Michael Wolf

Transparent City 75, 2008

 

지나치게 개방적이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프라이버시도 투명성 못지않게 업무 성과에 중요한 요소다.

투명성 이 요즘 경영 현장의 좌우명처럼 부각되고 있다. 왜 그런지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아무래도 탁 트인 곳에서 업무를 수행하면 사람들이 좀 더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하지 않을까? 보다 쉽게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하고, 각종 정보와 좋은 아이디어들도 훨씬 더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런 결과를 얻을 것이란 기대를 품은 채 나는 몇 년 전 투명성이 조직 내 업무 성과를 높인다는 실증적인 증거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철저한 현장 조사와 실험 그리고 연구자들을 파견해 관찰해본 결과, 그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방형 업무 공간에 대한 다양한 연구(이번 호 스포트라이트우리와 나 사이의 균형 맞추기참조)를 보완하는 내 연구 결과는 투명성이 더 높다고 해서 반드시 더 좋은 업무 환경은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프라이버시는 투명성만큼이나 업무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필수적이다.

 

역설적인 사실은 이렇다. 불필요한 관행을 몰아내고 협업을 촉진하며 함께 배울 기회를 만드는 등의 모든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투명성이란 요소는 지나치면 오히려 사실을 왜곡하고 비생산적인 억압을 유발할 수 있다. 즉흥적이고 실험적인 행동들이 때때로 완전히 중단돼버리기도 한다. 완전히 개방된 업무 공간과 개인별 시간 활용 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방대한 데이터로 인해 직원들은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느낄 수 있다. 누군가 지켜보면 직원들의 행동은 달라진다. 어떻게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비밀로 하려고 애쓰기 시작한다. 숨겨야 할 만한 나쁜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 같은 은밀한 활동의 징후를 경영진이 알아차리면 본능적으로 직원들의 행동을 더욱 강도 높게 감시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대응은 문제를 더 악화시키기만 한다.

 

Idea in Brief

문제점

직원들을 더욱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해 관리자들은 개방형 업무 공간과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 투명성을 높인다. 하지만 지나친 투명성은 직원들에게 자신들이 노출돼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감추기 시작하면서 심지어 업무를 개선하는 것까지도 드러내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 생산성은 물론, 역설적이게도 투명성마저 떨어뜨린다.

 

해결책

직원들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일정한 구역 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을 시도해볼 수 있을 때 실력 발휘를 더 잘한다. 기업들은 다음 네 가지 유형으로 경계를 두어 직원들에게 일정한 프라이버시를 허용할 수 있다. 팀으로 조직된 사람들 주변(주의력 구역), 피드백과 평가 사이(판단 구역), 의사결정 권한과 개선할 권한 사이(유휴 자원 구역), 실험 적용 기간(시간 구역)에 경계가 필요하다.

 

이점

업무 환경의 투명성이 완화될수록 직원들은 오히려 더 투명해진다. 기업들은 투명성과 프라이버시의 균형을 통해 혁신적인 행동을 장려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일탈을 촉진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약간은 전체주의처럼 들릴지는 몰라도, 업계 선도 기업들에서 목격한 일부 행동들은 실제로 그랬다. 그곳에서는 강도 높은 투명성과 추적 시스템이 현실을 개선하기보다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었다. 예를 들면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전화 생산 시설 중 하나로 글로벌 위탁제조업체가 중국에 소유한 공장에서는 한 라인에서 작업하는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공정을 개선하고도 관리자는 물론 다른 라인에서 일하는 동료들에게까지 숨기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공장에서 일하는 숙련된 노동자 한 명은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은 비밀로 하고 나중에 얘기하는 편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래야 모두가 행복하다. 관리자들은 보고 싶은 걸 보고, 우리는 우리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유독 이곳만 그랬던 게 아니다. 연구 결과, 개인이나 그룹이 이로운 행동들을 감추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일상적으로 낭비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상관이나 동료 그리고 자신들을 지켜볼 수 있는 외부 관찰자들이 그 행동을 제대로 이해할 방법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이 가장 좋은 의도만 지니고 있을 때조차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면 더 나은 결과를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왜곡된 행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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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가리기

중국 휴대전화 공장의 제조 라인에 칸막이처럼 커튼을 치자 생산성도 덩달아 올라갔다. 이런 방식으로 외부와 차단된 라인들의 생산성은 개방된 형태의 나머지 라인들에 비해 10~15% 높게 나타났다. 커튼 안쪽의 세상에서는 투명성, 다양한 시도를 꾀하는 실험적인 속성, 동료애가 전부 다 강해지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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