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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혁신

다른 생각 ‘이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신뢰해야’ 글로벌 리더십 발휘된다

매거진
2015.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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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팀, 제대로 꾸리려면… , Global Teams That Work

▶ "글로벌화의주체는 기업 아닌 사람이다", "CompaniesDon’t Go Global, People Do"


 

 

 

다른 생각 이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신뢰해야?글로벌 리더십 발휘된다

 

 

‘멀티내셔널multi-national이라는 말이글로벌global이라는 말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1990년이 훨씬 지난 후인 것으로 기억된다. 그 두 단어의 정의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나 저자가 막연하게나마 내리는 정의는 이렇다. 멀티내셔널 기업은 한 나라에 본사를 둔 회사가 고객 가까운 곳에, 아니면 경쟁력이 있는 곳에 지사나 공장을 두고 본사의 정책이나 방침에 따라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말하고, 글로벌 기업은 생산과 판매뿐 아니라 사업의 모든 프로세스를 세계화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즉 멀티내셔널 기업에서는 본사가 두뇌이면 세계 각 곳에 있는 지사는 손과 발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글로벌 기업은 사업의 두뇌와 손발이 전략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곳에 위치해 경쟁력 우위를 가지고 사업을 수행하려고시도하는 것이다. 저자가시도라는 말을 쓴 이유는 글로벌 경영이 그만큼 어렵고 진실하게 성공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HBR 2015 10월 호의 세 아티클들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면 왜 멀티내셔널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어려운 변신을 시도할까? 그것은 미국이나 유럽에 본사(근거지)를 둔 회사들이 제3국의 놀라운 성장 혹은 성장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경쟁력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생산판매뿐 아니라 사업의 기획, 기술, 마케팅, 물류supply chain등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세계화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불가피하게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의사결정과 실행 프로세스의 세계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주로 의존하고, 기타 지역에는 편의에 따라opportunistic business수출을 하던 기업들이 많았지만 이젠 선진국의 연간 경제 성장률이 1~3%대로 떨어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Go Where the Growth Is(성장이 있는 곳으로 가라)”라는 모토 아래 선진국 위주의 경영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성공적인 세계화globalization를 위해 본사HQ라는 개념을 단지 하나의 주소address로써의 의미로 만들어 보려는 시도다. 지난 20년간 아시아의 눈부신 경제 성장을 보면 이는 지극히 당연한 전략 같다.

 

그러면 왜 세계화가 어려운가? 그것은 세 아티클이 공통적으로 다룬 바와 같이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의 경우 실질적인 본사가 존재하고 대다수의 중역들, 즉 의사결정자들이 본사에 위치해 있다.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 문화, 관습에 젖어 있다. 물론 이러한 틀을 탈피하려는 노력은 하나 그것은 굉장히 어렵다. 왜 어려운가? 다양성diversity이라는 말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사회에서 늘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갈등들을 보자. 좌와 우의 갈등, 노년층과 청년층의 갈등, 남과 여의 갈등 등은 동일민족, 언어, 관습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 가운데서도 관점에 따라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다. 하물며 서로의 관습도 이해하기 어렵고, 언어도 잘 통하지 않고, 특히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가졌던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기업인이라면 어떻겠는가. 진심으로 세계화를 위해 노력을 할 동기마저도 약하다.

 

다양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두 사례를 들어본다. 세계적인 과학 기업 듀폰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한 미국인이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제조담당 부사장으로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아주 성공적으로 보냈다. 그는 본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던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시아에서 지난 5년간을 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중 가장 큰 배움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아시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 자신이 가진 경험, 선입견, 관습, 문화 등으로 만들어진 기존의 관점을 바꾸는 것은 열심히 노력해도 어렵다는 얘기이다.

 

또 다른 예는 듀폰이 두유를 만들어 팔 때의 얘기다. 두유가 일반 우유보다 훨씬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얘기다. 좋은 필수 아미노산이 있고, 지방질이 거의 없으며, 특히 콜레스트롤이 없다고 알려진 두유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중요한 건강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우유에 길들여진 미국 어린이에게는 콩 비린내 나는 두유가 맛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듀폰은 비린내가 나지 않고 일반 우유와 맛이 비슷한 두유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다. 그 사업은 미국에서 크게 성공했다.

 

듀폰은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디로 갔을까? 생각할 필요도 없이 13억 인구가 있는 중국에 가서 새로운 두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응은 의외였다. 중국 어린이들은 원래부터 두유에 익숙했다. 그래서 우유 맛이 나는 듀폰의 신제품 두유를 거부했고 사업은 큰 실패로 끝이 났다. 이러한 상황을 미국인들에게 납득시키는 과정에서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졌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에서 미국인이 만든 글로벌 스탠더드에 익숙한 미국인으로서는 새로운 중국의 스탠더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도대체 이렇게 비린 두유를 왜 중국 어린이들이 좋아하느냐는 것이다. ‘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러한 단순한 사실을 납득시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데, 하물며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다양한 고객들의 취향을 납득시키는 어려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같은 곳에 위치하지도 않고, 다른 시간대에서 일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다양한 고객들을 상대로 일하고 있는 조직원들이 하나의 글로벌 전략에 맞춰 일하도록 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나름대로 적절한 조직 구조와 글로벌 경영 프로세스를 만들고, 같은 핵심가치를 나누며, 갖은 노력을 한다. 그래도 가장 기본이 되는 다양성의 이해understanding and accepting diversity라는 엄청난 과제를 극복하기에는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

 

HBR 이번 호에 나온 세 아티클들은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했고 단편적인 성공사례들도 많이 소개했다. 글로벌 사업 구조를 가진 회사가 그에 적절한 구조와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있는 위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다른 시간대에서 근무하고 있고 언어에 장벽이 있는 소수의 구성원들을 배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려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항상 포함돼야 하고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요구돼야 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사람들이 같은 조직의 구성원이라는 소속감,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는 평등의식, 그리고 각자 다른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바로 그렇기에 더욱 소중하다는 열린 마음의 자세가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문제의 기본적인 해결책은조직이 아닌사람으로 귀결된다는 앤디 몰린스키의 말에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한국의 한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대화를 나누다가귀사는 글로벌 기업입니까?” 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그는 쓴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과연 우리는 다양성을 포용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은 고사하고 그럴 의도는 있을까? 한국 기업 구성원이지만 지구의 반대편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기업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과연 사업 경쟁력의 절대적 우위를 이끌 외국인 인재들이 머물 자리가 있을까?

 

다른 관점에서 보는 이슈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러므로 리더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의 생각을신뢰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지, 리더가 모든 관점에서의 이슈들을이해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한 글로벌 프로세스는 작용하지 않는다. 중국 어린이들이우유 맛 나는 두유는 싫어요라고 할 때는 그 사실을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중국 어린이들이 좋아할 두유를 중국인 직원들로부터 찾게 하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의 자세라는 이야기다.

 

김동수

김동수 페트로나스 사외이사 겸 고문은 글로벌 기업 듀폰에서 글로벌 부직포 사업부 총책임자 겸 본사 부사장, 아시아태평양 사장을 지냈다. 현재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나스의 사외이사와 고문을 맡고 있으며 삼성SDI와 코칭경영원에서 각각 고문과 파트너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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