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NT
타고난 능력에 대한 편향을 주의하라
당신은 사람을 판단할 때 무의식적으로 선천적 재능이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선호하는가, 아니면 어렵게 노력해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선호하는가? 관리자라면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할 질문이고, 특히 고용이나 승진, 개발기회 등을 결정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중요한 문제다.
런던대 치아-정 차이Chia-Jung Tsay조교수는 어떤 성과가 대체로 선천적인 능력에 의해 이뤄졌을 때 노력만으로 이뤄진 성과에 비해 특별히 더 높이 평가받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그는 클래식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실험에서 사람들은 특정한 음악가가 선천적인 재능이 있다고 믿으면 그 연주에 대해 더 높이 평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심지어 응답자들(클래식 전문가들도 포함해) 스스로 노력이 음악적 성공에 더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다른 분야에서도 이 같은 선호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차이 교수는 좋은 성과가 대체로 노력의 결과로 간주되는 분야인 경영 성과를 연구했다.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경영자의 신상명세와 사업계획을 평가했다. 신상명세는 선천적 능력과 노력 중 한 가지 요소를 강조하도록 조작된 반면 다른 항목이나 사업계획의 내용은 동일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신상명세에 선천적 능력이 드러난 사람의 사업계획을 높이 평가했다. 선천적 능력자의 사업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믿었고, 따라서 투자 의사에 있어서도 더 호의적이었다. 이런 영향은 창업자 자신일수록 더 확연히 나타났는데, 이는 전문가라고 해도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컨조인트 분석Conjoint Analysis에서도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58%가 ‘선천적’ 능력을 지닌 경영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중 많은 이들이 사전조사에서는 경영의 성공은 동기부여와 노력에 달려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편견은 ‘노력형’ 경영자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격 조건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끈질기게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선천적 재능을 지닌 경영자가 기업을 이끈 기간이 4.5년 짧고, 경영 능력은 9.0% 부족하며, IQ는 28.3점 낮고 자본금 규모가 3만9143달러 적다고 해도 기꺼이 투자하겠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타고난 재능’에 대한 편향은 암묵적인 생각에 그치지 않고 비용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문제다.
재능과 노력(그리고 행운)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논란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으며 최근에 발간된 책에서도 다뤄졌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와 제프 콜빈Geoff Colvin의에서 저자들은 끊임없는 노력과 근면성은 타고난 재능만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탁월한 업적을 남긴 많은 사람들은 이 점에 동의할 것이다. 예를 들어,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내가 나의 재능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면, 사람들은 분명 나를 그렇게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차이 교수의 연구는 우리가 선천적 재능이라는 렌즈를 통해 사람이나 성과를 평가한다면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다양한 환경을 놓고 연구한 결과, 노력형 직원들의 성과가 더 우수하다고 밝혀졌기 때문에, 편향이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만약 성공에 이르는 과정이 무척 길고 험난하다면 역경에 맞닥뜨리게 됐을 때 근성을 더 발휘할 가능성이 있는 노력형 인재가 아마도 그 여행에 더 적합할 것이다.
참고자료 치아-정 차이(Chia-Jung Tsay), ‘Privileging Naturals Over Strivers: The Costs of the Naturalness Bia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