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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도 때로는 양 조절이 필요하다

매거진
2017. 5월호

DEFEND YOUR RESEARCH

혁신에도 때로는 양 조절이 필요하다

파올로 아베르사

 

 

런던시티대City University of London파올로 아베르사Paolo Aversa교수와 그의 연구진은 지난 30년 동안 300대 이상의 포뮬러원Formula 1 경주용 자동차에 적용된 혁신기술을 모두 문서화한 다음, 이 데이터를 F1 레이스의 실제 성적과 교차 대조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더 많은 혁신기술을 적용한 자동차가 오히려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혁신에도 때로는 양 조절이 필요하다

아베르사 교수의 주장을 들어보자

 

아베르사:저는 레이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술요건 이상의 별다른 첨단기술이 전혀 적용되지 않은 F1 머신도 경기에 따라 꽤 좋은 성적을 올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연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탈리아 루이스LUISS대의 알레산드로 마리노Alessandro Marino, 애리조나주립대의 루이스 메스키타Luiz Mesquita, 오하이오주립대의 자이딥 아난드Jaideep Anand등의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아예 30년 동안의 레이스 기록 전체를 모아 통계모델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혁신이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뚜렷이 드러났어요. 연구결과 혁신과 성과의 상관관계는 뒤집어진 U자의 모습을 보였죠. 혁신의 적용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초반에는 성적 향상이 나타났지만, 어떤 변곡점을 지나자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덜 혁신적인 자동차가 더 우수한 성적을 올린 점에 특히 주목해야 합니다. 평범한 레이서들이 평범한 머신으로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는 말이니까요.

 

 

HBR: 덜 혁신적인 머신의 성적이 더 좋았던 이유는 뭘까요?저희는 혁신을 둘러싼 환경과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만약 F1 머신처럼 복잡한 제품을 제조하는 입장에서 격동적인 시장환경에 처한다면, 모든 변화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본능적으로 혁신에 투자하려 들겠죠. 하지만 격동적이고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혁신이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일반적으로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시기에 성급히 혁신하다 실패하는 것을 지켜보는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F1의 실제 사례인가요?그럼요. 예를 하나 들어보죠. 2009 F1은 레이스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허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흥미로운 결정이었던 것은 맞지만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죠. 여태껏 아무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F1수준의 레이스를 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여기에 자극을 받았던지 대부분의 F1 팀은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용해 머신을 개조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고요.

 

예외가 하나 있었는데, F1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존경받는 로스 브론Ross Brawn이 소유한 팀이었어요. 브론이 팀을 인수하기 전에는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며 자금이 부족했죠. 브론의 팀은 기술혁신에 투자하는 대신 정말 튼튼하고 기본에 충실한 레이싱머신 제작을 택했습니다. 이들은 직전 시즌 18위에 불과했던 드라이버 젠슨 버튼Jenson Button과 함께 초혁신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몰고 나타난 여러 강호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죠.

 

 

단순한 운이었거나, 드라이버의 컨디션이 좋아서는 아니었을까요?저희 연구진의 수학적 분석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기술이 안정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자 브론 역시 하이브리드에 곧바로 투자했는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메르세데스 브랜드로 이름만 바꿔 출전한 그의 팀이 다시 우승했습니다. 브론은 하이브리드 기술이 좀 더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렸던 거죠.

 

 

내가 속한 시장의 환경이 격동적인지는 무엇으로 판단하나요?격변의 시기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알 수 있습니다.

첫째, 변화의 크기입니다. 다른 시기에 비해 업계가 얼마나 큰 변화를 겪고 있는지 봐야 합니다. 둘째, 변화의 빈도입니다. 변화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말합니다. 셋째, 예측 가능성입니다.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지 아닌지입니다. 셋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인데, 예측이 가능하다면 어떤 변화라도 거의 대부분 받아들일 수 있어요. 하지만 예측 가능성이 낮은데 빈도가 높거나 규모가 크다면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혁신의 규모를 줄여야 합니다. 세 가지 모두 자신에게 불리한 흐름이라면 당연히 혁신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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