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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리더십

스캔들 효과

매거진
2016. 9월호

스캔들 효과

기업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면, 사건과 무관한 임원들도 구직시장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보리스 그로이스버그·에릭 린·조지 세라핌·로빈 에이브러햄스

 

Idea in Brief

 

문제점

이력서에 스캔들로 얼룩진 회사 경력이 포함된 임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유

스캔들로 인해 찍힌 낙인은 기업의 채용 결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임원을 고용하는 의사결정자들은 보수적인 경향을 갖기 때문이다.

해결책

만약 당신의 이력서에 스캔들로 물든 회사가 포함돼 있다면,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다루고, 당신의 인격을 입증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관계를 구축해, ‘재활 직장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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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9, 폴크스바겐이 자사 디젤엔진의 배기가스 수준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1100만 대의 폴크스바겐 차량에속임수프로그램을 설치했던 것이다. 이 사건이 발표된 직후 폴크스바겐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북미와 유럽, 아시아 국가 정부들은 조사를 시작했다. 폴크스바겐 CEO는 자진 사퇴했으며 다른 경영진들도 혐의 대상이 됐다. 폴크스바겐은 2015년에 기록적인 사업적자를 냈고 배기가스 조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 19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스캔들로 폴크스바겐이라는 브랜드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당신이 멕시코 폴크스바겐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나, 미국 폴크스바겐의 인사담당 임원, 혹은 폴란드 폴크스바겐의 물류전문가라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폴크스바겐에서 일했는데, 이때는 문제의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차량에 설치되기 전이었다. 또한 당신은 문제의 속임수 프로그램과 관련된 부서에서 일한 적도 전혀 없었다. 최근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보람을 찾지 못한 당신은 이직을 고려하게 됐다. 당신이 폴크스바겐에서 일한 것은 꽤 오래전이므로 아무 문제 될 게 없지 않을까?

 

틀렸다. 필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력서에 스캔들로 얼룩진 회사 경력이 포함된 임원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해당 사건과 전혀 상관 없는 임원들도 마찬가지다.(‘연구방법참조) 일반적으로 이런 임원들은 비슷한 조건의 동료집단보다 거의 4% 낮은 연봉을 책정받았다. 한 직장에서 처음 받는 연봉이 향후 연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더 벌어질 것이다.

 

임원급을 전문으로 헤드헌팅하는 다국적 서치펌 리더들과 가진 인터뷰 결과는 필자들이 분석한 정량조사 결과를 보강하며 그 결과를 입증했다. 유럽의 한 헤드헌터는 은행에서 근무했던 임원의 이직을 도우면서 겪었던 일을 설명했다. 최근 그 은행과 관련된 스캔들이 있었지만 해당 임원은 관련 문제가 시작되기도 전인 10년 전에 회사를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드헌터를 고용한 회사 사장은 한동안 그 임원과 만나기를 거부했다. “너무 위험 부담이 많습니다.” 사장이 마침내 말했다. “물론 그분은 10년 전에 은행을 떠났지만 우리가 찾고 있는 후보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많은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이런 편견에 쉽게 빠진다. 필자들이 연구대상으로 삼은 구직 임원들의 18%는 재무 스캔들에 연루된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다. 물론 제품 안전성 문제나 노동 분쟁, 혹은 고객 관련 사건 등 비()재무적 스캔들에 얽힌 회사들도 포함됐다면 그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다. 스캔들 효과는 지속되므로 당신이 오래전에 그만둔 회사도 당신의 현재 혹은 향후 이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신이 이런 위험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예상할 수는 있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경영 관련 매체들은 기업의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스캔들을 집중 조명한다. <포춘> 2015년 한 해 가장 파장이 컸던 기업 스캔들 5건을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FBI FIFA 관계자 기소 사건, 도시바의 회계 부정 사건, 제약업체인 밸리언트Valeant와 필리도르Philidor의 비밀 거래, 그리고 이미 다라프림 약값 폭리로 언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주식 사기로 체포된 튜링제약Turing Pharmaceuticals CEO인 마틴 시클렐리Martin Shkreli 사건. 미국의 경영잡지인 <잉크>도 비슷한 명단을 발표했다. 해당 기업에는 기밀정보를 사용한 골드만삭스, 부정부패로 기소된 뉴욕시의 9개 에너지회사,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를 드러낸 브이텍VTech 해킹 사건, 그리고기후 변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고의로 오도한엑손 모빌이 포함됐다.

 

필자들이 연구를 목적으로 조사한스캔들 회사란 미국 회계 감사원GAO·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이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의 회계 및 감사 조사보고서AAER·Accounting and Auditing Enforcement Releases 데이터베이스에서 수익을 허위 기재했다고 언급된 회사들로 정의한다. 과거 몇 년간 재무제표 기재를 정정한 회사 수는 800~850개 정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회사들의 규모가 증가했고, 이는 앞으로 더 많은 직원들이 스캔들 효과의 피해자가 될 것을 의미한다.

 

조직적 낙인

낙인Stigma의 현대적 개념은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이란 사회학자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1963년에 그는 낙인을개인이 가진 어떤 특성이 그가 속한 사회에서 크게 신임을 잃음으로써 그 사람 자체가 거부당하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공정하든 공정하지 않든, 낙인은 그가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려는 과정에서 그 사람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 당신의 부동산중개업자가 여가시간에 포커게임을 준()프로처럼 즐긴다고 해서 당신이 심히 불안하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대상이 당신 자녀를 담당하는 주일학교 교사라면 얘기는 전혀 달라질 것이다.

 

당신이 그 회사를 오래전에 그만뒀다 할지라도 스캔들 효과는 지속되기 때문에 당신의 현재 혹은 향후 이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당신이 이런 위험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대비해야 한다.”

 

낙인의 역학관계는 다양한 환경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무엇이 바뀔 수는 있어도어떻게는 일관적이다. 낙인이 찍힌 사람, 그리고 대개는 그 가족과 관련자들까지 소외되거나 외면당하고 비하되며 자신이 선택한 역할을 담당하는 데 있어 진지한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 만약 어떤 사람이 윤리적으로 중립적이거나 통제 불가능한, 혹은 개인의 선택과 무관한 요인(인종이나 성별, 혹은 신체적 장애처럼)으로 낙인이 찍혔다면 우리는 그에 대한 소외를 부당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 요인이 통제 가능했고 비윤리적이라고 간주된다면 낙인 찍힌 사람에 대한 차별은 사회적으로 용인된다.

 

필자들은 기업의 스캔들이 개인의 커리어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이해하고자 조직적 낙인organizational stigma이라는 개념을 살펴봤다. 이는 회사 활동들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거나 비윤리적인 측면이 있을 때 발생한다. 연구자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직적 낙인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한 산업 전체가 그 핵심 기능 때문에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성매매 산업이나 무기 제조, 담배 생산 산업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런 산업에 종사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필자들이 연구대상으로 삼은 임원들과 달리 조직 때문에 생기는 리스크를 인지한다. 논란의 여지가 적은 회사들은 단지 사업적 실수나 실패만으로 조직적 낙인을 경험하지 않는다. 해당 기업이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거나 업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규범이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경우에 조직적 낙인이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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