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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 리더십

자선가의 책임

매거진
2016.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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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thesis

자선가의 책임

 

팀 설리번

 

을 벌기란 어렵다. 하지만 기부도 그 못지않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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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ruck Full of Money: One Man’s Quest to Recover from Great Success

Tracy Kidder

Random House, 2016

 

 

여행 웹사이트 카약닷컴Kayak.com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는 백만장자인 폴 잉글리시Paul English의 이야기를 다룬 트레이시 키더Tracy KidderA Truck Full of Money를 보면 이런 점을 알 수 있다. 1981, 저서에서 기계혁명의 연대기를 쓴 저자는 다시금 컴퓨터의 세계에 주목했다. 당시 굉장한 인기를 누리던 여행 예매 사이트를 수십억 달러에 매각한 코딩의 신동, 폴 잉글리시가 그의 관심을 끌었다. 잉글리시는 약간의 조울증이 있었으나 의욕이 넘치고, 자신도 상상 못한 성공을 거둔 독특한 인물이다. 처음부터 백만장자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편리한 웹사이트, 재방문율이 높은 고객층, 서로 돕고 즐겁게 일하는 팀을 원했을 뿐이다. 돈을 버는 일은 부차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카약을 매각한 이후, 잉글리시는 실로 엄청난 부를 누렸다. 동료의 말에 의하면돈으로 가득 찬 트럭에 치인 셈이다.(키더는 뇌리에 박히는 이 표현을 책 제목으로 사용했다.) 하루 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이후의 행보는 어땠을까?

 

비단 잉글리시만의 일이 아니다. 카네기, 록펠러 등 과거 자선가들은 미국의 유명 대학과 공공기관에 거액을 기부했다. 오늘날 성공한 백만장자, 억만장자 역시 재산의 일부라도 기부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 한 예로, 빌 게이츠는 빌&멀린다 게이츠 자선재단을 설립했다. 그러나 기부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뉴저지 주 뉴어크 공립학교 시스템을 개혁하려 했으나 완전히 실패했다.[1] 주커버그와 아내 프리실라 챈Priscilla Chan은 금세기 말까지 모든 질병을치료, 예방 또는 관리하기 위해 30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한챈 주커버그 이니셔티브Chan Zuckerberg Initiative’를 통해 이전의 실패를 만회하려 했다.

 

잉글리시의 경우, 자신의 친구이자 멘토라고도 할 수 있는 토머스 J. 화이트의 사례를 따라 아이티, 멕시코,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보건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조직파트너스 인 헬스Partners in Health·PIH에 기부하는 것으로 자선활동을 시작했다. 화이트 역시 우연히 백만장자가 됐으며, 재산 대부분을 PIH에 기부한 바 있다. (PIH를 공동 설립한 폴 파머Paul Farmer는 키더의 다른 저서 Mountains Beyond Mountains의 주제다.) 잉글리시는 고향 보스턴에 있는 노숙인 커뮤니티를 방문하는 등 여러 활동을 시도했으나, 결국 자선사업에 흥미를 잃고 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돈이 아니라 활동 자체가 목적이었다. 자선활동에는 바닥에서부터 사업을 일으키는 매력이 없었기에, 처음의 의욕이 곧 사라진 것이다.

 

물론 잉글리시는 다른 방법을 택할 수도 있었다. 전 세계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탄탄한 자선기구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숨은 위험은 있다. 국제원조단체와 사회적기업이 만들어 낸 개발도상국의 평형상태를 다룬 2014년 다큐멘터리 <Poverty, Inc.>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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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erty, Inc.

Acton Institute, 2014

 

감독 마이클 매더슨 밀러Michael Matherson Miller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특히 아이티의 상황에 주목한다. 주로 현금 및 현물 기부의 형태로 나타나는 순수한 원조가 개발도상국을 현상 유지 상태에 머물도록 하는 원인에 대해 살펴 본다. 개인 자선가, 비영리조직, 정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기업이 보내는 선물에 대한 의존성도 점점 커졌다. 선진국에서 온 공짜 돈, 공짜 옷, 공짜 음식이 넘쳐나면서, 한때 성공했던 지역 농부나 기업가조차 경쟁하기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산업은 불황에 빠지지만, 그렇다고 불규칙하게 제공되는 원조에 늘 의존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 영화가 좋은 의도로 활동하는 사람이나 조직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제작자들은 이 점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원조에 감사하지 않는 현지인은 없었다. 그러나 원조의 수혜자들이 직접 말하는 <Poverty, Inc.>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원조를그만두라는 것이다. 공짜 물건을 나눠주는 것은 그만두고 지역사회에 긍정적, 장기적인 영향을 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공짜 신발을 받으면 잠깐은 기쁘겠지만, 그들이 정말 원하는 바는 신발 공장을 세우는 것이다.

 

 

현대의 자선가는, 특히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처럼 재단이나 기업을 세울 만한 재력이 없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마이클 M. 웨인스타인Michael M. Weinstein과 랠프 M. 브래드버드Ralph M. BradburdThe Robin Hood Rules for Smart Giving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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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bin Hood Rules for Smart Giving

Michael M. Weinstein and Ralph M. Bradburd

Columbia University Press, 2013

 

“미국 자선사업의 성과는, 법적으로 어떤 외부 세력에도 책임이 없다.”

마이클 M. 웨인스타인 & 랠프 M. 브래드버드,

 

웨인스타인을 비롯한 로빈후드재단 구성원이 개발한 방법을 설명하는 이 책은자원이 한정되었을 때 자선의 방식을 선택하기 위한 안내서. 억만장자라고 해도 자원은 항상 한정돼 있기 마련이다. 1988년 설립된 이 재단은 자신들의 방법론을끊임없는 현금화 사고Relentless Monetization라 부른다. 기부자가 동일한 기준으로 여러 선택을 평가할 수 있는 공식으로, 비용-편익 분석의 일종이다. 언뜻 보기에는 단순하다. 큰 사명을 선택하고, 이를 분명한 목표들로 바꾸고, 결과에 따라 시도할 구체적인 개입법을 정하고, 분석한 결과를 점수로 나타내는 과정의 반복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들은 세계에 진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로빈후드재단의 금융분석적 방법론을 쓰든, 톰 화이트처럼 한 군데에 거액을 내놓든, 기부는 수익 창출과 마찬가지로 엄밀한 기준이 필요한 과정이다. 수백만 달러를 막무가내로 뿌리고 세계가 더 나아지길 바랄 수는 없다. 그런 방법이 효과가 있다면, 이미 자선사업은 사명을 모두 이뤄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번역: 석혜미

 

[1]마크 주커버그는 2010년부터 뉴어크 교육개혁에 1억 달러 이상을 기부했으나, 실제 변화는 미미하고 예산 집행이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팀 설리번(Tim Sullivan)은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의 편집고문이며, 레이 피스먼(Ray Fisman)과 함께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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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 내가 읽는 책

 

 

Life, 키스 리처드(Keith Richards), 제임스 폭스(James Fox) (Little, Brown, 2010)

“음악과 음악가들은 내 의류 디자인의 영감이 되는 추진력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룹 중 하나인 롤링스톤의 에너지, 영향, 극적인 삶이 담긴 Life는 매력적인 책이다.

 

토미 힐피거 토미힐피거그룹의 수석 디자이너로, 피터 노블러(Peter Knobler)와를 공동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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