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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혁신

CTO를 맡는 게 맞을까?

매거진
2021. 9-10월호
CASE STUDY

CTO를 맡는 게 맞을까?
Is This the Right C-Suite Role?


HBR의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실제 기업에서 리더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와 그에 대한 전문가의 해법을 제공합니다. 이번 사례는 조슈아 D. 마골리스, 앤 도넬런의 하버드경영대학원 사례연구 ‘Sonia Millar: Negotiating for the C-Suite (case no. 920555-PDF-ENG)’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원문은 HBR.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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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시겠어요?” 웨이터가 마타 셀레스에게 물었다. 평소 우유부단한 것과 거리가 먼 마타는 자리에 앉자마자 점심식사로 주문할 메뉴를 정했고 함께 온 재크 록하트가 메뉴를 고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록하트는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금융서비스 회사인 톱 스트리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CEO였고 마타는 그 회사의 매니징 디렉터였다. 재크는 지난 몇 년 동안 마타의 멘토 역할을 해왔기에 점심식사를 자주 함께 했다. 이날은 재크가 “할 얘기가 있다”고 미리 운을 뗐던 터라 음식 주문도 빨리 해치웠다. 신변잡기식의 형식적인 인사말도 건너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무슨 얘길 하고 싶어 하는지 몹시 궁금하겠어요.” 재크가 웨이터에게 메뉴판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혹시 후계자 승계 계획과 관련이 있나요?” 마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마타는 톱 스트리트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부서인 개인, 가족, 재단 고객 자산관리팀 책임자였다. 재크가 물러나면 그의 자리를 차지하는 게 목표였다. 60세가 다 된 재크는 이미 여러 위원회와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직원 대다수는 재크가 3~5년 안에 회사를 떠나리라고 내다봤다. 두 사람은 마타가 CEO 자리에 앉기 위해 필요한 일들에 관해 터놓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런 종류의 이야기는 맞아요.” 재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신임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를 맡아달라고 설득하고 싶어요.”

마타는 자기도 모르게 몸이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CTO 자리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야.’ 마타는 생각했다.

그가 답을 하기도 전에 재크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마타도 알다시피 CTO는 우리 회사의 핀테크 전략, 그리고 특히 중요한 AI 전략까지 책임져야 해요. 우리는 회사가 목표를 이루도록 밀고 나갈 수 있는 전략적 비전을 지닌 사람이 필요해요. 2025 목표 달성이 AI 전략에 달려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얄궂게도 톱 스트리트의 미래 전체가 CTO의 손에 달렸어요.”

재크가 회사의 미래에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는 내용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톱 스트리트는 실리콘밸리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경쟁력이 떨어졌고 기술팀은 일 처리가 더디고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조직으로 악명 높았다. 마타는 이런 위험을 일깨우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마타와 다른 두 매니징 디렉터의 충고를 받아들인 재크와 이사회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사들을 뛰어 넘기 위해 마침내 기술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1 이 투자의 핵심은 이전 IT책임자 직책을 CTO로 승격시키고, 그의 책임 아래 핀테크 전략을 개발해 신속하게 실행 가능한 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마타는 경영진이 자신 같은 총괄관리자에게 기대는 대신 전문적인 기술지식을 지닌 외부 인재를 찾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MIT 학부를 거쳐 시카고대 MBA 과정을 마친 뒤 기술 분야의 분석가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여러 해 전 자산관리 쪽으로 커리어 방향을 틀었다.

“왜 저를 지목하신 건가요?” 마타가 물었다.

“우리에게는 이미 수많은 테크 전문가들이 있어요. 그들을 이끌어줄 리더가 필요해요. 손익(P&L)을 관리하다 지원 조직으로 옮기는 게 중심에서 밀려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나와 이사회는 핀테크가 우리 전략의 중심임을 잘 이해하면서 경영과 고객 경험을 충분히 갖춘 CTO를 두길 원해요. 외부 인재는 상황을 파악하고 속도를 내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거예요.”2 재크가 설명했다.

마타가 떠올릴 수 있는 또 다른 내부 후보자는 한 명밖에 없었다. 톱 스트리트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부를 이끈다고 인정받고 있는 넬슨 밀런이었다. 넬슨은 기부금, 연금펀드를 관리하는 매니징 디렉터였다. 임원 중에서 재크의 후임으로 CEO 자리를 다투게 될 유일한 경쟁자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슈퍼스타로 이름을 날렸으며 자신과 팀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었다.

마타는 넬슨이 CTO 자리를 제안 받는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했다. 마타가 CTO 자리에 딱 맞을 것이라는 재크의 판단은 사실 옳았다. 뛰어난 사업 성과를 거두고 흠잡을 데 없는 이력을 자랑하는 유능한 관리자이자 고위경영진에 속한 여성으로서 마타는 금융서비스 업계에서 보기 드문 인재였다.

“마타는 CTO 자리에서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팀과 회사를 밀어붙여 빠르게 변화시킬 거예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당신이라면 잘 해낼 수 있으리라 믿어요.” 재크는 잠시 말을 멈추고 손에 든 포크를 내려놓았다. “마타가 이 일을 맡아주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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